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일의 썸머가 생각나는 드라마.
이 드라마가 2017년 마지막으로 본 드라마가 되었고,
웰메이드에 공감백배로 취저 드라마로 기억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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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고 아팠어 모두 네 덕분이야.
여전히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서른즈음의 나에게도.
‘난 지금의 내가 너무 거지같아서
누군가한테 사랑받았던 일들이 전부 꿈같애.’
이렇게 별거 아닌 나를 잠시나마 빛나게 해주신
날 사랑해줬던 사람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워요
내가 죽는다면, 잠시라도 너에게 떠오르는 사람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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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당신이 구겨서 버린 편지 속에
두 갈래로 찢겨진 사진 속에
평생 열지 않을 상자 속에
서랍의 끝의 머리와 삭제된 메일함 속에
고함 한 번 지르고 온 바다 속에
그리고 언젠가
당신과 함께했던 시간 속에
그러니 그곳에서 내가 가끔 울고 있다 하더라도
나를 불쌍하다 생각하지 말아요.
난 빛나고 아팠어.
모두 네 덕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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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요, 외로워요.
외로워서 누가 내이름 한번만 불러줘도 울컥해져요.
밥먹었냐는 그 흔한 안부 인사에도 따뜻해져요.
스치기만 해도 움찔하고, 마주보기만 해도 뜨끔하고,
그러다 떠나버리면 말도 못하게 시려요.
저는요, 어릴때 잠깐 만났던 남자한테선
마음 감추고 내숭만 떨면 아무도 내 진심 몰라준다는 걸 배웠구요. 스무살 쯤 지겹게 싸워댔던 남자친구한테선 헤어지자는 말 함부로 하면 안된다는걸 배웠어요. 그리고, 가장 오래 만났던 남자한테선 내 욕심때문에 상대 진심 짓밟으면 벌 받는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 외에도 비오는 날은 어떤 음악을 들으면 좋은지, 와인은 어떤게 비싸고 맛있는건지 맥주를 맛있게
마시는 방법은 뭐고, 티셔츠의 핏은 어떻게 입는게 이쁜건지조차 다 모두 다 내 지난 연애를 통해
배웠어요.
그리고 그 쪽을 포함한 날 간만 보고 도망친 수많은 남자들한테선요, 내가 상처받지 않게 치는 울타리가
다른 사람한테는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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