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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nigodsa

kingnigodsa

2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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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ama Season 1

Series ・ 1999

Avg 4.1

매스매티카 엑스 마키나, 퓨쳐라마 정리 (Futurama theorem) <퓨쳐라마>(Futurama)는 <심슨 가족>의 원작자 맷 그레이닝이 만든 블랙코미디, SF 애니메이션이다. 아무런 장점도 없는 피자 배달부인 주인공이 우연히 콜드슬립 머신에 갇혀 천 년 뒤 미래에서 깨어나 겪는 사건을 그리고 있다. 현재 디즈니 플러스에 시즌11까지 공개되어 있다. 처음에는 영어 공부를 목적으로 보려고 했는데,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되지만 애니메이션 자체가 재미있어서 꾸준히 찾아보고 있다. 도덕적으로 나사가 몇 개씩 빠져있는 등장인물들의 블랙 코미디가 일품인데, 흥미로운 이과식 철학적 소재를 자주 사용하기도 하고 가끔 예상치 못하게 뭉클한 드라마가 치고 들어오기도 해 확실히 보는 재미가 있다. <퓨쳐라마>의 시즌6 에피소드10 "The Prisoner of Benda"에는 두 사람의 영혼을 바꾸는 기계가 등장한다. 픽션의 흔한 소재인 바디 체인지가 해당 에피의 주요 소재인데, 특별하게도 이미 영혼을 교환한 페어끼리는 다시 영혼을 교환할 수 없다는 제약이 있다. 그 제약에도 불구하고 등장인물들은 대책 없이 온갖 조합으로 영혼을 바꿔대기 시작하고, 나중에는 외부인이나 청소 기계와까지 영혼을 바꾼다. 이 영혼 교환의 난장판을 수습하는 게 불가능해보일 때쯤, 갑자기 수학을 잘 하는 조연 캐릭터 둘이 나타나 아래의 명제를 증명하고 모든 영혼을 원상복귀 시킨다. "최대 2명의 새로운 참가자가 있다면 영혼이 아무리 복잡하게 교환되었을지라도 모든 영혼을 원래 몸으로 되돌릴 수 있다." 이 명제는 해당 에피소드의 작가 켄 킬러(Ken Keeler)가 플롯을 짜기 위해 직접 처음으로 증명한 것으로, 이후 퓨쳐라마 정리 또는 킬러 정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켄 킬러는 응용수학 박사 학위 소지자다. 픽션에서 갈등이 고조되다가 마지막에 갑자기 신이 나타나 모든 갈등을 해결해버리는 전개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 기계 장치 위의 신)이라 부르고 흔히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트리는 오점으로 비판받는다. The Prisoner of Benda 에피소드도 복선 없이 갑자기 등장한 존재가 그동안 쌓여온 갈등을 전부 해결해버린다. 차이점은 그 존재는 신이 아니라 바로 수학이라는 것이다. 굳이 이름 붙여보자면 매스매티카 엑스 마키나(기계 장치 위의 수학)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런 전개는 오점일까? 아니, 나는 정말 기발하고 훌륭한 전개라고 생각한다. 신은 갑자기 튀어나온 근본 없는 신규 캐릭터이지만 수학적 사실은 깨닫지 못했을 뿐 언제나 존재해온 진리이니까.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나쁘지만, 매스매티카 엑스 마키나는 훌륭하다. 수학은 신보다 절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