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환

당신 인생의 이야기
Avg 4.2
“보통의 인간은 느낄 수 없는, 인간이 가진 한계를 뛰어넘어 저 너머로의 시선으로 써 내려가는 가장 하늘과 가까이에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라 그런지. 인간의 사고를 뛰어넘은, 이론적이며 추상적인 경험을 어떻게든 이해시키기 위해 단어라는 구체적인 형식을 빌려 쓴, 모든 것들을 다 안다는 듯한 그 자신감 넘치는 문체가 좋았다.” . 페이지를 넘길수록 알겠다는 표시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어나갈 때, 그 앎에서 비롯되는 점들이 나를 흥분시킨다. 과학적 개념들로부터 불러일으키는 흥미가 결국 말하고자 했던 이야기의 핵심과 맞닿을 때 그 발상과 통찰에 감탄이 나온다. . 도대체 이 이야기들을 어떻게 끝을 맺으려고 하는 걸까? 흥미로운 가정과 발상에서 나온 이야기는 단순히 신선한 소재에서 멈추지 않고 끝까지 간다. 되려 그치지 않고선 다른 것들과 접목하여 넓게 뻗어나가는 이야기는 결국 나의 사고마저 확장시킨다. 따라서 모든 챕터들의 페이지를 넘길수록 빠져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 마치 이 책의 공식 아닌 공식처럼, 과학적인 개념들로부터 시작되어 삶의 통찰로 뻗어나가는 것을 알았을 때, 이야기의 주제로나, 그 형식으로나 이렇게나 뛰어날 수 있겠나 싶었던 첫 챕터가 ‘영으로 나누면’이었다. 이런 경험은 “일흔두 글자”,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 특히 “네 인생의 이야기”에서도 느낄 수 있어 기뻤다. . 기어이 선을 넘고야 마는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우리가 흔히 알던 지식의 선을 넘어버리는 것. 혹은 편견에 가까웠던 사고를 뒤틀어버리는 것. “바빌론의 탑”에서부터 느꼈던 넘어버린 선의 존재감은 “이해”를 걸쳐 “지옥은 신의 부재”에서 가장 크게 느껴졌다. . “네 인생의 이야기” 속 미래를 기억하는 문체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과거의 미래, 미래의 과거를 향해 서서히 만나는 지점들로 인해 한 문장을 읽어나갈 때마다 기뻤다. 그러나 이 지적인 것들로 가득한 책 곳곳에 베어있는 내가 좋아하는 특유의 문체는 따로 있다. . 인간의 경험과 이해 사고를 뛰어넘은 것들로, 아직 인간의 언어로는 완전하게 표현하기도 어려울 것들을 우리를 이해시키기 위하여 어떻게든 친히 문장으로 써 내려가는 노력들.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것을 글과 단어라는 구체적인 형식으로서 마치 모든 것들을 다 안다는 듯한 뻔뻔하고 자신감 넘치는 문체가 좋다. 그 문체들로 인해 이 이야기들을 받아들 일 수 있던 것 같다. . 지적인 내용들로 가득하지만, 결국 인간으로서 우리 모두의 삶을 향해 되돌아볼만한 감상적인 것들로 마무리한다. 지적인 쾌감 못지 않게, 조금씩 묻어있는 감성적인 문구들이 나를 사로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