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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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연극사에 길이 남을 수작 〈느릅나무 밑의 욕망〉! 노벨상과 네 번의 퓰리처상을 수상한 극작가 유진 오닐. 그가 미국 문학과 세계 연극사史에 끼친 영향은 실로 지대하다. 그런 그의 작품 중 〈느릅나무 밑의 욕망〉은 그의 자서전적 희곡 〈밤으로의 여로〉와 더불어 길이 남을 수작으로 정평이 나 있다. 청교도주의의 풍토가 지배하는 뉴잉글랜드 지방의 한 농가를 바탕으로, 농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인간 내면에 잠재하는 고독과 욕구불만을 자연주의적 수법으로 치밀하게 파헤쳐서 인간의 의식 밑의 암흑면을 드러낸 야심작이다. 오닐의 극작은 대개 3기로 나눌 수 있는데, 제1기는 사실적이기는 하나 낭만적 정서와 바다에 대한 동경이 주를 이루고 있고, 제2기는 수법적으로나 사상적으로나 원숙기로서 사회적 관심과 새로운 기법의 시도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제3기는 더 높은 정신세계를 상징하려고 하지만 소박한 매체에 의존함으로써 오히려 비예술적이면서 대중적인 작품을 양산하게 되었다. 〈느릅나무 밑의 욕망〉은 이러한 오닐의 제2기에 해당하는 작품으로서 그 절정을 보여주며, 오화섭 선생은 ‘톨스토이의 〈어둠의 힘〉을 연상시키는 걸작’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또한 ‘불길한 모성’을 나타내는 느릅나무, 욕망을 대변하는 농장 주변의 돌담 등 무대에서 보여주는 상징성은 〈느릅나무 밑의 욕망〉을 한결 더 매혹적으로 만드는 장치다. ◎ 인간의 소유욕과 애욕의 극명한 대립, 발표 당시 상연이 금지된 화제작! 〈느릅나무 밑의 욕망〉은 유진 오닐의 저항적 성격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작품으로, 발표 당시 반사회적·반도덕적이라 하여 상연이 금지되기도 하였다. 유아 살해, 근친 간의 불륜 등을 작품 내에서 다루어 당시 사회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청교도 신자로서 근면한 태도로 자갈투성이의 밭을 풍요한 농장으로 일구어 온 늙은 농부 캐봇, 캐봇의 후처의 아들로 농장은 본인과 본인의 어머니 것이라고 생각하는 에벤, 캐봇이 새로 맞이한 젊고 아름다운 세번째 아내 애비. 이들 세 사람은 모두 농장과 집에 대한 소유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으며, 이는 서로를 증오하게 되는 기제로까지 작용한다. 죽어서까지 농장을 가져가고픈 캐봇과 정당한 소유를 빼앗겼다 여기고 캐봇을 증오하는 에벤, 캐봇과의 결혼으로 농장과 집은 자신의 소유라고 생각하는 애비와 그런 애비를 적대시하는 에벤, 농장과 집에 대한 소유 의식을 달리하는 캐봇과 애비, 각각의 대립적 구도와 갈등적 상황은 이 작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며 이러한 갈등은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가져온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서로의 육체적 매력에 끌린 애비와 에벤은 캐봇의 눈을 피해 비도덕적인 사랑을 나누게 되고, 그 결과로 이들 사이에는 아이까지 태어난다. 하지만 자신의 아들인 줄로 알고 있는 캐봇은 농장과 집을 아기에게 물려줄 결심을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또다시 농장과 집에 관한 소유의 욕망이 오해를 낳아 급기야 애비는 자신의 손으로 자신이 낳은 아이를 죽이는 참혹한 짓을 저지른다. 부도덕한 모자 간의 사랑은 결국 진실한 사랑으로 귀결되기는 하지만, 이미 뒤틀린 인간의 욕망과 그 욕망이 낳은 죄는 사라지지 않는다. 캐봇은 계속 농장에 집착하게 되고, 애비와 에벤의 불륜적 사랑은 아이의 죽음과 함께 그들의 죄값을 치러야만 하는 상황에 연결된다. 결론적으로 〈느릅나무 밑의 욕망〉은 인간 내면의 뒤틀린 욕망의 귀착점을 상징적인 무대와 파격적인 소재로 보여준 작품이며, 이는 사회에 대한 저항인 동시에 사회에 울리는 경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