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1920~30년대 근대 일본의 문화사
1990년대 말 유행처럼 불기 시작한 한국 근대에 대한 연구가 진척된 지 10여 년이 되어간다.
한국의 식민지 상황과 식민지 경험에 대한 이해가 진행되면서, 보다 넓고 다층적인 시각으로 한국 근대에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식민지 조선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같은 일본 세력 안에 배치되어 있었던 타이완이나 만주와의 비교적 관점이 필요하며, 식민국과 피식민국 내부에 존재했던 다층적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식민국 및 피식민국 관리와 개인들의 다양한 경험과 이견들뿐만 아니라, 이들이 서로 상충하면서 빚어지는 수많은 우연과 역학관계를 드러내는 작업을 통해 한국 근대에 대한 입체적 조망이 가능할 것이다.
새로운 연구 관점과 방법의 모색에 이 책은 유용한 단서를 제공한다.
이 책은 이와나미 문고가 기획한 '근대 일본의 문화사'시리즈 중 하나이다. 총 10권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는 19세기부터 1955년 이후까지 시대별로 편성되었는데, 1920~30년대에 해당하는 부분은『편성되는 내셔널리즘』과 『확장하는 모더니티』라는 두 권의 책이다. 이 책은 후자를 번역한 것이다. 이 시리즈를 기획한 편집위원들은 근대 일본을 불안정하고 유동적인 영역으로 이해한다. 역사를 동적인 것으로 규정함으로써, 과거와 현재는 직선적이고 고정적인 인과관계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와 같은 새로운 역사 연구는 기존 연구가 도외시하고 은폐했던 사실들에 말을 거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책의 저자들은 구체적으로 1920~30년대에 대한 기존 연구에 함축된 한계를 명확히 하고, 이 한계가 어떤 전제조건에 의해 만들어졌는지를 꼼꼼히 추적하였다. 그럼으로써, 기존의 연구들처럼 모더니즘의 1920년대 파시즘의 1930년대로 시대를 분할하는 관점이 아닌, 동전의 양면처럼 모더니즘과 파시즘이 함께한 시대로서 1920~30년대를 새롭게 조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