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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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知의 거장 다치바나 다카시를 형성한 평생의 책읽기『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의 최종완결판 출간! 2001년『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로 한국에서도 출간되자마자 증쇄를 거듭하며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다치바나 다카시. 그 후 몇 년의 세월이 흘렀다. 오로지 책을 보관하기 위해 세운 저 유명한 “고양이 빌딩”을 찾는 책의 순례자들이 생겨나기도 했고, 많은 언론 매체에서 그의 독서론, 독서술을 소개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 무수하게 회자되기도 했다. 2008년 1월, 이제 그 고양이 빌딩조차도 책이 넘쳐흘러 인근에 몇 개의 맨션 룸을 추가로 빌리는 등, 여전히 책에 파묻혀 살며 열정적으로 글을 쓰고 있는 다치바나 다카시를 새롭게 만난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신작『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 되는 100권』(청어람미디어)은 이 다치바나 독서론의 완결판이자, 오늘날의 다치바나를 만든 젊은 날 이후 평생 책읽기의 최종판이다. 이 책의 갈피마다 우리는 ‘지의 거장 다치바나 다카시를 형성한 평생의 책읽기’를 그의 생생한 육성으로 들을 수 있다. 문예춘추 입사 후, ‘정치, 경제, 사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아는 게 없었다.’고 낙담했던 청년 다카시가 어떻게 책읽기와 글쓰기의 세상에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했는지 그 이야기들이 한 편의 지적 성장기처럼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먼저 알아둬야 할 것은 이 책의 제목의 의미다. 제목의 표면적 의미대로 양서 500권, 악서 100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진지하고 묵직한 주제의 책과 가볍고 말랑말랑한 책이 5대 1 정도의 비율로 다뤄져서 붙인 제목이다. 신작『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 되는 100권』에서 그는 간단히 말한다. “피와 살이 된 책과 그렇지 못한 책 사이에 경계선을 긋는 일이 간단할 리 없고, 많은 책들이 양면성을 가집니다. 처음 읽었을 때 공감하는 바가 커서 곧장 나의 피와 살이 된 책도 있지만, 내적 갈등을 거침으로써 보다 확실히 피와 살이 되는 책도 있지요.”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은 나를 만드는 지적 체력단련기 남들은 모르는‘수수께끼의 공백시대’, 이때야말로 지적인 기초체력을 증진시켜라! 이 책에서 그는 무엇보다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까지, 그 10년간의 책읽기가 오늘날의 자신을 형성했다고 고백한다. 이 책의 1부「피가 되고 살이 된 500권, 피도 살도 되지 못한 100권」부분은 바로 이 기간, 무명의 다치바나 다카시가 일본을 대표하는 지식인이 되기까지, ‘나를 만든 10년간의 수수께끼의 공백지대’에 대한 과정이며, 그 방법론은 바로 독서였다. 대학 졸업 후,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문예춘추사)에 입사했지만, 자신의 독서 편향에 좌절하고, 뭐 하나 제대로 아는 것도 없고, 그래서 읽어야 할 책들이 산더미처럼 쌓이자 “마음껏 책을 읽고 싶었다.”는 황당한 이유로 - 그 자신에게는 처절한- 문춘을 사직하고 다시 재입학해 대학으로 돌아간 다치바나 다키시가 본격적으로 그만의 ‘지의 우주’를 구축해가는 과정이 이 책 전체에 걸쳐 흥미롭게 그려진다. “문춘에 입사하자 한 선배로부터 “자네는 어떤 책을 읽나?”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이것저것 답변을 하고 보니 그게 온통 소설뿐이지 뭡니까. 그러자 그 선배가 “그런 것만 읽어선 안 되지. 논픽션도 읽게.”라고 했어요(웃음). 그런 얘길 들었지만 뭘 읽으면 좋을지 몰랐습니다. 마침 ??세계 논픽션 전집??(전50권)이 완간되어 그 전집을 첫 권부터 읽기 시작했죠. ?세계 최악의 여행?, ?방랑하는 호수?, ?콘티키호 탐험기? 등 하나같이 논픽션 역사에 길이 남을 걸작 중의 걸작입니다. 도저히 중도에 그만둘 수 없어서 단숨에 다 읽고 나자, 논픽션이란 게 이렇게 재미있단 말인가 싶었습니다. 그때까지 소설 읽기에만 빠져 있던 나의 독서생활은 대체 무엇이었는지 심각한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엄청난 양의 문학서를 읽음으로써 남 못지않은 문화인입네 하고 있었지만, 실상 나 같은 문학 편식자는 이 세상에 무수히 존재하는 가치 있는 책의 태반을 전혀 알지 못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었지요.“ 누구나 유명해지기 전, ‘수수께끼의 공백지대’가 있다, 그 과정은 말 그대로 자신만의 세계, 실력을 쌓기 위해 거쳐야만 하는 고단하고 힘든 ‘지적 체력단련기’의 시기라 할 수 있다. 그의 생각에 따르면 “인간은 영원히 지적인 갈증을 해결할 수 없는 숙명에 처한 존재”이며, 그 지적 욕구가 바로 인류진화의 원동력이라는 것. 그렇다면 우리는 어쩌면 다치바나의 말대로 죽을 때까지 ‘지적 청춘표류기’를 살아가는 영원한 학생일지도 모른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수수께끼의 공백시대’가 있다. 즉, 세상에 알려지기 전,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인생 내력이 있기 마련이라는 얘기였다. (중략) 이 책의 1부는 말하자면 나의‘수수께끼의 공백시대’에 대해 쓴 것이다. 나의 ‘수수께끼의 공백시대’는 ?다나카 가쿠에이 연구?를 쓰고 세상에 알려지기 전까지, 그러니까 1966년부터 1974년에 걸친 9년간이다. 그 시절 지적인 입출력비를 최대한으로 높이 유지하여 지적 자산이 충분히 축적되어 있었다. 바로 그 시절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독서가 이루어졌던 시기였다. 산더미처럼 쌓인 책을 걸신들린 듯 읽어대고 친구와 토론하고 영화와 미술작품 감상에 탐닉했다. 그리고 자유로운 시간이 생기면 상당 부분을 여행하는 데 썼다.” 젊은 기자 시절, 질책 받은 경험 그리고 그를 사로잡은 저자들과 지식의 세계 이렇듯 다양한 책과 책 사이를 편력하면서 머리를 괴롭히고 마음을 헤매게 하는 지적 방황의 여행은 평생 그의 지식의 퇴적층이 되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이 지적인 ‘청춘표류’기, 이 시기야말로 진정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독서가 이루어지는 시기였던 것이다. 또한 지금은 ‘일본 최고의 지성’이라 자타가 공인하는 다치바나 다카시지만, 그 역시 젊은 시절, 취재 준비부족으로 지질학의 대가에게 “공부 좀 해서 오라.”고 호통질 당하는 등 혼쭐난 경험을 털어놓기도 한다. 그때부터는 열심히 취재준비를 해갔다고 웃는다. 그런 경험에서부터, ‘정치건 경제건 어떤 주제건 아무것도 아는 게 없던 시절’ 뭣부터 읽어야 할지 몰랐다는 고백 등, 대부분의 사람들과 비슷한 고민에 빠져 있던 젊은 날의 다치바나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부단히 노력해온 그의 집념과 열정에 엄청난 지적 자극을 받게 된다. 68세대에 속하는 다카시가 대학 시절 영향을 크게 받은 시몬 베이유, ‘머리가 요동치는 경험’이었다고 말하는 철학자 비코와의 만남, <백장미 통신> 등 독일 대학생들의 반나치 운동으로부터 받은 충격,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회의, 논픽션이라는 엄청난 세계의 발견, 기자시절 익힌 지독한 글쓰기와 취재 훈련, 그동안 사들인-『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에서 밝히듯, 그의 철칙은 책 사는 데는 절대 돈을 아끼지 말라는 것이다- 책 무게에 결국 주저앉기 직전에 이사간 집, 수많은 미혹과 방황 속에서 인생의 목적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던 시절의 이야기, 화이트헤드와 러셀 등의 철학자들에게서 그가 받은 감동 등등 그를 전율케한 책과 저자들의 이야기 속에 사회의 변화, 한 인간의 지적 성장기가 겹쳐진다. “인간이 살아가는 한 그리고 인간이 지적인 욕망을 상실하지 않는 한, 인간은 ‘더 책을 읽고 싶다.’ ‘새로운 책과 더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는 존재입니다. 더 읽고 싶은 책이 계속해서 나타난다면 바로 그 사실 자체가 지적인 인간에게 있어서는 살아 있음의 증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일 그 욕망이 사라진다면 그 사람은 이미 지적으로 죽었다고 해도 좋습니다.” “베르자예프를 알게 됨으로써 뭔가를 사고할 때의 스케일이 완전히 변화되었습니다. 공간적으로는 일본 사회의 일상공간을 벗어나, 세계 전체,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