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이미지

에르베 기베르
2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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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과 해학, 발칙함과 더러움, 대상을 향한 집요함과 위태로움이 공존하는 에르베 기베르의 사진 에세이로 알마 출판사가 '문학을 매개로, 미지의 세계를 향해 떠나는 특별한 모험'이라는 취지 아래 기획한 인코그니타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인코그니타의 첫 번째 책인 오카다 도시키 소설집 <우리에게 허락된 특별한 시간의 끝>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인 에르베 기베르의 <유령 이미지>는 예측할 수 없는 독특한 시각의 글들로 이루어져 있고 사진 이미지가 품고 있는 정서적인 느낌의 묘사는 물론, 지금까지 이미지의 세계가 시도하지 않았던 실험을 감행하고 있다. 에르베 기베르는 사진을 글 위에 먼저 노출시키고 관조하지 않는다. 세자르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젊은 시나리오 작가이자 <내 삶을 구하지 못한 친구에게>, <연민의 기록>, <붉은 모자를 쓴 남자> 등을 쓴 소설가, 그리고 7년간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에서 활약한 최초의 사진 칼럼니스트인 에르베 기베르. 우리에게는 낯선, 그래서 더 궁금한 그가 가장 애정하고 응시하는 대상은 바로 찍히지 않는 사진, 즉 '유령 이미지'다. 그는 이미지를 현상하고 인화하여 재해석한 글을 통해 인간이 가진 본성 가운데 드러나지 않은 면면을 지면 위에 폭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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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생각을 읽는 안경 유령 이미지 첫사랑 완벽한 이미지 에로틱한 이미지 추억 사진(동베를린) 가족사진의 표본 사진에 대한 환상 I 사진 상자 목록 베르나르 포콩에게 시퀀스 제안 활동사진 홀로그래피 증명사진 I 증명사진 II 즉석 사진(피렌체) 자화상 앨범 X선 사진 동일시 방 여행 사진의 본보기 사진 같은 글쓰기 밀착 인화 모욕 카메라 작은 도구 마스코트 위협 사진에 대한 환상 II 동성애 회절 고리들 미리 숙고하기 사진 촬영 시간 조언 아름다운 이미지 연속, 시리즈, 시퀀스 포르노 사진 포르노 2 붉은 스카치테이프 컬렉션 중심와中心窩 버스 춤 폴라로이드 선호하는 사진들 기사 침묵, 어리석음 사진에 대한 환상 III 배신 증거 수정 작업을 하는 여자 위조품 슬라이드 보지라르 로路의 약사 사진, 죽음에서 가장 가까이에서 사진에 대한 환상 IV 야만적인 훈련 부조리를 통한 증거 단순한 마음들의 회상록 냉혹하고 생기 없는 빛남 사랑의 이미지로 귀환 암 환자 같은 이미지 비밀들 해설: 김현호

Description

사진가,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 그리고 르몽드 최초의 사진 칼럼니스트 이미지를 글로 현상하고 인화한 에르베 기베르의 문제작 《유령 이미지》는 충격과 해학, 발칙함과 더러움, 대상을 향한 집요함과 위태로움이 공존하는 에르베 기베르의 사진 에세이로 알마 출판사가 ‘문학을 매개로, 미지의 세계를 향해 떠나는 특별한 모험’이라는 취지 아래 기획한 인코그니타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인코그니타의 첫 번째 책인 오카다 도시키 소설집 《우리에게 허락된 특별한 시간의 끝》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인 에르베 기베르의 《유령 이미지》는 예측할 수 없는 독특한 시각의 글들로 이루어져 있고 사진 이미지가 품고 있는 정서적인 느낌의 묘사는 물론, 지금까지 이미지의 세계가 시도하지 않았던 실험을 감행하고 있다. 에르베 기베르는 사진을 글 위에 먼저 노출시키고 관조하지 않는다. 세자르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젊은 시나리오 작가이자 《내 삶을 구하지 못한 친구에게A l’ami qui ne m’a pas sauve la vie》(5월 출간 예정), 《연민의 기록Le protocole compassionnel》, 《붉은 모자를 쓴 남자L’homme au chapeau rouge》 등을 쓴 소설가, 그리고 7년간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에서 활약한 최초의 사진 칼럼니스트인 에르베 기베르. 우리에게는 낯선, 그래서 더 궁금한 그가 가장 애정하고 응시하는 대상은 바로 찍히지 않는 사진, 즉 ‘유령 이미지’다. 그는 이미지를 현상하고 인화하여 재해석한 글을 통해 인간이 가진 본성 가운데 드러나지 않은 면면을 지면 위에 폭로한다. 나는 나 자신의 가장 은밀한 이미지 에르베 기베르의 작품에는 타자를 바라보는 시선보다 자아인 ‘나’를 응시하는 독특한 관점이 더욱 돋보인다. 특히 소설, 사진에 관한 시론, 사진집 등 따로 경계 두지 않고 다양한 형태를 띠는 그의 작품에서 자전적 요소들은 핵심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비중이 크다. 《유령 이미지》의 문을 여는 작품인 <생각을 읽는 안경>은 에르베 기베르가 눈앞에 보이는 대상을 어떤 방식으로 의식하는지 잘 보여준다. 에르베 기베르는 ‘프리코탱 앨범 중 한 권에 믿기 어려울 정도의 엄청난 발명품’인 ‘생각을 읽는 안경’을 접하고 그것은 “나를 공상에 잠겨 꿈꾸게 하지만, 동시에 그 안경을 나에게 들이댈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겁을 먹게” 하기도 했다고 고백한다. 즉 생각을 읽는 안경이 옷을 관통하는 안경과, 옷을 벗기는 안경의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을 포착해 ‘사진’이 이런 두 가지 능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는 놀라운 결론을 얻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는 “자화상을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말하며 사진 찍힌 그의 얼굴과 이면에 드러난 또다른 얼굴을 동시에 바라보기에 이른다. 아름다움은 상실과 연결되어 있다 그의 작품은 예측을 빗나간다. 독자는 그가 바라보는 대상의 언저리에 늘 서성이기만 할 것이다. 에르베 기베르의 작품은 고정된 틀을 과감히 벗어난다. 그는 사진을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인식하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야말로 현상하고 인화할 수 있는 텍스트로서 인정한다. 표제작인 <유령 이미지>에서 그는 말한다. “이미지가 찍혔다면 텍스트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지는 아마도 액자에 끼워져서, 젊은 시절의 사진보다 더욱더 완벽하고 거짓된 이미지로, 비현실적인 이미지로, 내 앞에, 거기에 있을 것”이라고. 에르베 기베르는 사진이 담고 있는 평범한 가설이나 의미에는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가 바라보는 대상은 “사진이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 때문에 쫓겨나”는데 결국 이 대상은 보는 이의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질 얼굴을 가졌으며, 자신의 X선 사진을 눈앞에 걸어놓고 “나는 나 자신의 가장 은밀한 이미지, 나체 사진보다 더한 것을, 수수께끼를 함축하는 이미지”를 가졌다고 말한다! 그래서 에르베 기베르에게 우리가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은 상실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기억에서 완전히 소멸될 얼굴을 갖는다. 에르베 기베르에게 《유령 이미지》의 텍스트는 이미지의 ‘진술’이 아닌 ‘절망’이며, 그의 눈에 명징하게 드러나는 것은 선명하게 다가오는 이미지가 아닌 흐릿하거나 모호한 이미지, 즉 유령 이미지다. 사진을 설명할 방법은 오직 글쓰기뿐 사진은 많은 작가와 학자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그들은 프레임 안에 고정된 대상을 두고 상상력을 발휘해서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찾아내기도 하고 기존의 시각과 기호 너머로 거슬러 올라가 다양한 해석을 이끌어냈다. 특히 《유령 이미지》가 출판된 1981년 전후에는 사진이 가진 특수한 시각과 효과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 비슷한 간격을 두고 출간되었다. 수전 손택의 《사진에 관하여》와 존 버거의 《본다는 것의 의미》가 대표적이며, 가장 많이 회자되는 저서인 롤랑 바르트의 《밝은 방》이 대중 앞에 공개되었다. 에르베 기베르의 《유령 이미지》를 비롯한 작품들은 국내에 널리 알려진 바 없지만 전 세계의 수많은 독자에게 회고되었고 자국의 유명 갤러리를 비롯해 독일, 스페인, 벨기에 등에서 사진 작품 전시를 열 정도로 대중에게 알려졌다. 사진비평가 김현호는 《유령 이미지》가 “롤랑 바르트의 《밝은 방》에 화답하는 책”이라고 말한다. 에르베 기베르는 롤랑 바르트가 바라본 대상을 응시하면서, 한편으로는 사진을 보며 느낀 통증과 고통을 이해하려는 바르트와는 달리 사진이 주는 기쁨과 슬픔을 믿지 않는다. 그의 관심은 눈앞에 쉬이 드러나는 것이 아닌, 찍히지 않은 사진들인 ‘유령 이미지’이고 이 사진들을 설명할 방법은 오로지 글쓰기뿐이다. 독자는 에르베 기베르가 가진 독창적이고 그로테스크한 시각에 의하여 사진의 욕망과 부조리, 슬픔과 거짓말에 대한 그의 견해와 고민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푸코의 연인 그리고 《내 인생을 구하지 못한 친구에게》 흥미로운 사실 하나. 에르베 기베르는 오드리 헵번과 이자벨 아자니 같은 배우부터 오손 웰스, 페터 한트케, 미셸 푸코에 이르기까지 그 시대 최고의 지성들을 찍은 사진을 남겼다. 동시에 그는 푸코의 연인이기도 했다. 에르베 기베르가 에이즈로 죽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기록한 《내 인생을 구하지 못한 친구에게》에서 지식인이자 동성애자인 등장인물 무질, 즉 미셸 푸코의 이중생활은 호사꾼들의 눈과 혀를 피하지 못했다(해설에서). 이 소설에서 에르베 기베르는 푸코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그의 성적 견해와 이론에 귀 기울이기도 하고,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노출시켜 독자의 관음증을 깨우기도 한다. 소설 속 등장인물인 무질의 쇠사슬, 채찍과 수갑 등을 이용한 섹스파티와 난잡한 사생활까지 낱낱이 묘사하며 푸코의 사생활을 공개한 것이다. 나르시시즘에 빠진 환자가 아니냐는 사회적 비난을 감수해야 했지만, 그는 이러한 시대상과 죽음의 공포를 글 안에 반영하여 솔직하고 용기 있는 글쓰기로 재조명을 받았다. 당신은 유령을 선택할 수 있다 독자는 《유령 이미지》의 표지를 선택할 수 있다. 책의 표지는 4종이다. 동성애자였던 에르베 기베르에게 헌정하는 일곱 가지 ‘무지개 박’이 들어간 표지와 빨강, 파랑, 노랑 박이 들어간 표지의 구성은 스타일리시함을 넘어서, 처음 소개되는 그의 작품을 지지하는 알마 출판사가 의도가 담겨져 있다. 장정 또한 새로움으로 가득하다. ‘발견하는 문학’, ‘체험과 참여’에 중점을 둔 인코그니타 독서에 초점을 맞춰 독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표지를 마련했으며 《보스토크VOSTOK 매거진》의 편집 동인인 김현호 사진비평가의 해설을 실어 한층 무게를 더했다. 혁신적인 아트디렉터 안지미와 디자이너 한승연이 구상한 표지와 본문 디자인 또한 읽는 즐거움을 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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