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토당토않고 불가해한 슬픔에 관한 1831일의 보고서

조우리 · Novel
2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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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 아이가 바닷가 호텔에서 홀연히 사라졌다. 전 국민이 알 만큼 이슈가 된 일가족의 비극. 무수한 댓글에 오르내린 슬픔의 당사자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5년 전 여름휴가지에서 동생 혜진이를 잃은 중학생 최현수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조우리는 <오, 사랑>으로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어쨌거나 스무 살은 되고 싶지 않아>로 비룡소 블루픽션상을 받으며 청소년문학 독자들에게 이름 세 글자를 또렷이 각인했다. 그의 이번 소설은 지극한 슬픔에 주목했음에도 아이러니하게 경쾌한 삶의 냄새를 풍긴다. 우연히 들은 라디오 사연 하나가 이 소설의 씨앗이 되었다. 어머니 장례식을 치른 뒤 몇날 며칠을 자지도 않고 울고만 있었는데, 열린 창문으로 새어 들어온 갓 튀긴 치킨 냄새에 참을 수 없어져서 치킨을 시켰다는 사연이다. 여전히 깊은 슬픔에 잠겨 있었고 눈물도 멈추지 않았지만 치킨을 입에 넣는 것도 멈출 수 없었다고. 조우리는 이 사연을 “절망의 한가운데서 찾아오는 삶의 의지, 그러니까 희망에 대한 이야기”로 기억한다. “그리고 그런 불가해한 순간은 반드시 한 번쯤 우리를 지나간다고 믿게 되었어요.” <얼토당토않고 불가해한 슬픔에 관한 1831일의 보고서>는 “무너졌지만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다. 비일상적인 슬픔을 맞닥뜨리고도 어떻게든 일상을 지속해 나가는 이들은 알고 있다. 슬픔이 동나고 난 다음에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에 슬픔은 조금씩 견딜 만해진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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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7월 19일, 호텔 그랑블루 1013호에 묵은 그날 혜진이가 사라지고 1831일이 흘렀다. 맙소사, 전부 소수잖아! * * 세상엔 도통 말이 되지 않는 일들뿐이지만 넌 소수처럼 단단해질 거야. 절대 쪼개지지 않는 건 소수랑 탄소, 그리고 너야. 여섯 살 아이가 바닷가 호텔에서 홀연히 사라졌다. 전 국민이 알 만큼 이슈가 된 일가족의 비극. 무수한 댓글에 오르내린 슬픔의 당사자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5년 전 여름휴가지에서 동생 혜진이를 잃은 중학생 최현수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난…… 전단지에 붙은 얼굴들을 주의 깊게 보는 어른이 되고 싶어. 혼자 걷는 아이에게 부모님은 어디 있냐고 묻는 어른이 되고 싶어. 슬픈 기사에 악플 대신 힘내라고 댓글 다는 어른이 되고 싶어.” _본문에서 현수가 보기에, 세상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소문을 공유하고 쉽게 비난하고 가볍게 동정한다. 생면부지의 사람을 진심으로 돕고 싶어 하는 사람은 평행세계에나 존재한다는 게 현수의 생각이다. 그런 현수에게 “이상한 사람들”이 꼬이기 시작한다. 티브이 프로 ‘서프라이즈’ 이야기만 줄줄 늘어놓는가 하면, 느닷없이 다가와 비밀을 털어놓는다. 좀 괴상하고 별난 구석이 있는, 가끔은 제정신이 아닌 것도 같은 사람들. 알고 보니 모두 누군가의 빈자리를 견디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너무 큰 슬픔에는 다른 슬픔을 끌어당기는 자석이라도 있는 것일까? 이상한 것은 그뿐만이 아니다. 기이한 우연으로 겹치는 숫자들, 게다가 그 숫자들이 모두 소수라니……. 마침내 믿을 수 없는 목격담마저 나온다. “혜진이를 봤어. 일주일 전에.” 어떤 사람들은 타인의 아픔에 더 크게 공명한다. (…) 아주머니와 엄마를 연결시킨 슬픔에 대해 오래 생각했다. _본문에서 누군가의 슬픔을 내 것처럼 앓는 것이 가능할까. 깊은 슬픔의 바다를 ‘함께’ 헤쳐 가는 것이 가능한가. 때로 삭막하고 무자비하게 보이는 세상에선 불가능한 일일 것만 같다. 그러나 이 소설은 그것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말도 안 되는 슬픔이 불쑥 덮쳐 오는 게 인생이라면, 그 슬픔을 견디게 하는 선의 또한 불쑥 찾아올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으니까, 어떤 사람들은 슬픔을 가교 삼아 손을 맞잡기도 하는 것이라고. 세상엔 정말 알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니까. _본문에서 치킨 냄새를 풍기는 진실 하나: 그럼에도 삶은 이어진다는 것 조우리는 『오, 사랑』으로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어쨌거나 스무 살은 되고 싶지 않아』로 비룡소 블루픽션상을 받으며 청소년문학 독자들에게 이름 세 글자를 또렷이 각인했다. 그의 이번 소설은 지극한 슬픔에 주목했음에도 아이러니하게 경쾌한 삶의 냄새를 풍긴다. 우연히 들은 라디오 사연 하나가 이 소설의 씨앗이 되었다. 어머니 장례식을 치른 뒤 몇날 며칠을 자지도 않고 울고만 있었는데, 열린 창문으로 새어 들어온 갓 튀긴 치킨 냄새에 참을 수 없어져서 치킨을 시켰다는 사연이다. 여전히 깊은 슬픔에 잠겨 있었고 눈물도 멈추지 않았지만 치킨을 입에 넣는 것도 멈출 수 없었다고. 조우리는 이 사연을 “절망의 한가운데서 찾아오는 삶의 의지, 그러니까 희망에 대한 이야기”로 기억한다. “그리고 그런 불가해한 순간은 반드시 한 번쯤 우리를 지나간다고 믿게 되었어요.” “불행이 다가오면 움직여선 안 돼. 반응하지 말고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거지. 아침밥 먹고 점심밥 먹고 저녁밥 먹고. 최대한 그대로 지속하는 거야. 모든 것을. 알겠어?” _본문에서 『얼토당토않고 불가해한 슬픔에 관한 1831일의 보고서』는 “무너졌지만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다. 비일상적인 슬픔을 맞닥뜨리고도 어떻게든 일상을 지속해 나가는 이들은 알고 있다. 슬픔이 동나고 난 다음에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에 슬픔은 조금씩 견딜 만해진다는 것을. “그것을 온몸으로 떠받치며 견디고 다시 한번 나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조금 이상해도, 비뚤어져 있어도, 누구에게 이해받지 못한다 해도 자기 자신의 방식으로 견디어 나가는 씩씩한 사람들에 대해. 이를테면 고소한 치킨 냄새처럼 작지만 우리를 살게 하는 것들- 둘만 나누는 비밀, 머뭇거리는 마음, 막연한 호감, 소설의 첫 문장, 누군가의 온기, 사소한 격려 같은 것들은 언제나 가만가만 다가온다는 것을 잊지 않기를.” _조우리 고소한 치킨 냄새, 누군가의 온기, 사소한 격려 같은 것들이 있어 우리는 소수처럼 단단할 수 있다. 끝내 쪼개지지 않는다. 얼토당토않고 불가해하지만 실로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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