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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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에 따라 도서관이 번성하고 쇠퇴하다 20년 전 디지털도서관이 등장했을 때, 교수님은 학생들에게 질문하였다. 20년 후에도 도서관이 존재할까? 20년이 지난 오늘 도서관은 사라지지 않고 대신 다양하게 변화되었다. 왜 20년 전에 도서관이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을까? 아마 그때는 디지털도서관 등장에 대해 도서관 역사의 한쪽 측면만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리스 시대에는 국가 공문의 오류 방지를 위해 지역에 도서관이 설치되었다. 당시는 사람들이 하나 하나 필사를 하였기 때문에 원본을 유지할 표준 기관이 필요했다. 통일된 국가 명령의 전달을 위한 기관으로 도서관이 존재하였다. 이집트에서 그리스 문화를 전승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전 세계의 지식을 한 곳에 모아서 세계 지식의 표준을 만들려고 하였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시도는 후에 대학도서관의 모델이 되었으며, 도서관은 1,000년 이상 지속되었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지중해에서 인도까지 정복한 알렉산더 대왕의 휘하 장군 출신인 프톨레마이오스 1세에 의해서 건립되었는데, 당시 주변에 그의 권력을 따를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도서관을 건립하고 전 세계에 사람들을 보내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위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그 후 시간이 지나면서 왕국이 쇠퇴하고 국가의 예산도 줄어들어 도서관에 대한 지원은 점점 줄어들었다. 마치 모든 생명체가 새로 태어나고, 성장하고, 늙어가는 것처럼, 인류 최대의 도서관도 점점 쇠퇴하였다. 한 쪽이 권력이 줄어들면, 다른 쪽의 권력이 생겨나는 것처럼 이슬람 세계에 새로운 도서관이 탄생하였다. 당시 스페인에서 인도까지 영토를 넓힌 이슬람 세계에서는 지혜의 전당이라는 도서관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모습을 이어 받았지만,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였다. 지혜의 전당은 세계 각국어로 되어있는 자료를 아랍어로 번역하여 시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그리스어 위주의 장서를 소장하여 학자들 중심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면, 지혜의 전당은 모든 국민을 위한 도서관이었다. 과거 도서관이 권력자 및 그 주변 사람을 위한 곳이었다면, 이제 도서관은 점점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었다. 또 다른 세상인 중국에서는 다른 형태의 도서관이 발달하고 있었다. 이집트의 왕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통해 세계의 모든 지식을 수집하여 통제하려고 하였다면, 중국의 왕은 소위 분서갱유라는 말로 표현되듯이 세계의 모든 지식을 파괴하여 지식을 통제하려 하였다. 이 결과로 도서관의 역사는 동양과 서양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서양의 도서관이 지식을 통합하려는 대형 도서관으로 발달하였다면, 중국에서는 소규모로 분산된 개인도서관이 발달하였고, 각 도서관에 소장된 장서의 특징을 통합적 모아서 기술한 서지가 발달하였다. 중세시대가 끝난 유럽은 새로운 힘이 등장하였다. 과거 특정 계층에 의해서 독점되었던 지식이 대학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유럽 곳곳에서 대학이 만들어지면서 대학도서관이 도서관의 중심으로 탄생하였다. 학생들은 대학도서관에서 공부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나갔다. 이때 인쇄술의 발명으로 책의 양이 급속도로 확장되었다. 대학도서관은 개별적으로 책을 모아 자체적으로 대학의 심장 역할을 강화하였다.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면서 유럽의 몇몇 국가는 과거 로마제국과 같은 힘을 갖게 되었고 이와 동시에 국가도서관을 발전시켰다. 프랑스와 영국이 대표적인 국가로 이들의 국가도서관은 당시 세계 도서관을 대표하였다. 이들 도서관은 전 세계의 책들을 끌어 모아 도서관에 소장하여 과거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하였다. 도서관 장서가 증가하면서 도서관 건물과 운영을 위한 새로운 방법들이 만들어지고 사서의 역할도 변화하게 되었다. 프랑스 대혁명은 권력의 변화를 가져왔다. 많은 권력이 왕과 귀족에게서 시민들에게 넘어가면서 시민들을 위한 공공도서관이 새로 등장했다. 시민 누구나가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분류 및 목록 시스템이 개발되고 사서의 역할 또한 변화되었다. 드디어 도서관은 모든 사람에게 문을 열어 누구나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도서관은 여러 곳에 설치되어 누구나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되면서 도서관은 또 다시 변화하게 되었다. 여러 도서관이 서로 통합하여 한 곳에서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고, 디지털을 이용한 도서관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합해지기도 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도서관이 만들어지고 사라지고 있다. 미래에는 어떤 도서관이 나타날 것인가? 미래의 도서관은 우리가 과거에 보았고 지금 보고 있는 도서관과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 다만 지식과 정보를 기록하는 매체가 변화될 뿐 도서관의 역할과 기능은 별반 차이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며, 새로운 권력이 등장하여 그 권력을 위한 도서관이 탄생할 것이다. 도서관의 역사는 강남대학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기술되었다. 책을 기술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많이 발견하며 즐거움을 느꼈지만 동시에 너무 지식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 다시 좀 더 깊이 있는 도서관의 역사를 준비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이 책이 출판될 수 있도록 도와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그 분들이 없었다면 이 책은 출판될 수 없었을 것이다. 강남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