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 나츠메가 그리는 인연과 동료애, 그 마지막 이야기!
절제된 연출과 대사, 독특한 느낌의 단아한 시대극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무라이 로망『납치사 고요』가 8권으로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유약한 성격의 사무라이 마사노스케와 과거의 상처를 간직한 야이치, 두 인물을 중심으로 사람들 간의 인연과 인과관계를 그려낸 『납치사 고요』는 오노 나츠메 작가 특유의 절제된 연출과 대사, 독특한 느낌의 그림체로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으로, 2010년 일본 후지TV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금까지의 줄거리
출중한 무술 실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두려워하는 성격 탓에 고향의 영주에게 버림받은 사무라이 아키츠 마사노스케. 영주에게 내쳐진 자신의 처지로 인해 가문에까지 피해가 갈 것을 염려하여 고향을 등진 채 에도로 올라온다. 에도에 온 마사노스케는 유약한 성격을 고친 후 다시 임관(任官)하겠다는 일념 하에 하루벌이를 하며 근근이 살아간다. 그런 마사노스케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내 야이치가 나타난다. 자신에게는 없는 여유롭고도 자유로운 모습의 야이치에게 끌린 마사노스케. 그런데 함께 일하자는 야이치의 제안에 이끌려 발을 디딘 곳은 다름 아닌 납치를 업으로 삼은 집단 ‘고요(五葉)’였다. 마사노스케는 자신이 ‘납치’라는 불의에 손을 담갔음을 알고 괴로워한다. 하지만 고요의 구성원들과 조금씩 가까워지며 마음을 열기 시작하고, 점차 ‘고요’의 구성원들을 이어주는 구심점이 되어가며 갈수록 달라지는 면모를 보인다.
한편 야이치는 고요의 두목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과거와 속내를 고요의 구성원들에게조차 털어놓지 않을 만큼 비밀스럽다. 평소 무심한 표정으로 ‘시시하다’는 말을 버릇처럼 내뱉지만 문득문득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야이치. 사실 야이치의 본명은 ‘사에구사 세이노신’으로, 어린 시절 양자로 들어간 집에서 적자가 태어나자 납치로 위장하여 살해당할 뻔한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었다. 자신이 집에서 쫓겨난 뒤 믿고 따르던 하인 야이치마저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절망한 그는 도둑패인 ‘바쿠로’에 가담한다. 바쿠로에서 ‘안개 속의 세이’라 불리던 그는 분노와 절망으로 가득 차 사람을 죽이는 일도 서슴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홀연히 패거리를 빠져나와 ‘야이치’로 이름을 바꾼 채 에도에서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야이치의 주변에 과거 바쿠로의 패거리였던 인물들과 ‘세이노신’을 알고 있는 관리 ‘야기’가 등장하면서 야이치의 과거가 하나둘씩 밝혀지기 시작한다. 매듭짓지 못했던 과거의 일들로부터 점차 압박을 느끼며 흔들리기 시작하는 야이치. 그리고 그런 야이치를 바라보는 마사노스케. 어느 샌가 마사노스케와 야이치의 모습은 뒤바뀌어 있었다.
의심, 그리고 갈등. 하지만 돌아갈 곳은…
납치사 고요, 대단원의 막이 오르다!
지난 권에서는 야이치의 모든 과거가 밝혀지고, 쫓기는 야이치를 보호하기 위해 마사노스케가 처음으로 사람을 죽이면서 극의 전개가 절정에 달했다. 이번 8권에서는 등장인물들을 둘러싼 갈등이 전면에 드러나고, 과거의 의혹들이 하나둘 정리되면서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마사노스케는 동생 분노스케가 뇌물을 써서 출세를 꾀한 사실을 알게 되자, 이전까지와는 다른 의젓한 모습으로 형으로서 마지막 충고를 건넨다. 그 무렵 거리에는 납치 일당 '고요'에 대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다. 그 동안 철저히 비밀에 부쳐 행동 해왔던 고요. 그렇다면 밀고자는 대체 누구인가… 고요 일당은 서로를 믿지 못하고 그만 의심의 구렁텅이에 빠져버린다.
한편 야이치는 자신의 옛 동료였던 흉터가 있는 사내, ‘진’과 맞대면한다. 야이치의 처분을 야기에게 맡기는 진. 관리의 직분에 맞게 행동하기 위해서라면 야이치를 체포해야 하지만, ‘세이노신’으로서의 야이치의 과거를 알고 있기에 고민에 빠져드는 야기. 그리고 야이치와 고요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마사…
이대로 소중한 동료들과 함께 할 곳을 잃어버리고 마는 것인가? 납치 일당 ‘고요’를 중심으로 인연과 동료애의 소중함을 그려나가는『납치사 고요』, 그 마지막 이야기가 지금 펼쳐진다!
‘잊을 수 없어… 고요의 인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한 마지막 권의 특전!
결국『납치사 고요』는 마사노스케와 야이치를 포함해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고요 일당이 만나 서로의 존재를 통해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인연을 맺어간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8권에서도 역시 이전과 변함없는 오노 나츠메 작화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간결한 대사 속에 전해지는 비장함과 함축미, 그리고 여전히 매력적인 캐릭터 묘사와 그림은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 것이다. 게다가 이전 권에 비해 더욱 두툼한 페이지 수가 마지막이라는 독자들의 아쉬움을 달래준다.
무엇보다도 독자들이 가장 기뻐할 선물은 고요 일러스트 엽서 세트일 것이다. 애니북스는『납치사 고요』완결을 기념하여 각 권의 표지 일러스트가 담긴 엽서 세트(8매)를 제작, 초판에 한하여 증정한다. 작품 사용 허가에 엄격하기로 소문난 오노 나츠메 작가가 이번 엽서 제작을 특별히 승낙한 것은 그동안『납치사 고요』를 사랑해주고 완결 출간에 진한 아쉬움을 느낄 한국 독자들에 대한 작은 보답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