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는 음식을 통해 평범한 사람을 예술가로 만든다!”
연남동 네타스키친의 글쓰는 요리사, 차유진이
하루키 책 속의 요리들로 차려낸 기적 같은 만찬!
“하루키가 책 속에서 뜨겁게 익혀낸 요리를 보면, 나는 군침과 눈물이 동시에 흐른다.”
“나는 하루키 소설 속의 사람들처럼 외로웠고,
급작스러운 이별과 어긋나는 관계 속에서 오랫동안 방황했다.
이 고독 속에서도 헛헛함을 채워가며 열심히 먹고 계속 살아가고 성장하는 일은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요즘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홍대 인근의 연남동. 그곳에 ‘자취생들과 싱글들의 성지’로 불리는 ‘네타스키친’이 있다. 포르투갈어로 ‘손녀딸’의 부엌이라는 뜻을 가진 이 ‘네타스키친’에는 하루키 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의 이름을 달고 요리하는 별난 셰프가 있다. 본명보다 하루키의 소설『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 나오는 등장인물 ‘손녀딸’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차유진 셰프. 1997년 PC통신 하루키 동호회 회원들로부터 샌드위치를 잘 만드는 ‘손녀딸’이라는 닉네임을 얻은 이후로, 그녀는 15년 넘게 ‘손녀딸’이라는 이름을 걸고 요리하고 레시피를 연구하고 있다.
그녀가 하루키 작품 속의 요리들, 그리고 하루키가 에세이에서 즐겨 먹는다고 언급했던 요리들을 책 밖으로 끌어내 한바탕 만찬을 열었다. 그래도 아직 살아 있음을 느끼고 싶은 어느 공허한 날의 저녁, 헛헛한 고독과 아픔 속에서도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낸다는 증명이 절실히 필요할 때, 간단히 요리하고 스스로 위로받을 수 있는 하루키의 요리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요리사 특유의 전문성에 더해 하루키의 오랜 독자로서의 감성을 곁들인 그녀의 문장들은, 지독한 속앓이 끝에 문득 다시 첫 끼니를 떴을 때처럼, 뭉클한 감동과 행복감을 가져다준다.
이 책에 나오는 하루키의 요리들
◆『상실의 시대』의 미도리가 차려낸 소박한 반찬의 따듯한 집밥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의 아홉 손가락 그녀가 한여름에 펄펄 끓인 비프스튜
◆『댄스 댄스 댄스』의 유키가 ‘일단 휴식’을 선언하고 하와이에서 먹은 햄버거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손녀딸이 만드는 오이 샌드위치
◆『양을 쫓는 모험』의 주인공이 홀로 겨울별장에서 직접 만든 다양한 요리들
◇『스푸트니크의 연인』의 스미레가 먹는 어른이 되고픈 여자아이를 위한 간식 몽블랑
◆『빵가게 재습격』 중 단편 「패밀리 어페어」의 오빠가 결혼할 여동생에게 심통을 부리며 먹고 싶어하던 크로켓
◇ 그리고 하루키표 특별식단, 무청과 찰떡까지 넣어 먹는 냉장고 정리용 파스타
◆하루키가 평소에 ‘하루에 세 모’는 먹는다는 두부를 활용한 요리
◇안자이 미즈마루가 하루키에게 “어른이 되어가는 증거”라고 말한 사케를 곁들여 먹는 메밀국수까지……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낸다는 증명이 필요하기에,
하루키의 인물들은 열심히 먹고 또 요리한다”
글쓰는 요리사 차유진의 『하루키 레시피』는 책장을 몇 장만 넘겨보아도 독특한 구성과 장르를 재단할 수 없는 개성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단순히 하루키 소설 속의 요리를 재현하거나 그 요리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가이드를 제공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하루키의 작품에 담긴 요리, 그리고 하루키가 좋아하는 요리를 하나하나 탐구하면서, 그녀는 90년대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매료된 하루키의 인물들과 배경에 도무지 속이 헛헛해서 뭐라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우리의 젊은 날들을 대입시킨다.
하루키의 문장은 순식간에 젊은 우리를 파고들었다. 그 시절, 우리는 하루키를 읽는 것을 넘어 그의 소설을 살아내고 있었다. 그의 세계에선 별난 것도, 어딘가 비뚤어진 것도, 지나치게 허무해 보이는 것도, 전부 양해사항이었다. 답답한 현실도, 엉망진창인 연애도, 중심 잡지 못하고 자꾸 어긋나는 모든 일도 다 이해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도 그 헛헛함을 메우기 위해, 살아 있다는 것을 느껴보기 위해 뭐든 해본 기억이 있으니까. 술이든 연애든, 요리든, 혹은 무작정 먹는 것이든.
하루키의 인물들은 다양한 음식을 참 잘도 만들고, 열심히 먹는다. 다른 세계로 건너가기 위해 영원히 잠들어버리기 직전, 지하수로를 타고 가야 하는 순간, 겨울 별장에서 혼자 편지를 보낸 친구를 기다릴 때, 도저히 어떤 음식도 먹을 수 없을 듯한 순간에도 꾸역꾸역 잘도 먹고 잘도 요리한다. 때로는 먹는 데 너무나 집중하는 주인공들 때문에 그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바로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그 글을 읽고 있는 우리에게도, 언젠가는 국에 밥 말아서 꼭꼭 씹는 사이에 무슨 일인가 벌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이 요리하는 모습은 춤추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하루키 책 속의 음식 묘사는 엇박자를 자연스럽게 타는 사람들의 멋진 춤을 보는 것 같다. 평범하고 반복적인 일상도 누군가에게는 흥미진진하고 매력적인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하루키에게서 배웠다. _본문에서
누구에게라도 자신의 뜨거운 마음이 전해지길 바라지만 세상과 소통하기 힘들었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의 아홉손가락 그녀가 한여름에 펄펄 끓여댄 비프스튜, 『상실의 시대』의 미도리가 차려낸 소박한 만찬의 따듯한 집밥, 결혼하는 동생이 제 남편에게로 완전히 떠나가버리고 정감 있던 자신과의 일상을 완전히 저버리는 것 같아 서운한「패밀리 어페어」의 ‘오빠’가 스테이크 만찬 앞에서 ‘크로켓’이나 먹고 싶다고 툴툴대는 장면, 신비롭고 예쁘며 강한 듯하지만 속은 산산이 부서져내릴 것처럼 연약한『댄스 댄스 댄스』의 유키가 하와이에서 ‘일단 휴식!’을 선언하고 모든 걸 내려놓은 채 맛보는 진짜 하와이안 햄버거 등…… 하루키의 작품 속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심리와 그들이 먹는 끼니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우리말에서도 ‘먹고살다’라는 말은 ‘생활과 생계를 이어나가다’라는 말과 동의어로 쓰이지만, 하루키의 작품 속에서 ‘먹다’와 ‘살다’는 결코 공백을 둘 수 없는 하나의 단어처럼 보인다. 도저히 아무것도 먹을 수 없을 만큼 공허하고 완전히 상처받아 무너져내린 순간에도, 그들은 어이없을 만큼 열심히 먹고 요리하고, ‘계속 살아간다.’
하루키 소설 속의 ‘먹는 존재’들에게 매료된 저자는 그러나 열심히 먹고 살아가되, 어딘가 비뚤어져 있고, 여전히 자기 자신을 상처내고 괴롭히는 인물들에게 안쓰러움을 느낀 모양이다. 하루키 소설 속의 요리들에 대해 식재료부터 재료를 구할 수 있는 곳, 그 메뉴의 기원까지에 이르기까지 속속들이 파헤치다가, 쉬어가는 페이지마다 만약 ‘하루키의 인물들’을 그녀가 직접 만나게 된다면, 직접 차려주고 싶은 요리들의 레시피를 곁들였다. 그 등장인물들에게 보내는 한 통 한 통의 편지와 함께, 그들의 삶에 약이 되고 위로가 될 만한 요리를 조곤조곤 곁들인 그녀의 레시피에서 하루키와 그가 창조한 인물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묻어난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요리로 고백하는 법’ ‘가족과 밥 먹는 것이 어색한 모든 이들에게’ ‘우아한 왕관을 썼어도 속은 이미 부서져 있을 너에게’ ‘네가 행복해지기를, 더 강해지기를, 결국 살아남기를’ 등의 제목과 함께 그녀가 하루키의 인물들을 한 사람 한 사람 떠올리며 직접 만든 요리들은, 어쩌면 책 속의 인물들만이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젊은 날을 버텨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그녀가 선물하고픈 레시피인지도 모른다.
하루키 누들로드, 하루키와 위스키 토크……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하루키 읽기!
하루키의 열렬한 독자인 저자는 이 책에 하루키의 요리들뿐만 아니라, 하루키의 흔적을 따라 일본과 보스턴 등지를 여행하는 ‘하루키 여행기’까지 담았다. 90년대부터 2000년대를 관통하는 젊은이들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하루키식 스타일은 그의 실제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