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전문에 “임시정부 법통”을 회복시킨
마지막 광복군, 역사학자 김준엽 전 고대총장의
지성의 대장정을 짚어보는 본격 평전 출간!
일제 학병 탈출 1호, 6천 리 장정으로 광복군 합류, 조선 총독부건물 철거, 헌법 전문에 ‘임시정부 법통’ 회복시킨 지행일치(知行一致)의 역사학자
우리 현대사에서 큰 과제는 8.15광복 이후 친일세력의 미청산과 남북분단의 지속이라고 할 수 있다. 일제에 빌붙어 협력했던 반민족행위자들이 새로 수립된 정부에서부터 최근 정치에 이르기까지 주도권을 잡고 있던 탓에 군부독재가 득세할 빌미를 주고, 수많은 역사적 사실이 왜곡되면서 민족 주체성이 바로서지 못하게 된 것이다.
역사학자이자 군사정권 시절 고대총장을 역임한 김준엽은 죽음을 마다않는 항일독립투쟁의 일선에 있었으며, 정치권의 끊임없는 구애에도 관직의 길을 기웃거리지 않고 학자의 길을 걸어왔다. 이 때문에 그는 우리 역사의 방향에 대해 올곧은 소리를 크게 외칠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민족정신을 함양하는 공적인 일에는 앞장서서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를 제안하고, 군사정권이 슬쩍 빼버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 승계라는 독립정신을 헌법 전문에 다시 회복시키는 일을 성사시켰다. 이 책은 그의 투철한 항일정신과 지식인의 양심으로 일관한 오롯한 생애를 다시금 되짚어 보는 최초의 본격적인 평전이라고 할 수 있다.
국무총리/장관/대사직 고사하고 오로지 학문의 길에서 민족자주독립과
민주화를 추구하며 대학을 지킨 영원한 지성인의 표상
그는 “긴 역사를 볼 때 진리와 정의와 선은 반드시 승리한다”며 ‘역사의 신’을 믿고 “현실에 살지 말고 역사를 살라”는 말로 시대의 지성이 밝혀나갈 지표를 제시했다.
그는 냉전논리로 자칫 공산주의자로 오해받을 수도 있었던 불모지 ‘한국공산주의 연구’에 심혈을 기울였다. 오로지 항일민족정신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였다고 할 수 있다. 남한에서는 반공주의로, 북한에서는 김일성 독재의 왜곡으로 항일독립운동사가 반쪽짜리 역사로 훼손되고 폄하되는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김준엽의 이러한 정신은 고대총장을 맡았던 군부독재 시절에도 관철되어 학도호국단 철폐, 정권에 휘둘리지 않는 대학 자율성 확보 등 학원민주화를 실천하게 했으며, 그로 인해 강제 퇴임을 당하기도 했다. 그는 수많은 저술과 연구결과를 내놓아 학자로서 모범을 보였으며, 출세와 관직에 연연하지 않는 선비의 기개를 드높였다. 이 책은 저자 김삼웅이 생전의 그를 목격하였던 것과 일본 학병 탈출에서부터 광복군, 유학, 고대 교수시절, 총장퇴임 후 연구, 학술활동 등과 관련한 방대한 자료를 섭렵하여 그 올곧은 지성인의 삶을 한 편의 평전으로 묶은 역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