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좋은 이미지, 나쁜 편견, 이상한 선입견의 나라 러시아
·러시아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
·우리와 손잡을 날을 대비하여 미리 알아야 할 러시아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전 세계는 혼란에 빠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실제로 침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러시아는 보란 듯이 침공을 감행했다.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서구의 전문가들은 전쟁 피해가 누적되면 푸틴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지지가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푸틴은 여전히 흔들림이 없다.
2022년은 러시아에 대한 모든 예상이 빗나간 한 해였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료하다. 우리만이 아닌 전 세계가 러시아라는 나라를 잘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서구 사회 기준의 상식이나 도덕률, 정치관 등은 러시아 안에서는 모두 무력화된다. 우리의 상식은 러시아 안에서는 상식이 아니라는 의미다. 러시아에서 불곰이 돌아다니고 온갖 기상천외한 사람들의 모습이 인터넷에 밈처럼 떠도는 이유도 사실 이런 이유와 맞닿아 있다. 러시아는 다른 나라다. 그런데 이런 밈을 우스개로만 받아들이게 되면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상황을 맞게 될 수도 있다. 러시아와 러시아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이해하지 못하면 말이다. 우리는 그들이 일방통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과연 그것이 사실일까. 그들은 우리가 일방통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살아온 환경과 문화, 역사가 다르면 사고방식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세계관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구식 사고방식과 세계관에 익숙하다. 서유럽과 미국의 이익에 따라 국제 정세를 파악한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리와는 전혀 다른 역사를 가지고 있다. 러시아 제국은 유럽의 견제를 받아 왔고 소련 시절에는 제1세계를 대상으로 싸워왔다. 정당성 문제를 넘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과 관점은 우리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굳이 러시아를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러시아는 남북 다자 회담의 한 축이다. 2021년 기준 러시아의 교역량 8위는 한국이다. 한국 교역량 10위 국가는 러시아다. 우리가 모르던 새에 두 나라는 지리적인 거리만큼이나 훅 가까워졌다. 참고로 서울에서 연해주의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비행기로 두 시간 남짓이다. 러시아와 한국은 생각보다도 더 가까이에 있는 나라다.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고 두 나라 간의 경제 협력도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서구의 입맛에 맞는 시각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건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게 별로 없다. 우리는 러시아와 함께하는 미래를 구상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벨랴코프 일리야의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는 시의적절한 책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가 러시아를 비난하고 있지만, 유럽은 여전히 러시아로부터 막대한 에너지를 수입한다. 말로는 러시아를 비난하지만 실제로는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할 뿐이다. 러시아가 비난을 받고 있다고 해서 그들과의 미래까지 포기하는 건 우리에게 좋은 상황이 아니다. 러시아 출신 벨랴코프 일리야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러시아와 한국 사이의 미래를 위해 책을 냈다.
일리야가 이야기하는 러시아는 감정에 휩쓸려 무모한 짓을 하는 나라가 아니다. 나름의 논리가 있고, 사람 사는 동네의 타협이 작동하는 곳이다. 입장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달라 보이는 것이다. 그들의 생각과 사고방식을 이해하면 러시아는 생각보다도 우리에게 훨씬 더 가까운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서구 중심의 세계관에 길들여져 있었는지도 깨닫게 된다. 러시아는 우리와 함께할 미래가 있는 나라다. 전쟁이 끝나면 그 미래가 다시 찾아올 날도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