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보스턴 글로브 올해의 책 ★
뇌과학계의 칼 세이건, 데이비드 이글먼 연구의 첫걸음
“우리가 뇌에 대해 궁금해하는 질문들에 관해 현대 뇌과학이 내놓은 해답.”
뇌과학자 정재승 추천!
“우리 모두의 내면에는 내가 모르는 누군가가 있다!”
무의식의 깊은 곳을 유영하는 뇌의 비밀스러운 탐험
놀랍게도 우리의 행동, 생각, 느낌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아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의식을 지닌 나’는 뇌에서 벌어지는 일 가운데 아주 작은 조각에 불과하다. 뇌는 스스로 쇼를 벌이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나’에게는 접근 권한이 없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이글먼은 우리의 행동과 사고가 어떻게 무의식적인 뇌 활동에 의해 지배되는지, 즉 무의식이 우리를 어떻게 설계하는지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풀어간다. 프로이트에서 시작해 오늘날 사법 시스템이 나아갈 방향까지 짚어보는 이 책은 뇌과학, 신경과학, 심리학, 사회학, 생물학 등 여러 학문을 넘나들며 인간 존재와 자기 이해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뇌가 변하면, 나의 본질도 변한다
이 책에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자유의지와 사법 시스템에 대해 다룬 6장이다. 많은 범죄자가 극악무도한 일을 저지르고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신에 문제가 있어서’ ‘술을 마셔서’ 같은 변명을 늘어놓곤 한다. 사람들은 그 사실에 더욱 분노하지만, 과연 여기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찰스 휘트먼은 왜 역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이 되었을까? 휘트먼 사후 뇌를 부검한 결과 뇌에서 종양이 발견되었고, 종양은 두려움과 공격성 등의 감정을 조절하는 편도체를 압박하고 있었다. 이글먼은 이 사례를 통해 행동이 뇌의 물리적 상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즉 범행을 단순히 ‘자유의지’의 문제로만 바라봐서는 제대로 된 사법적 판단을 내릴 수 없음을 증명한다. 그렇다고 모든 건 뇌의 탓이니, 개인을 벌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아니다. 교정 가능성을 판단해 처벌과 더불어 재활과 치료에 더 초점을 맞춘 미래지향적이고 근본적인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게 이글먼의 주장이다. 사법 시스템에 대한 뇌과학의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역할을 강조한 이글먼의 주장은 치료감호소 등 여러 재활 시스템을 두고 있지만 여전히 재범률이 높은 우리 사회에 다시 한번 일침을 가한다.
뇌, 우리 내면을 조각하는 당혹스러운 걸작
이글먼은 우리 마음을 통제하는 진짜 주인은 따로 있고 의식은 그 결정을 도울 뿐이라는 사실을 이 책 전반에 걸쳐 증명해나간다. 의식은 두개골 속 시스템에 느리게 접근하거나 아예 접근조차 하지 못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 시각은 반드시 실제와 일치하지 않는다. 즉 시각은 뇌가 구축한 환상에 불과하다. 우리가 직접 접근할 수 없는 뇌 조직이 생각을 만들어내고, 유용한 루틴이 한번 뇌 회로에 각인되고 나면 의식은 더 이상 접근할 수 없다. 또한 우리의 정신은 단일하지 않고 여럿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 라이벌로 구성된 팀들이 협력과 경쟁을 벌이며 만들어낸 결과가 바로 우리가 말하는 ‘자아’라고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우리 안에서는 이성과 충동이 끊임없이 충돌하고 자기 자신과 말도 안 되는 협상(“주말이니까 맛있는 거 먹어야지!”)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인간의 모든 생각, 마음, 행위가 무의식의 작동이라면, ‘왕좌에서 밀려난’ 우리는 무얼 해야 하냐는 질문이 남는다. 이글먼은 여기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본다. 우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갈릴레이의 발견으로 더 대단한 세상을 알게 되었듯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자기중심주의를 잃은 대신 뇌가 펼쳐내는 놀라움과 경이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이다. “우리의 내면생활을 조각해내는 당혹스러운 걸작”, 그것이 이글먼이 무의식적인 뇌를 바라보는 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