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1970년대 그리고 1980년대 초반에 발생한 일련의 극적인 사건들은 우리에게, 국제관계에 중대한 변동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고, 안정되어 보이던 일련의 국제관계들과 이에 대한 인식들이 갑자기 한 쪽 구석으로 밀려나고 있다. 에너지 위기, 중동에서의 급변사태, 공산세계의 긴장상태를 목격하면서 정치지도자들, 학자들 그리고 국제관계 분야의 저명인사들은, 지금 국제사회에 이전 시기와는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고 있음을 지각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태의 진전과 정치, 경제 군사영역에서의 많은 사건들은, 국제역학관계의 전면적인 전환, 새로운 사회정치세력의 출현 그리고 국제외교질서의 재조정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사건들과 사태진전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종료 이후 형성된 비교적 안정된 국제체계가, 불확실한 정치변화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군사력 및 경제적 이해관계의 변화 그리고 정치적 재조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급진적인 사태들이 우리 시대에 처음으로 일어난 것은 아니다. 이미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도 지금의 규모와 비슷한 사태들이 발생한 바 있다. 정치적 불안정 및 급격한 변화의 시기에 경험하게 되는 위기의식은, 엄청난 불안과 우려를 동반한다. 특히, 사태진전이 우리의 통제를 벗어나는 경우 공포는 더욱 증대되며, 세계는 다시 한 번 국제적인 재앙 속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학자들, 언론인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현재 발생하고 있는 사건들의 패턴이 1914년 또는 1939년과 유사한지 확인하면서, 역사에서 교훈을 찾고자 한다. (도입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