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은 양보하지 않으면서 남의 것에 욕심을 내어 결국 어느 쪽도 이익을 보지 못하는 결과를 빚어내는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을 꼬집는 동화이다. <끝없는 이야기>, <모모>의 작가 미하엘 엔데는 이 동화에서 특유의 재치있는 유머와 함께 어리석은 사람들의 모습을 가차없이 드러내 보인다.
옛날 높은 산을 가운데 두고 왼쪽 나라와 오른쪽 나라가 있었다. 어느 날 두 나라의 왕비가 왕자와 공주를 각각 낳았다. 그러나 양쪽 나라 모두 두 아기의 세례식에 13촌 고모에게 초대장을 보내는 것을 잊어버리고, 화가 난 고모는 양 나라에 냄비와 국자를 선물한다. 이 국자와 냄비는 같이 짝을 맞추면 맛있는 수프를 끝도 없이 만들어내는 진기한 물건이지만, 다른 하나 없이는 아무 구실도 할 수 없는 마법의 물건이었다.
어느 날 함께 놀던 왕자와 공주를 통해 양쪽 나라의 임금님들은 서로가 냄비와 국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임금님들은 자신이 가진 냄비나 국자는 양보할 생각을 하지 않고, 남의 것을 어떻게 뺏을까만 궁리한다. 당연하게도 그 욕심은 자신이 가진 것마저 잃고 마는 결과로 나타난다.
이치에 맞지 않는 어리석은 욕심으로 스스로 화를 자초하는 어른들의 모습과 그를 간단하게 해결하는 아이들을 그린 이야기는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역시 이야기는 이야기꾼의 솜씨에 의해 달라지는 법. 엔데라는 이야기꾼이 엉뚱한 상상들을 섞어가며 재미있게 이 동화를 풀어나가는 방법을 본다면 확실히 그렇다. 욕심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정말로 탐욕스러워 보이도록 표현한 뛰어난 삽화가 많이 실려 있는 것도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