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는
이유만으로는 헤디가 벌인 짓들이 도무지
납득이 안 된다. 어디서든 이런 사람과
부딪치면 어쩌나 걱정될 만큼 위험한
인물이다. 하지만 너무도 다정하고
나긋나긋하게 다가오니 처음엔 누군들
속아넘어가지 않을 수 없으리라.
살아가면서 부디 만날 일 없기를 바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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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도 큰 병인가?
함께하는 것도 결코 마다하지 않지만
사실은 혼자만의 시간을 더 좋아하는
나로서는 앨리와 헤디의 심정이 잘 이해가
안 된다.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누군가와
꼭 그렇게 함께해야만 하는 걸까?
절대적 외로움은 느껴본 적이 없는 사람의
한가한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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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게 흘러가던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더없이 살벌해진다. 그야말로 사생결단이다.
브리짓 폰다와 특히 제니퍼 제이슨 리의
호연 덕분에 몸을 옴쭉달싹 못하기도 하고
반대로 그녀와 함께 움직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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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누군가가 되려 해?
너 자신으로 충분한걸.
왜 꼭 사랑받으려고만 해?
너 자신이 사랑을 주면 되지.
“이젠 사람을 죽이기도 싫어”라니,
얼마나 더 고약하고 악랄한 악마가 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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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라기보다는 외로움과 두려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광적인 집착이
더 헤디를 미저리처럼 만든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