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제*

평범한 8반
Avg 2.4
그 오랜 세월동안 꽂봉오리 한 번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채 허무하게 사그라든 작가의 잠재성과 소재의 매력. 평범한 8반은 어느 방면에서건 다채로움을 추구한 작품이나 개인적으론 그 어떤 입체성, 성찰을 보여주지 못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작가 본인의 개인적인 사색을 표현해나간 일부 에피소드들은 순간적인 반짝임이 보였으나 그조차 1장에서 2장으로 넘어갈 때와 그나마 정체성이 자리 잡혀 이어져가던 5장까지의 내용이 6장에 접어들며 이전의 분위기완 영 딴판이 된 톤앤매너로 인해 길을 잃고 방황한다는 인상을 준다. 이전 장들관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면서도 바뀐 흐름을 쉽게 납득할 수 있을 만한 매끄러운 연출 또한 없었기에 독자들이 원하는 작품도 될 수 없었고 작품 자체로서도 그닥 몰입할 수 없는 결과물이 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앞장들이 잘 만들었냐고 한다면 그것도 아니다. 인물들의 빌드업은 평면적인데 감정에만 도취되어 사건을 긴 호흡으로 이끌어나가니 오글거린다는 인상이 강하고 주제의식은 서로 중구난방처럼 흩어져 뜬구름처럼 구심점을 잡지 못하니 지리멸렬하게 느껴진다. 사실 이 작품은 1장부터 올드한 개그 감각과 민망한 패러디로 인해 그닥 좋은 인상을 받진 못했으나 어찌됐건 소재가 워낙 흥미로웠기에 계속 봐왔던 것인데 정작 소재를 이상한 방향으로 낭비하고 있는 단계를 넘어서 차용한 소재가 아니였어도 할 수 있었을 내용들만 전개되고 결말에선 아예 앞선 서사들을 깡그리 무시해리며 본인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부정해버리는 이상한 모양새가 되버렸다. 어찌됐건 평범한 8반은 재미의 여부를 떠나 작품 내적으로 참 다사다난한 부분이 많은 작품임엔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