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유명한 예술가들의 가장 은밀하고 사적인 기록들을 엿보다”
사랑, 여행, 안부 등 일상적인 이야기부터
전시회, 수금, 청원 등 전문적인 주제까지
저마다 특별한 사연들을
개성 넘치는 손 편지로 주고받은
예술가들의 내밀한 기록
예술가들의 작품, 문헌 등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그들의 내면 깊숙한 이야기부터 작품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수신자와 발신자만 열어볼 수 있도록 봉인된 편지를
타인의 시선으로 자유롭게 파헤쳐 보는 시간!
1990년대 중반부터 종이와 펜을 대체할 디지털 대안들이 꾸준히 있어 왔고, 스마트폰으로 주고받는 전화와 문자메시지, E-MAIL, SNS 메신저 등 편지를 대체하는 수단은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진실한 마음을 담아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담은 손 편지에는 첨단 전자 매체들이 붙들 수 없는 마음의 사무침이 있다. 그리운 사람에게 보내는 안부 인사, 도움을 준 사람에게 전하는 감사의 마음,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들의 고백은 종이와 펜을 통해 기록되고 전해지며 오래도록 보관되어 왔다. 편지 대신 메신저 기록을 뒤지고 이모티콘을 해석하게 될 미래의 미술사학자들을 떠올려 보면, 이러한 기록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일자리를 얻기 위해 자신의 온갖 재능을 나열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이력서, 조강지처를 두고 젊고 아름다운 조수 클로델을 유혹하기 위해 자기 연민과 허세를 늘어놓는 로댕의 메시지, 뒤샹의 레디메이드 걸작 '병걸이'가 동생 수잔에게 쓰레기로 취급되어 버려진 이야기, 비어트릭스 포터의 ‘피터 래빗’ 시리즈가 탄생하게 된 배경, 리 크래스너와 잭슨 폴록의 휘청대는 결혼 생활 등 지난 600여 년 동안 가장 유명한 예술가들의 사연이 담긴 편지들을 한데 모았다.
90여 편의 편지들은 총 여덟 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있는데 크게 두 파트, 즉 편지를 받는 사람(1장-가족, 친구에게, 2장-예술가에게, 4장-후원자, 지지자에게, 5장-연인에게)과 편지의 목적(3장-선물, 안부 인사, 6장-업무적인 용무, 7장-여행, 8장-송신 끝)을 토대로 한다. 이때 예술가들의 편지를 단순히 활자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물 편지를 스캔하여 독자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한다. 예술가들이 사용한 종이의 출처부터 편지지 사방에 그려진 낙서나 드로잉뿐만 아니라 화가들의 실제 필적을 보는 데도 묘한 즐거움이 있다. 예컨대 반 고흐의 글씨는 놀라울 정도로 우아하고 재치 있는 반면에 뒤샹의 글씨는 사실상 읽을 수 없는 수준이다.
각각의 편지에는 그것이 만들어지는 환경적 요인들을 아우르는 훨씬 더 큰 그림의 단서들, 이를테면 물리적 단서뿐 아니라 내용을 통해 추적할 수 있는 수많은 신호와 경로로 빼곡하다.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쓰였는가부터 시작해서 다른 과거사들로 연결되는 암시와 지시, 무언가를 말해주는 단어 및 어법들을 통해 다양한 결론들이 추론된다. 이렇게 편지 곳곳에 숨어 있는 실마리를 하나하나 끄집어내 편지 옆 상단에 짤막한 해석으로 정리하였다. 이러한 배경 지식들이 예술가의 편지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