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다

함민복 and other
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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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삶을 옮기는 번역가”라고 말한 함민복의 시를 시각적 언어로 표현한 그림책. 시공간 예술이자 소통의 예술인 그림책이 시와 만나 삶을 통찰하는 여유로운 공간을 마련해 주는 이 책은 커다랗게 자란 참죽나무의 가지를 치는 과정에서 목도한 생을 노래하는 질박한 시를 군더더기 없이 수수하고 간결한 그림으로 형상화했다. 다소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사는 것은 매 순간이 흔들림의 연속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릴 만큼. 그러나 시인은 흔들리지 말라고 말하지 않는다. ‘나무는 최선을 다해 중심을 잡고 있었구나’라고 말하며 흔들림의 이면을 들여다보며, 흔들리며 무성해진 가지를 가만히 다독여 주는 듯하다. 또한 질박한 시만큼이나 군더더기 없이 수수하고 간결하다. 경탄할 만큼 세련된 기교나 섬세한 묘사, 친절한 설명을 기대했다면 책장을 펼치지 않는 편이 좋다. 그러나 이 책은 묵직하다. 조곤조곤 하나하나 설명해 주는 대신, 생각에 잠길 여유로운 공간을 마련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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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 시대 가슴을 울리는 시인 함민복의 「흔들린다」와 우리나라 1세대 그림책 작가 한성옥의 컬래버레이션 시그림책 『흔들린다』는 “시인은 삶을 옮기는 번역가”라고 말한 함민복의 시를 시각적 언어로 표현한 그림책이다. 함민복은 시집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말랑말랑한 힘』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등에서 자본주의 시대에 소외된 개인의 삶을 육화해 가난을 일으켜 세우는 긍정의 힘을 노래했으며, 인간미 넘치는 따뜻하고 진솔한 산문으로 독자와 만나 왔다. 그런가 하면 시그림책 『흔들린다』를 탄생시킨 그림책 작가 한성옥은 우리나라 1세대 그림책 작가로, 『시인과 여우』로 이르마ㆍ제임스 블랙상 명예상을 수상했으며, 『나의 사직동』과 『시인과 여우』로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다. 시공간 예술이자 소통의 예술인 그림책이 시와 만나 삶을 통찰하는 여유로운 공간을 마련해 주는 이 책은 커다랗게 자란 참죽나무의 가지를 치는 과정에서 목도한 생(生)을 노래하는 질박한 시를 군더더기 없이 수수하고 간결한 그림으로 형상화했다. 경탄할 만큼 세련된 기교나 섬세한 묘사, 친절한 설명을 기대했다면 책장을 펼치지 않는 편이 좋다. 그러나 이 책은 묵직하다. 조곤조곤 하나하나 설명해 주는 대신, 생각에 잠길 여유로운 공간을 마련해 주고 있다. 마음 내키는 대로 후루룩 읽으면 그만큼, 꼼꼼하게 뜯어보면 또 그만큼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는 것은 매 순간이 흔들림의 연속이다. 누구에게나 흔들릴 수밖에 없는 속사정이 있다. 낱낱이 헤아릴 수조차 없는 그 모든 사연은 책장 속 넉넉한 여백에 담아두어도 좋다. 시와 그림이 건네는 조용한 말소리에 잔잔한 위로를 얻기를 기대한다. 시인 함민복×그림책 작가 한성옥 시가 만난 그림책, 그림책에 들어온 시 시인 함민복과 그림책 작가 한성옥의 시그림책이 출간되었다. 함민복은 시집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말랑말랑한 힘』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등에서 자본주의 시대에 소외된 개인의 삶을 육화해 가난을 일으켜 세우는 긍정의 힘을 노래했으며, 인간미 넘치는 따뜻하고 진솔한 산문으로 독자와 만나 왔다. 그런가 하면 시그림책 『흔들린다』를 탄생시킨 그림책 작가 한성옥은 우리나라 1세대 그림책 작가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시인과 여우』로 이르마ㆍ제임스 블랙상 명예상을 수상했으며, 『나의 사직동』과 『시인과 여우』로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고, 아트 디렉터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시그림책 『흔들린다』는 “시인은 삶을 옮기는 번역가”라고 말한 함민복의 시를 시각적 언어로 표현한 그림책이다. 강화도 시인으로도 불리는 함민복과 그림책 작가 한성옥의 만남은 2016년 인천광역시도서관발전진흥원이 주관한 ‘제2회 책, 피어라 콘서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막 이파리를 틔우기 시작한 작은 무화과나무 한 그루에서도 균형을 읽어 내는 한성옥은 함민복의 시집 다섯 권 가운데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에 수록된 시 「흔들린다」에 주목하여 그림 영상을 제작하고 낭독을 더해 선보였다. 그림책 『흔들린다』는 당시 영상에 담아내었던 깊고 진득한 사유를 그림책의 형태로 새롭게 표현하고 있다. 시공간 예술이자 소통의 예술로서의 그림책을 오랜 기간 고민해 온 한성옥 작가의 산물이기도 하다. 질박하지만 묵직하게 가슴에 다가오는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리는 삶에 대한 예찬 사는 게 그렇다. 세상이 나를 괴롭힌다. 땅에 뿌리박고 조용히 살고 싶어 하는데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 게 삶이다. 가끔은 옷깃만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처럼 슬쩍 괴롭히지만, 또 가끔은 마치 온 우주가 나를 흔들어 대는 것만 같다. 모든 일이 내 뜻처럼 이루어지지 않고, 억센 갈대수풀을 헤쳐 나가는 듯 고달프고, 앞이 막막해지는 순간. 이런 삶의 모든 스펙트럼을 시인은 “흔들린다”고 표현했을까. 시 「흔들린다」는 커다랗게 자란 참죽나무의 가지를 치는 과정에서 목도한 생(生)을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다소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사는 것은 매 순간이 흔들림의 연속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릴 만큼. 그러나 시인은 흔들리지 말라고 말하지 않는다. ‘나무는 최선을 다해 중심을 잡고 있었구나’라고 말하며 흔들림의 이면을 들여다보며, 흔들리며 무성해진 가지를 가만히 다독여 주는 듯하다. 그러면 흔들림마저 못내 소중해지고, 좀 흔들려야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겠느냐는 생각마저 든다. 시그림책 『흔들린다』 또한 질박한 시만큼이나 군더더기 없이 수수하고 간결하다. 경탄할 만큼 세련된 기교나 섬세한 묘사, 친절한 설명을 기대했다면 책장을 펼치지 않는 편이 좋다. 그러나 이 책은 묵직하다. 조곤조곤 하나하나 설명해 주는 대신, 생각에 잠길 여유로운 공간을 마련해 주고 있다. 마음 내키는 대로 후루룩 읽으면 그만큼, 꼼꼼하게 뜯어보면 또 그만큼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야기는 온 가지가 바람결에 흔들리는 표지부터 시작된다. 흔들리는 나무는 곧 나 자신이며 우리 모두다. 책장을 넘기면 곧장 천둥 번개가 치고 어둠에 휩싸인 세상이 휘청거린다. 흐린 하늘이 어둑하다 금세 비바람이 몰아친다. 그러다가도 먹구름이 가시며 푸른 하늘이 저만치 펼쳐진다. 한 장면 한 장면마다 삶을 흔들어 대는 삶의 요소들이 가슴을 치받으며 들어온다. 다시금 호흡을 가다듬은 이야기는 소탈하게 다가들면서도 장면 하나, 시어 한 구절 허투루 넘길 수 없도록 점점 확장되어 가며 긴장을 유지해 나간다. 시에 떠오르는 심상을 자신감 넘치는 필치와 과감한 장면 구성으로 민낯을 드러내는 듯하면서도 능수능란하게 한 발짝 물러난다. 시는 그림을 얽매지 않는 낮은 울타리로, 그림은 시를 감싸 안는 그늘로 서로를 북돋운다. 그림은 시를 현혹하지 않고, 시는 그림에 방점을 찍는다. 흔들린다,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리고…… 흔들린다, 흔들려 흔들리지 않으려는…… 시와 그림이 어울려 어렴풋한 심상을 시각적으로 그 외연을 확장시킴으로써 탄생하는 시그림책은 더 이상 낯선 조합이 아니다. 그럼에도 『흔들린다』가 특별한 까닭은 『흔들린다』이기 때문이다. 모든 세대에게는 그들 나름대로 흔들리며, 누구에게나 흔들릴 수밖에 없는 속사정이 있다. 낱낱이 헤아릴 수조차 없는 그 모든 사연은 책장 속 넉넉한 여백에 담아두어도 좋다. 시와 그림이 건네는 조용한 말소리에 잔잔한 위로를 얻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그림과 시의 흐름에 맞추어 조용히 낭독해 보기를 권한다. 심상하게 시 한 편을 읽고 되새김질을 할 때와는 다른 매력을 느낄 것이다. 아마도 독자와 시인과 그림 작가가 한 호흡으로 삶을 노래하게 되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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