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세월호 사태가 남긴 질문
우리는 어떤 사회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세월호 사태는 우리에게 수많은 질문을 남겼다. 국가란 무엇이며, 우리가 믿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또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고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묻게 만들었다. 그동안 믿고 있었던 가치관들이 무너지면서 개인도, 사회도, 국가도 방향을 잃고 세월호처럼 혼돈의 바다에 빠졌다. 대통령은 국가 개조 수준의 혁신을 이야기하지만, 누구도 그것을 믿지 않았다. 정부도, 전문가도, 스승도, 부모도, 그 어느 어른도 믿을 수 없는 사회. 시작된 질문은 모든 분야로 퍼져나갔고, 이제 그 질문은 멈추지 않고 답을 찾을 때까지 계속 되어야 한다. ‘우리는 어떤 사회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사회를 말하는 사회』는 그 질문에 답을 찾는 첫 발걸음이 될 것이다. 피로사회, 단속사회, 과로사회, 잉여사회, 하류사회 등 복잡다단한 현대사회를 정의하려 했던 수많은 사회학적 시도들을 한데 모으고 이를 키워드 삼아 한국사회를 묻고 답을 찾았다.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한국사회는 ‘탈신뢰사회’이자, 전 지구적 위험에도 원전을 지지하고 수많은 참사를 그저 덮어만 두려 하는 ‘위험사회’이고, 전 세대가 삶의 절벽 앞에서 절망해야 하는 ‘절벽사회’이다. 이러한 한국사회에서 개인은 소비로 유희와 행복을 추구하는 ‘소비사회’, 신상이 나오면 기존의 제품을 버리고 다시 사야 하는 ‘낭비사회’의 덫에 걸려들어 허우적거리다가 결국 ‘자기절제사회’를 구축하지 못한 탓에 파산의 길로 들어선다.
이 밖에도 소통을 하지 못하는 불통 정부가 오히려 괴담과 루머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진단을 내린 ‘루머사회’, 영어 숭배와 영어 배우기 광풍을 통해 한국사회의 계급성을 파헤친 ‘영어계급사회’, 집으로 신분이 결정 나는 사회의 역사를 짚어본 ‘주거신분사회’, 사람이 자동차 부품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을 그린 ‘부품사회’ 등 한국사회의 우울한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한국사회가 새롭겨 벼려야 할 가치를 찾는 여정
30개의 키워드로 한국사회를 분석한 다음에는 사회학자 정수복이 ‘맺음말’을 통해 혼돈의 시대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정수복은 「우리는 어떤 사회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를 통해 한국사 전반의 변화를 짚어보고, 개인과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세월호 사태 앞에서 분노하는 것은 쉽지만, 내 스스로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지 묻는 것은 쉽지 않다고 이야기하며 각자 스스로가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한 노력을 하자고 제안한다. “우리는 세상을 마음대로 바꿀 수도 없고 다른 사람도 바꿀 수도 없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건 오로지 자기 자신뿐이다”라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지 않을 수 없다.
부록 「그 밖의 사회들」은 본문에서 다룬 30개의 키워드 외에 최근 회자되는 각종 ‘○○사회’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였다. 인간의 존엄보다 돈이 앞서는 사회, 생명의 소중함보다 권력이 앞서는 사회를 뒤집고 새롭게 벼려야 할 가치가 『사회를 말하는 사회』를 통해 발견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