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1980년 이후 현대미술: 동시대 미술의 지도 그리기』는 제목이 알리듯 1980년대 이후 동시대 미술의 흐름과 특징을 정리한 현대미술사 가이드북이다. 저자는 동시대 미술의 다채로운 경향과 미적 경험의 영역을 탐색하면서 “현대미술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와 이에 포함된 세 가지 질문 즉 ‘현대’란 무엇인가, 무엇이 ‘미술’인가, 그리고 이 둘 사이의 교차점을 구성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길을 제시한다. 이 시기의 미술에는 우리 시대의 지식, 정치, 문화, 미학의 역사가 표현되고 각인되었으며 창작, 전시, 비평, 수용의 방향도 다변화했다. 이 책에서는 회화, 사진, 조각, 설치, 퍼포먼스, 비디오 아트 등 현대미술의 다양한 시도, 전 세계 개별 미술가와 단체의 활동을 풍부한 시각자료를 곁들여 알차고 명료하게 정리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는 미술계의 상황과 동시대성의 의미를 짚어보는 서론에 이어, 제1장에서는 1960년대 미술의 새로운 경향과 비평의 형식들, 곧 팝 아트와 미니멀리즘, 신구체주의, 프로세스 아트, 개념 미술을 비롯해 제도 비판과 페미니즘, 아프리카계 미국인 미술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제2장은 1977년에 개최된 《픽처스》전을 기점으로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로 이어지는 시기에 펼쳐졌던 ‘전유 미술’의 전개 과정을 다룬다. 제3장에서는 미국에서 전유 미술이 전개되던 당시에 유럽 미술계에 대두되었던 신표현주의와 회화의 귀환 양상을 정리하며, 제4장에서는 전시 환경의 다변화 경향 속에 미술의 공간을 거리와 대중매체 등 미술관의 외부에서 발견, 제시했던 미술가들의 시도와 그 현상의 의미를 짚어본다. 팝 아트와 미니멀리즘을 재소환하여 이른바 ‘상품 미술’의 세계를 일군 작가들에 할애된 제5장에 이어, 제6장에서는 ‘역사’를 주제로 삼은 동시대 작업을 살피면서 ‘과거’에 대한 미술가들의 헌신, 그리고 ‘기억’과 재현 및 그 비평적 수용의 문제를 탐색한다.
제7장은 신체와 관련된 작업들을 집중 조명하고, 제8장에서는 냉전의 종식과 함께 러시아와 중국에서 벌어졌던 사회 혼란과 미술의 다변화 현상을 살피면서 문화와 국가 사이의 접촉과 분쟁을 다룬 미술가들의 작업과 그 의미를 헤아려본다. 제9장은 세계화의 조류 속에 개인과 국가, 국제 체계 내에서 개인과 공동체의 정체성을 규명하려 한 쿠바와 라틴아메리카, 중동, 파키스탄, 일본 등의 다양한 미술 작품들을 소개한다. 제10장에서는 1970년대 이래로 미술 창작에서 관점을 확장하고 비평의 시야를 넓혔던 사례들을 재발견해 이를 새로운 형식과 기술로써 구현한 작업들을 두루 살펴본다. 여기에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추상과 재현의 관계를 탐구하고 내러티브의 치환을 실험했던 일군의 미술가들이 포함된다. 그리고 제11장에서는 동시대의 경험을 감각, 감시, 매체 등과 연관 지어 다루고 있는 전 세계 작가들의 작업과 그 의미를 탐색한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연대기적 서술 방식을 따르면서도 현대미술의 다채로운 주제와 방법론을 포용하여 우리 시대의 미술이 추구해온 여러 아이디어와 대안들을 다룸과 동시에 우리가 어떻게 동시대의 미술에 참여할 수 있을지를 조명한다. 따라서 동시대 미술의 흐름이 궁금한 이들은 물론, 관련 전공자나 연구자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필독서라 할 만하다. 이 책과 함께 미술의 의미와 특징, 그리고 미래에 관한 논의가 펼쳐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