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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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과 해탈을 얻는 불교 철학 자비와 지혜로 사람들의 마음을 깨우치다 기원전 6세기 고대 인도에서 태동한 불교는 기원 전후 중국에 전파되었으며 2500년 동안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전역에 자리 잡으면서 각국의 철학, 정치, 경제, 문화에 폭넓은 영향을 끼쳤다. 한국에는 372년 고구려 소수림왕 때 도입되었다. 불교는 그 창시자인 석가모니의 가르침대로 진리를 ‘깨달아’ 스스로 부처가 되는 것을 추구한다. 석가모니를 지칭하는 다른 이름인 ‘붓다’가 바로 ‘깨우친 사람’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붓다는 인연(因緣)을 꿰뚫어보고, 삶과 죽음을 들여다보고, 사랑과 미움의 감정을 넘어 자비심을 베풀고, 중생을 깨우쳤다. 또한 붓다는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마음에 맺힌 응어리와 원망을 풀고, 나쁜 마음을 멀리하여 외도에 빠지지 말라고 권고했다. 불교는 지혜이고 철리(哲理)이다. 대덕을 갖춘 고승의 언행과 이야기와 전설을 통해 우리는 불교의 진수를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수천 년 불교의 역사에서 지혜의 정수가 될 만한 이야기들을 집약시켜놓았다. 석가모니가 보리수 아래에서 ‘돈오성불(頓悟成佛)’하며 불교가 태동한 순간부터 후대의 고승들이 붓다의 가르침을 전한 숱한 일화들까지 망라되어 있어 한마디로 깨달음을 향한 불교의 산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각 이야기의 뒤에는 ‘불교의 지혜’와 ‘불교의 지식’을 보충했다. ‘불교의 지혜’는 각 이야기에 담긴 불교의 이치와 지혜를 집약하여 깨달음을 얻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또한 ‘불교의 지식’은 불교 철학사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역사적 사실들을 기술하여 불교의 문화적 배경과 지식을 넓힐 수 있도록 했다. 종교의 관점에서 본다면 불교는 세속과 동떨어진 수행과 고된 깨달음의 여정처럼 보이지만, 삶의 관점에서 본다면 좀 더 행복하고 충만하게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기 위한 지혜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경전 속에 숨어 있는 철학적 담론이 아니라 삶 속에 살아 숨 쉬는 깨달음의 요체로서 다가온다. 삶과 죽음을 넘어선 불교 철학의 지혜 불교를 태동시킨 석가모니는 고대 인도 샤카족의 왕자로 태어났다. 궁중에서의 풍요로운 삶만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어린 시절, 그는 어느 날 궁전 바깥으로 나갔다가 인간이 직면한 생로병사의 운명을 알게 된 후 깊은 슬픔에 빠진다. 그는 이를 계기로 삶의 번뇌에서 벗어나기 위한 깨우침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스물아홉이 되던 해에 가족에게 작별을 고하고 출가하기에 이른다. 이후 숱한 단식과 고행 등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에 정진한 그는 마침내 서른다섯이 되던 해 완전한 깨달음에 이르렀다. 석가모니가 도를 깨닫고 붓다가 된 것은 하늘에서가 아니라 인간세상에서 부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인간의 고통과 즐거움이 서로 비교되고 갈마드는 가운데 비로소 진정한 깨달음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는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집착이 무상한 것이며, 이 생에서 그 무상함을 깨닫는 것이야말로 해탈에 이르는 길임을 말해준다.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기에 삶이 있다. 이와 관련한 일화를 하나 살펴보자. 어린 자식을 잃은 늙은 아낙이 있었다. 사랑하는 자식을 먼저 보낸 슬픔에 그이는 울음을 그칠 수 없었고, 홀로는 살고 싶은 마음이 없어 목숨을 끊으려 했다. 이때 붓다가 은은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저에게 불을 가져다주세요. 그러면 법술로 아들을 살려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불은 반드시 사람의 죽음을 경험해본 적이 없는 집안에서 얻어야 합니다.” 그 말에 늙은 아낙은 온 마을을 뛰어다니며 찾아보았지만 결코 그런 집안은 없었다. 그러자 붓다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군요. 하늘과 땅이 생겨난 뒤로 사람은 죽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지금 살아 있는 사람이 잘 살아야 하지요. 그런데 아들을 따라 죽으려 하다니요.” 불교가 전하는 지혜는 삶과 죽음을 넘어서 있다. 그것은 곧 이 생에서 끌어안고 있는 수많은 근심과 걱정을 초탈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옛날 중국의 유명한 고승인 혜능은 이런 게를 썼다. “보리는 본디 나무가 없고 밝은 거울 또한 받침대가 없네. 본래 한 물건도 없거늘 어디서 티끌이 엉겨 붙을까.” 사람은 본디 알몸으로 세상에 왔다가 알몸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대부분 속세의 인연에 어둡고 생과 사를 통찰하지 못하며 사랑과 미움에서 초탈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백 살을 살면서 천 가지 근심을 안고 산다. 천 가지 근심, 만 가지 걱정을 안고 살아도 결국 ‘덧없을[空]’ 뿐이니 차라리 구름과 바람을 즐기면서 지금 이 순간의 삶을 충만하게 살아가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불교가 말하는 해탈과 맞닿아 있다. 이야기로 풀어 쓴 불교 철학의 정수 이 책에서는 불교의 철리가 담긴 100가지 이야기들을 정선했다. 불교가 담고 있는 철학이나 사상을 붓다와 고승들에 관한 이야기로 쉽게 풀어 쓴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 형식을 취했다고 해서 그 논의의 수준이 간단한 것만은 아니다. 불교 철학의 정수를 빠짐없이 담고 있기에, 이 책의 역자도 말했듯이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하면서도 ‘철학적 엄밀성’을 놓치지 않고 있다. 이 이야기들은 전형적이고 대표성을 띠고 있으며 불교 사상의 정수를 집약하고 있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 속에 담긴 철리와 지혜를 터득한다면 불교의 역사, 인물, 사상을 대략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생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며, 생활 속에서 이 지혜를 활용한다면 여러 가지 문제를 타당하게 처리할 수 있고 참된 인생을 살아가는 데도 커다란 보탬이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스스로의 마음자리를 되돌아보는 데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풍부한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