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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이란 걸 감안하고 봐도 영화는 상당히 어설프다. . 하지만 내 자신이 이런 픽션 같은 행동을 한 적이 있어서 감정 이입이 엄청 됐다. 비록 주인공의 픽션처럼 그 사람 앞에서 자해를 한다거나 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나는 내 바닥을 보았다. 그런데 미처 그 감정을 정리하고 추스르기 전에 날 좋아한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당연히' 만났고 마치 감정의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사람처럼 무례하게 행동을 하곤 했다. 나의 무례함은 '만만한 너'에 대한 '갑질'이었고 '당연함'이었다. (픽션 같았던 내 행동을 봤던 그 사람도, 그 입장에서는 얼마나 싫었을까. 사랑을 표현할 권리라 생각했는데 그건 그저 무례함, 그 뿐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무례한 행동을 안 했다고 해도 그 사람에겐 거부할 권리가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날 변화시킨 사람은, 나에게서 뭘 봤길래 이러는 거야? 라고 물어도 명쾌한 답이 없다. 애초에 명쾌한 답을 기대한 게 잘못이었나. 어쨌든 내가 이런 사람을 '만만한 사람'으로 생각했다니, 나도 참. . 연애 포함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느 한 쪽이 결코 '만만한 대상'이 아님을 그래서 당연한 것은 없다는 것과 그렇기에 갑과 을따위는 절대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을, 애초에 내 짐을 너에게 들게 할 수도, 너의 짐 또한 내가 들 수 없기에 의존이 아닌 공감임을. . 이렇게나 짧은 영화 한 편에서 과거의 내 모습을 떠올리고 개인사에 대한 감상이 주저리 주저리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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