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Park Wan-seo · Essay
2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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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문학의 대표적 작가 박완서의 산문집. 사람과 자연을 한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건져 올린 기쁨과 경탄, 감사와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내 소유가 아니어도 욕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음과 “살아 있는 것들만이 낼 수 있는 기척”을 감지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작가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죽음과 가까워진 생에 대한 노작가만의 성찰도 담겨 있다. 2008년 한 해 동안 ‘친절한 책읽기’라는 제목으로 신문에 연재했던 글도 함께 실었는데, 박완서 자신은 ‘쉬엄쉬엄 쉬어갈 수 있는 책’을 골라 ‘오솔길로 새버린 이야기’들이라고는 했지만, 책 한 권 한 권마다 깊은 삶의 자국들을 새겨놓은 글이어서 ‘박완서가 읽은 책’만의 재미와 깊이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글들이다. 저자는 “청탁에 밀려 막 쓴 글이 아니고 그동안 공들여 쓴 것들이어서 흐뭇하고 애착이 간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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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책머리에 1부 내 생애의 밑줄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내 식의 귀향 유년의 뜰 흐르는 강가에서 나는 다만 바퀴 없는 이들의 편이다 아아, 남대문 식사의 기쁨 노인, 최신 영화를 보러 가다 친절한 나르시시스트들 빈집에서 생긴 일 내 생애의 밑줄 야다리 밑에서 주워 온 아이 구형예찬 2부 책들의 오솔길 꿈이지만 현실, 진실이지만 거짓인 세계―존 코널리 『잃어버린 것들의 책』 누군가를 기다리는 밥상이 덜 쓸쓸한 법이지―문태준 시집 『그늘의 발달』 증손자 볼 나이… 난, 지금도 엄마가 필요해―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사람을 부르고 동행을 부추기는 제주도 흙길―서명숙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 걷기 여행』 지도 밖의 땅… 그들은 왜 봉천으로 갔는가―김연수 『밤은 노래한다』 돈만 아는 세상, 괴짜 기인들을 만나다―정민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발견』 겸손한 서향이 가슴에 번지네―최순우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을 때―『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애송시 100편』 맛있고 몸에 좋은 것만 찾는 세상 얄밉다―공선옥 『행복한 만찬』 그는 담 밖 세상을 누뜨게 해준 스승―이청준 『별을 보여드립니다』 지루한 여름날을 넘기는 법―조나 레러 『프루스트는 신경과학자였다』 죽기 전, 완벽하게 정직한 삶 살고 싶다―박경리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반 고흐의 손이기도 했다. 감자를 먹는 저 손… 정직한 노동을 한 저 손은―빈센트 반 고흐 『반 고흐, 영혼의 편지』 3부 그리움을 위하여 천진한 얼굴 가지신 아담한 노신사 신원의 문학 보석처럼 빛나던 나무와 여인

Description

등단 40년, 세대를 뛰어넘는 ‘시대의 이야기꾼’ 박완서 4년 만에 출간된 2010년 최신작! “쓰는 일은 어려울 때마다 엄습하는 자폐自閉의 유혹으로부터 나를 구하고, 내가 사는 세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지속시켜주었다.” 박완서 신작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가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이 산문집은 세상으로부터 작가의 몫으로 떠넘겨받게 된 시대에 대한 소슬한 관조와 사사롭게 만나는 자연과 생물, 그리고 사람에 대한 따뜻한 사유의 결정(結晶)이라 할 수 있다. 4년 동안 쓰여진 글을 모은 이 산문집은 세대를 넘나들며 과거와 현재를 파노라마 같은 온갖 색조로, 그윽하게 뿌리내린 사유의 세계는 그의 작품의 원형이 된 자신의 삶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솔직 담대한 사실주의 그림과 같은 리얼리티를 담고 있어 더더욱 울림이 크다. 이번 산문집이 노작가만의 연륜과 성찰이 돋보이는 것도 바로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이 진솔함 때문일 것이다.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에는 사람과 자연을 한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새삼 발견하게 된 기쁨과 경탄, 그로 인한 감사와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내 소유가 아니어도 욕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음과 “살아 있는 것들만이 낼 수 있는 기척”을 감지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대목은 작가의 자연에 대한 사랑을 강한 메시지로 전달한다.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의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작가에겐 못 가본 곳, 곧 미지의 세계에 대한 기대와 소망의 충일함이 가득하다. 그곳에는 아직도 만나야 할, 다 하지 못한 새롭고 경이로운 시간이 작가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산문집에서 작가는 꿈틀대는 생명력의 경이로움을 담아 “내 몸이 스밀 생각을 하면 죽음조차 무섭지 않아진다”라며 죽음과 가까워진 생에 대한 담백한 성찰 또한 거침없이 고백하고 있다. 죽음을 초월한 초월자의 숨결이 느껴지는 이 말은,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을 잃은 상실감을 체험한 후 고통에의 의지로 죽음을 인정하게 된 후에야 비로소 ‘생명’이란 존재에 이르는 삶을 체험하게 된 고백이다. 아울러 “나를 스쳐 간 시간 속에 치유의 효능도 있었던 것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지금까지의 자신의 삶을 보듬고 다독여준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한다. 작가는 자신에게 자상하고 따뜻한 품이 되어준 김수환 추기경, 작가가 자신 안에 칩거해 세상을 등지고 있을 때 세상 속으로 이끌어준 박경리 선생, 더는 전락할 수 없을 만큼 전락해버린 불행감에 도취되어 있을 때 그 어리석음을 깨닫게 해준 박수근 화백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삶에 보석처럼 빛나는 이들을 떠올리며 그들이 다 주고 가지 못한 사랑을 애달파 한다. 한편 이 책을 통해 작가는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도 아끼지 않는다. “경제제일주의가 만들어낸 황폐한 인간성”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무너져 내린 남대문, 천안함 침몰 사건 앞에서 오히려 작가 자신의 “뻔뻔스러운 정의감”과 “비겁한 평화주의”에 대한 반성은, 단순한 한 개인을 넘어 한국현대사를 온몸으로 견뎌온 역사의 증인으로서 작가만의 상처를 되새겨본 반성이자 말할 수 없는 연민과 회한을 담고 있다. 또한, ‘친절한 책읽기’라는 제목으로 2008년 한 해 동안 신문에 연재했던 ‘책 너머 본 세상’ 이야기인 서평을 함께 실었다. 자신은 이 글을 “쉬엄쉬엄 쉬어갈 수 있는 책을 골라 읽다가 오솔길로 새어버린 이야기”들이라고 했지만, 책 한 권 한 권마다 삶의 제각기 자국들을 새겨놓은 글이어서 ‘박완서가 책과 소통하는 세계’의 색다른 재미와 깊이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글들이다. ‘영원한 현역’이라는 별명을 가진 작가답게, “기력이 있을 때까지는 계속 글을 쓸 것”이라는 박완서는 여전히 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서 예전처럼 빨리 쓰지는 않지만 좋은 문장을 남기고 싶어서 더 공들여 쓴다.” 지금도 머릿속으로 작품 생각을 하면 뿌듯하고 기쁘다”는 그의 의지는 대지와 같은 생명력이 담뿍 담겨져 있다. 작가는 등단 40주년이라는 것에 어떤 큰 구속도 느끼지 않는다. 그것은 작가로서나, 한 인간으로서 존재의 영속성에 대한 끝없는 탐구로, 작가가 아직 가지 못한 길, 어딘가에 있을 더 아름다운 길을 찾아 나설 자유를 향한 의지와 내적인 충동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산문집이 작가의 현재를 읽는 즐거움은 물론 미래를 읽는 설렘까지 가져다주는 이유가 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아울러 살아 있는 거목이라는 진부한 찬사를 동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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