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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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세월을 바라보는 깊은 눈. 무수한 인상의 단면들을 아름답게 이어 간 버지니아 울프의 대표작. ■ 국립중앙도서관 선정 청소년 권장도서 50선 ■ 르몽드 선정 <20세기 최고의 책> ■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읽어야 할 1001권의 책> ■ 2008년 한국경제신문 조사 국내외 명문대생이 즐겨 읽는 고전 ■ 2004년 <한국 문인이 선호하는 세계 명작 소설 100선> ■ 2003년 국립중앙도서관 선정 <고전 100선> ■ 1993년 서울대학교 선정 <동서 고전 200선> ■ 1966년 동아일보 선정 <한국 명사들의 추천 도서> 이렇게 글이 쉽게 써지고 이렇게 상상이 뻗어 나가기는 처음이다. (……) 이것은 내가 제대로 들어섰다는 증거이며, 내 영혼에 열린 어떤 열매에도 이제 손이 닿으리라 생각한다. -1926년 2월 23일, 버지니아 울프의 일기 중에서 『등대로』는 마르셀 프루스트, 제임스 조이스와 함께 <의식의 흐름>이라는 실험적인 서술 기법을 발전시키며 20세기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버지니아 울프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등대에 가고 싶어 하는 한 아이의 바람으로 시작한다. 부정적인 말들을 무심하게 내뱉는 아버지와 아이가 희망을 잃지 않도록 자상하게 달래는 어머니, 울프는 바닷가의 낡은 저택을 배경으로 한 가족과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그려 간다. 인물들의 머릿속에 무수히 각인되는 인상과 순간순간 떠오르는 철학적 깨달음은 <등대를 향한 여정>을 따라 유려한 문장들로 엮인다. 작가 자신이 <평생 어느 때보다도 쉽고 자유롭게 글을 쓰고> 있으며, <내 영혼에 열린 어떤 열매에도 이제 손이 닿을 것 같다>고 했을 만큼, 『등대로』는 버지니아 울프라는 작가의 기량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울프는 또한 『등대로』를 통해 자신의 유년 시절과 부모의 삶을 재현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은 그녀는 오랜 기간 부모에 대한 기억에 사로잡힌 채 살아왔지만 이 작품에서 그들의 온전한 초상을 그려 냄으로써 그 기억들을 마음 한구석에 묻어 버릴 수 있었노라고 말한다. 주인공 램지 부인과 램지 씨의 모습을 통해 부모의 모습을 떠올리는 그녀는 그들을 관찰하는 릴리에게 자신을 투영해 작품을 쓰는 도정 그 자체를 또 하나의 등대행으로 승화시킨다. 전작 『댈러웨이 부인Mrs. Dalloway』(1925)의 초고를 마치자마자 구상하기 시작한 이 작품은, 주제나 기법 면에서 서로 일맥상통하는 점이 많다. 전작이 삶과 죽음, 세월, 여성의 정체성 등을 다루었다면, 이 소설은 그런 주제들을 계속 파고들면서 예술가로서의 성찰을 더해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자기만의 방A Room of One’s Own』(1929), 『3기니Three Guineas』(1938) 등의 에세이들도 이 작품을 쓰는 동안 차츰 드러난 독립적 여성의 정체성이라는 문제의식을 여성에 관한 일련의 강연을 통해 발전시킨 것이다. 특히 이것은 자전적 소설이라는 점에서도 작가의 심중에 가장 가까운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울프는 일찍이 20대에 쓴 「회상Reminiscences」(1907)에서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풀어 놓은 바 있으며, 만년에 이르러서는 「과거의 스케치A Sketch of the Past」(1939~1940)라는 좀 더 긴 글에서 어머니와 아버지, 자신의 어린 시절 등을 회고한다. 이런 자전적 기록들을 보면, 『등대로』는 아주 세세한 데까지 작가 자신의 추억들로 점철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