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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지는 강가의 벤치에서 만나고 싸우며 헤어지던 장면만 기억에 오롯하다. 해지는 풍경을 좋아해 마흔세번 일몰을 연속해서 봤다던 어린 왕자도 이 연인을 보았겠지. 어린왕자가 해가 지는 쪽으로 조금씩 의자를 옮긴다. 그녀는 어째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끌림만 있고 당김은 없는. 나는 멜로 영화 주인공이 가진 이런 권세가 참 싫더라. 하물며 어린 왕자가 첫번째 별의 임금에게 권능으로 해를 같은 자리에서 지게 할 수 있냐고 물었을 때, 왕은 그것이 섭리에 맞지 않는다며 딱 잘라 거절했었지. 나도 감독에게 그러한 답변을 원했는지 모르겠다. 이치에 조금이라도 합당한. 선택에 대가를 품을 줄 아는 그런 엔딩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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