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한 세계가 끝나는, 아니 한 천년기가 막을 내리는 상황을 불과 몇 년 앞둔 이 시점의 지구촌은 어떤 모습인가? 1999년에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맞을 것 같지는 않지만 세기말의 빛깔은 잿빛이다. 냉전의 종식을 뒤이은 것은 평화가 아니라 제3세계와 전(前) 제2세계 곳곳에서의 전쟁과 무정부상태이고,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과 나머지 세계 사이의 간극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인류가 어디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가를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나아가 인류의 미래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판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까지 인류가 어떠한 길을 걸어왔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왔는가(또는 해결하지 못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될 것이다. 에릭 홉스봄의 이 책은 '우리 시대'인, 방금 막을 내린 '단기(短期) 20세기'를 다루고 있다.「극단의 시대」가 당분간 21세기의 20세기 사가들의 필독도서가 될 것이라는 평자들의 지적이 타당한 보다 중요한 이유는 이 책이 진정 "20세기의 자서전"이 될 자격이 있다는 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