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르노의 미학·예술이론은 서구의 미학·예술이론의 역사에서 최고의 학문적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그의 최후의 주저작인 『미학이론』에서는 매우 특별할 정도로 난해하게 서술되어 있어서 접근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미학 강의 I』은 그가 1958/59년 겨울 학기에 행한 강의에 기초하여 편찬된 책이며, 그의 난해한 미학·예술이론에의 접근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는 책이다. 그는 이 강의에서 자신이 구상하고 있었던 새로운 미학·예술이론의 핵심적인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예술에 대한 자신의 사유에 새롭게 도입한 개념들과 기존의 미학에서 사용된 개념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시도들을 제시하고 있다. 『미학 강의 I』에서 아도르노 미학·예술이론이 태동하고 있으며 그것의 윤곽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아도르노 미학·예술이론을 과거의 미학·예술이론과 뚜렷하게 구분하게 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그가 예술을 인간의 삶을 결정하는 근원적인 관계인 자연-인간-사회의 관계에서 통찰했다는 점이다. 인간에 의한 자연지배와 자연지배와 더불어 설치된 사회에 의한 인간지배가 지속적으로 진보하는 과정에서, 다시 말해 문명의 타락 과정에서 예술은 문명의 타락이 인간에게 강요하는 고통을 ―개념과 체계가 아닌 비개념적인 형상화된 언어를 통해서― 무의식적으로 서술함으로써 경험세계를 인식·비판하고 유토피아를 동경해왔다는 것이 아도르노 미학·예술이론의 핵심이다. 이 핵심은 예술이 ‘무의식적인 역사 서술’이고 ‘사회에 대한 사회적인 반(反)테제’라는 유명한 명제에 집약되어 있다.
독자들은 이러한 명제 아래 펼쳐지는, 예술에 대한 아도르노의 난해한 사유 세계와 이 사유를 뒷받침해주는 중요한 개념들에 대한 설명을 『미학 강의 I』에서 그의 친절한 강의를 통해서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울러 그가 이 강의를 통해 학생들에게 인식시켜 주고자 하는 미적 경험의 객관성이 무엇인가를 체득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