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마이 네임

샤넬 밀러
544p
Where to buy
Rating Graph
Avg4.4(9)
Rate
4.4
Average Rating
(9)
미국 미투 운동의 불을 댕긴 2015년 스탠퍼드대 성폭력 사건의 익명의 피해자 ‘에밀리 도’가 4년 만에 진짜 이름으로 털어놓는 그날과 이후의 날들. “성폭력 피해자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바이블”이자 “성폭력에 관해 대화하는 방식을 영원히 바꿔버린 책”으로 평가받는다. 2015년 1월 17일, 스탠퍼드대 파티에서 만취해 필름이 끊긴 샤넬 밀러를 성폭행한 브록 터너는 ‘완벽한 유죄’였다. 목격자들이 있었고, 터너는 도주하다 붙잡혔으며, 현장에는 증거가 널려 있었다. 그러나 1년 반 동안 이어진 재판에서 밀러는 ‘화장실에 숨어 있고 싶을 만큼’ 수치심과 고립감을 느껴야 했고, 터너는 고작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그러고도 3개월이 깎였다. 끝이라고 여겨진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다시 시작되었다. 밀러가 법정에서 최후 낭독한 <에밀리 도의 피해자 의견 진술서> 전문이 ‘버즈피드’에 게시되면서 나흘 만에 1100만 명에게 읽힌 것이다. 의회는 낭독회를 열었고, 진술서는 전 세계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담당 판사는 파면당했다. 그리고 2019년 ‘에밀리 도’는 자신의 진짜 이름 ‘샤넬 밀러’로 돌아와 더 크고 깊은 뒷이야기를 풀어냈다. ‘그 기억에 이름을 붙이지 않기’ 위해, 그래서 ‘자신에게 이름을 붙이기’ 위해, 그리고 다른 피해자들 옆에 서 있기 위해. 이 책은 사건 이후 피해자가 맞닥뜨리는 가해자 보호 문화와 좌절감을 안기는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랄한 고발장이자, 하루아침에 무너진 성폭력 피해자의 삶과 내면에 관한 생생한 비망록이다. 문학을 전공한 지은이는 사건 이후 일상이 어떻게 뒤죽박죽이 되어가는지, 쉽게 말하는 ‘치유’가 실제로는 어떻게 가능한지, 다른 범죄에서와 달리 이름을 감추고 살아가는 성폭력 피해자가 피해자로만 정의되는 것을 넘어 어떻게 이름을 되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 고통과 유머가 교차하는 섬세한 에세이로 탄생시켰다.

[디아스포라영화제 개최]

단, 5일 간 인천에서 만나요!

디아스포라영화제 · AD

Rating Graph
Avg4.4(9)

[디아스포라영화제 개최]

단, 5일 간 인천에서 만나요!

디아스포라영화제 · AD

Author/Translator

Comment

1

Table of Contents

들어가는 말 1 … 12 2 … 54 3 … 92 4 … 124 5 … 158 6 … 200 7 … 228 8 … 297 9 … 333 10 … 380 11 … 397 12 … 426 13 … 450 14 … 483 감사의 말 부록: 에밀리 도의 피해자 의견 진술서

Description

“이 책에는 행복한 결말이 없다. 행복한 부분은, 결말 같은 건 없다는 점이다” 성폭력에 관해 대화하는 방식을 영원히 바꿔버린 책! ★ 2019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수상 ★ 아마존·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홍승은 작가 추천 ★ 뉴욕타임스 북리뷰, 워싱턴포스트, 타임, 엘르, 시카고트리뷴 ‘2019 최고의 책’ 선정 미국 미투 운동의 불을 댕긴 2015년 스탠퍼드대 성폭력 사건의 익명의 피해자 ‘에밀리 도’가 4년 만에 진짜 이름으로 털어놓는 그날과 이후의 날들. “성폭력 피해자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바이블”이자 “성폭력에 관해 대화하는 방식을 영원히 바꿔버린 책”으로 평가받는다. 2015년 1월 17일, 스탠퍼드대 파티에서 만취해 필름이 끊긴 샤넬 밀러를 성폭행한 브록 터너는 ‘완벽한 유죄’였다. 목격자들이 있었고, 터너는 도주하다 붙잡혔으며, 현장에는 증거가 널려 있었다. 그러나 1년 반 동안 이어진 재판에서 밀러는 ‘화장실에 숨어 있고 싶을 만큼’ 수치심과 고립감을 느껴야 했고, 터너는 고작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그러고도 3개월이 깎였다. 끝이라고 여겨진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다시 시작되었다. 밀러가 법정에서 최후 낭독한 <에밀리 도의 피해자 의견 진술서> 전문이 <버즈피드>에 게시되면서 나흘 만에 1100만 명에게 읽힌 것이다. 의회는 낭독회를 열었고, 진술서는 전 세계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담당 판사는 파면당했다. 그리고 2019년 ‘에밀리 도’는 자신의 진짜 이름 ‘샤넬 밀러’로 돌아와 더 크고 깊은 뒷이야기를 풀어냈다. ‘그 기억에 이름을 붙이지 않기’ 위해, 그래서 ‘자신에게 이름을 붙이기’ 위해, 그리고 다른 피해자들 옆에 서 있기 위해. 이 책은 사건 이후 피해자가 맞닥뜨리는 가해자 보호 문화와 좌절감을 안기는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랄한 고발장이자, 하루아침에 무너진 성폭력 피해자의 삶과 내면에 관한 생생한 비망록이다. 문학을 전공한 지은이는 사건 이후 일상이 어떻게 뒤죽박죽이 되어가는지, 쉽게 말하는 ‘치유’가 실제로는 어떻게 가능한지, 다른 범죄에서와 달리 이름을 감추고 살아가는 성폭력 피해자가 피해자로만 정의되는 것을 넘어 어떻게 자신의 이름을 되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 고통과 유머가 교차하는 섬세한 에세이로 탄생시켰다. “그는 감방에 앉아 있을지는 몰라도, 자기 몸에서 내쫓긴 기분이 어떤 건지 절대로 모를 것이다” 이름을 숨긴 채 살아가는 성폭력 생존자의 일상 그 숨 막히는 미로에 관한 슬프고 아름다운 기록 반세기가 지나 세상에 알려진 ‘위안부’ 문제부터 최근의 ‘n번방’ 사건까지 충격을 안긴 성폭력 증언의 현장에는 늘 피해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다른 범죄 피해자와 달리 성폭력 피해자의 대다수는 이름을 숨긴 채 평생을 살아가거나 신고조차 포기한다. 포토라인에 선 가해자를 향해 울부짖거나 원망을 퍼붓는 모습도 볼 수 없으며, 기사에는 늘 A씨나 B씨로 이름이 지워진 채 언급된다. 그 많은 피해자들은 사건 이후 어떤 일상을, 어떤 생각과 어떤 기분으로 살아갈까? 2015년 미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스탠퍼드대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이자 이 책의 지은이 샤넬 밀러도 피해자의 ‘얼굴’을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1월 17일 밤, 자신이 피해자가 되기 전까지는. 강간 키트 검사를 마친 후, 밀러가 얼결에 받은 허름한 책자에는 그가 앞으로 겪게 될 지옥 같은 시간이 적혀 있었다. “사건 이후 0~24시간: 무감각, 경미한 어지럼증, 알 수 없는 두려움, 충격/ 2주~6개월: 건망증, 탈진, 죄책감, 악몽/ 6개월~3년 이상: 고립감, 기억이 갑자기 한 번씩 되살아남, 자살 충동, 일을 하지 못함, 약물 남용, 관계의 어려움, 외로움.” 예언은 적중했다. 매일 매 순간 깨닫는 피해자라는 신분,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눈물, 집 안에서도 엄습하는 공포, 딸의 피해 사실을 전해 듣는 부모님의 처음 보는 표정, 슬퍼하는 동생과 애인에게 괜찮다고 말하는 일의 고단함, 직장 상사와 친구들에게 아무 일 없는 척할 때의 메스꺼움, 불규칙한 재판 일정으로 무너져가는 삶의 계획들과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자신에 대한 의심까지. 이 책은 성폭력 피해자가 된 지은이의 일상과 감정 변화를 세밀하게 그려내며, 지은이의 시간과 내면으로 독자를 깊숙이 끌어당긴다. 유려하고 흡인력 있는 문장들이 성폭력 피해자의 시간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이 책은, 물론 모든 피해자의 진실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지은이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몰랐거나 멀게만 느껴졌던 피해자들이 실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다는 점, 우리에게 익숙하고 친근한 얼굴을 하고 있다는 점, 그들이 그런 얼굴을 유지하기 위해 매 순간을 발버둥치며 살아간다는 점을 알게 된다. 지은이는 “피해자는 당신 주위의 모든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괜찮아요.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전 기억이 안 나요. 그치만 엄마 아빠가 그걸 신문 같은 데서 읽으면 끔찍하잖아요. 그러니까 읽지 마세요. 제발 읽지 말아요, 정말로. 더는 말이 나오지 않아서 나는 정신 나간 사람처럼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부모님은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뭐가 됐건 내가 하려는 이야기를 마치기를 기다리면서. 그리고 나는 부모님이 알았다! 네가 괜찮다니 기쁘구나! 하고 말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두 분은 아무 말이 없었다. 내 눈에 들어온 건 엄마의 미동 없는 얼굴, 점점 어두워지는 엄마의 표정이었다. 엄마의 눈이 두 개의 검은 구멍이 되었고, 목소리가 낮고 침착하게 나왔다. 그 격렬함에 나는 말문이 막혔다. 그 방의 분위기를 참을 수가 없었다.”(75쪽) “우리가 해야 하는 진짜 질문은 ‘왜 신고를 안 했어?’가 아니라 ‘너라면 왜 할 건데?’이다” 목격자도 증거도 있었던 스탠퍼드대 강간범은 어떻게 3개월 만에 풀려났을까? 인생의 항로가 순식간에 바뀌던 그날 밤, 밀러가 한 일이라고는 오랜만에 만난 동생을 따라 캠퍼스 파티에 간 것, 컨디션 난조로 평소보다 빨리 술에 취해 의식을 잃은 것뿐이었다. 깨어나 보니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쏟아졌다. 자신이 쓰레기통 뒤편 길바닥에서 강간을 당하고 있었으며, 옷이 벗겨져 신체 부위가 드러나 있었고, 자전거를 타고 가던 학생 두 명이 도주하는 범인을 붙잡았으며, 이제 자신은 강간 키트 검사를 받으러 가야 한다는 것. 기나긴 고통의 출발점이었다. 목격자도 증거도 충분했던, ‘피해자에게 유리한’ 성범죄의 피해자였음에도 밀러는 재판에서 끝없이 피해를 증명해 보여야 했다. “주량은 얼마나 되는지”, “소변을 어디서 보았는지”, “살면서 필름이 몇 번이나 끊겨봤는지”, “남자친구와 독점적 관계인지”, “바람을 피워본 적 있는지”, “파티광인지” 같은 황당하고 무례한 질문들에 대답하면서 밀러는 어느 순간 질문의 룰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신에게는 렌즈를 들이밀어 배경이 사라지게 만든 뒤 고립시키는 룰이고, 터너에게는 렌즈를 뒤로 빼서 사건 이후 잃어버린 것과 유실된 잠재력에 대한 안타까움을 일으켜 사람들 속으로 섞여들도록 만드는 룰이었다. 마침내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지만, 백인 남성으로서 스탠퍼드대 장학생이자 뛰어난 수영 선수였던 터너는 판사의 너그러운 이해 아래 6개월 형을 선고받는다. 그리고 또다시 3개월을 감경받는다. 오랜 싸움 끝에 얻어낸 허무한 승리 앞에서 지은이는 “정의는 이런 모습인지 모른다고, 녹아서 뚝뚝 떨어지는 요거트를 들고 진이 빠져 앉아 있는 것인지 모른다”고 토로하며, 이런 현실에서 신고를 꺼리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은 “제정신을 희생해가면서, 피해자를 주저앉히도록 설계된 케케묵은 구조에 맞서 싸우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문제는 “피해자의 노력 부족이 아니라, 피해자가 안전과 정의와 회복에 이르지 못하도록 하는 시스템에 있다”는 것이

Collections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