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에 춤을 추어라

LeeSong Heeil · Social Science
527p
Where to buy
content
Rate
3.3
Average Rating
(5)
Comment
More

SNS와 강연·칼럼 등을 통해 기후-생태 이슈에 관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해온 영화감독 이송희일의 첫 단독저서이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 언급되는, 해수면 상승으로 침식되어가는 벵골만 땅에서 농사도 짓지 못하고 타지로 떠나지도 못한 채 생계를 위해 삼림자원을 찾다가 숲속 호랑이에게 잡아먹히는 방글라데시 ‘최하층’ 주민들은 전 세계 수많은 기후 난민들의 비극을 대변할 뿐 아니라, 지구 행성의 현재 난국을 다층적으로 보여준다. 즉 작가는 그들을 ‘기후위기 피해자’로 정체화하는 대신 이런 질문들을 던진다. 오랜 세월 홍수와 퇴적이 반복돼 비옥하기로 유명한 삼각주인 이곳의 물 재난은 정말 기후재난인가? 어째서 이곳의 호랑이 보호구역 지정으로 가난한 이들이 숲을 빼앗겼는가? 질문은 확장되어 이어진다. 한국인들이 화력발전소의 탄소 배출에 무심한 채 커피값 상승 소식에 짜증내는 동안, 왜 방글라데시의 하층민들은 목숨을 걸고 숲으로 들어가야 할까? 방글라데시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0.015%의 책임밖에 없는데 왜 저렇게 기후 격변에 ‘부자 국가’보다 먼저 시달려야 할까? ‘기후-생태 위기에 대한 비판과 전망’이라는 부제가 달린 『기후위기 시대에 춤을 추어라』는 ‘기후위기의 세계사’, 그리고 ‘기후정의운동의 세계사’라 할 만한 충실한 지도를 제공하는, 지금 이 사회에 긴요하게 읽힐 필독서로, 총 7장으로 구성된다.

Author/Translator

Table of Contents

프롤로그—호랑이 과부 1장 물 뜨는 여자들과 유칼립투스 물고기를 위한 섹스 산불 팬데믹 방화범은 누구인가 2장 기후위기의 심리학 정상성 편향 기후우울증과 솔라스탤지어 왜 외면하는가 3장 이메일을 지우면 산불이 꺼질까? 탄소 발자국 이데올로기 부자들의 환경주의 4장 제인 구달이 틀렸다 문제는 인구가 아니다 보존주의의 실상 야생 보존에서 REDD+까지 탄소 상쇄의 마법 5장 기후 장벽과 생태파시즘 지구 탈출의 꿈 테라포밍의 역사 억만장자들의 엑소더스 생태파시즘 인구폭탄과 맬서스주의 기후 아파르트헤이트, 기후 장벽 구명정과 우주선 6장 제국적 생활양식: 자동차를 파묻어라 파트리스 루뭄바의 어금니 코발트와 테슬라 전기차는 무엇으로 만들어지는가 자동차가 사람을 몰아내다 제국적 생활양식 여성 노동과 패스트패션 체란의 모닥불 혁명 7장 이야기의 행성 해바라기는 죄가 없다 생태사회주의와 탈성장 태양의 반란 무화과나무와 노동조합 들판의 행성 씨앗 폭탄 화성인이 지구를 정복할 때 에필로그—기후위기 시대에 춤을 추어라 참고문헌

Description

‘자동차는 춤을 추지 못한다. 자본은 춤을 추지 못한다. 자연의 피조물만 춤을 춘다. 춤을 출 수 없다면 그곳은 이미 죽은 행성이다.’ 기후위기 시대의 숨겨진 정치학과 지워진 이름들을 소환하는 ‘기후위기 세계사’ 자연의 재앙으로 이해되곤 하는 ‘기후위기’가 실은 가부장제 재앙이고, 자본주의 재앙이며, 인종주의 재앙, 다시 말해 명백한 정치적 재앙이라는 것을, 시공간을 넘나드는 방대한 자료와 풍부한 현장 사례, 치밀한 분석으로 논증하고 이 재앙에 어떻게 대처할지 전망하는 『기후위기 시대에 춤을 추어라』는 SNS와 강연·칼럼 등을 통해 기후-생태 이슈에 관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해온 영화감독 이송희일의 첫 단독저서이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 언급되는, 해수면 상승으로 침식되어가는 벵골만 땅에서 농사도 짓지 못하고 타지로 떠나지도 못한 채 생계를 위해 삼림자원을 찾다가 숲속 호랑이에게 잡아먹히는 방글라데시 ‘최하층’ 주민들은 전 세계 수많은 기후 난민들의 비극을 대변할 뿐 아니라, 지구 행성의 현재 난국을 다층적으로 보여준다. 즉 작가는 그들을 ‘기후위기 피해자’로 정체화하는 대신 이런 질문들을 던진다. 오랜 세월 홍수와 퇴적이 반복돼 비옥하기로 유명한 삼각주인 이곳의 물 재난은 정말 기후재난인가? 어째서 이곳의 호랑이 보호구역 지정으로 가난한 이들이 숲을 빼앗겼는가? 질문은 확장되어 이어진다. 한국인들이 화력발전소의 탄소 배출에 무심한 채 커피값 상승 소식에 짜증내는 동안, 왜 방글라데시의 하층민들은 목숨을 걸고 숲으로 들어가야 할까? 방글라데시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0.015%의 책임밖에 없는데 왜 저렇게 기후 격변에 ‘부자 국가’보다 먼저 시달려야 할까? ‘기후-생태 위기에 대한 비판과 전망’이라는 부제가 달린 『기후위기 시대에 춤을 추어라』는 ‘기후위기의 세계사’, 그리고 ‘기후정의운동의 세계사’라 할 만한 충실한 지도를 제공하는, 지금 이 사회에 긴요하게 읽힐 필독서로, 총 7장으로 구성된다. 1장 ‘물 뜨는 여자들과 유칼립투스’에서는 인위적으로 자연 흐름을 변경한 자본주의적-식민주의적 수문학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2장 ‘기후위기의 심리학’에서는 정상성 편향, 기후우울증 등 기후위기를 둘러싼 집단 심리를 이야기한다. 3장 ‘이메일을 지우면 산불이 꺼질까?’에서는 기후위기의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이데올로기와 억만장자들의 환경주의를 짚어본다. 4장 ‘제인 구달이 틀렸다’에서는 기후위기의 원인을 인구 증가에서 찾는 학자들을 비판하고 소위 보존주의에 도사린 위선을 드러낸다. 5장 ‘기후 장벽과 생태파시즘’에선 기후위기가 악화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장벽들과 생태파시즘의 역사 및 현황을 파헤친다. 6장 ‘제국적 생활양식: 자동차를 파묻어라’에선 친환경의 선두주자로 포장된 전기차, 여성 노동을 착취하는 패스트패션 등이 이 시대를 어떻게 제국주의적으로 직조하는지 알아본다. 마지막 7장 ‘이야기의 행성’에선 환경운동 세력의 다양한 움직임, 생태사회주의와 탈성장을 지향해온 상상력의 역사를 들려준다. 『기후위기 시대에 춤을 추어라』는 행성 위기를 자초한 생활양식을 그대로 둔 채 위기를 극복할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우선 우리가 할 일은 파국론에서 벗어나, 압도되지 않고 기후위기를 정면으로 마주 보는 것임을 또한 강조한다. 감춰지거나 모른 척해온 자본주의의 어두운 진실들을 객관적 수치로써 드러내는 동시에, 남반구와 선주민 지역을 중심으로 한 기후정의운동의 역사가 엄연히 대안의 서사로 이 행성에 존재한다는 것을 풍부한 사례로써 보여준다. 생태학의 처음도 끝도 연결이라는 자명한 사실을 묵직한 한 권으로 풀어낸 이 책은, 지금 이 행성에 시급한 것이 기후위기에 대한 대안보다 그 대안으로 나아갈 용기임을 절감하게 한다. 이제, 뒤집힌 가치 목록을 정상적으로 뒤집고, 집단 망각에 빠진 세상에서 지워진 이야기들을 불러낼 시간이다. 기후위기의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거나 인간과 인류에게 그 죄를 떠넘기는 자유주의적 세계관, 탄소 상쇄와 탄소 포집 기술로 기후위기를 넘어설 수 있다고 주장하는 녹색 자본주의의 터무니없는 낙관론, 기후위기를 인구 증가 문제로 환원하는 맬서스주의, 세계가 곧 망할 것이라고 공포를 조장하는 파국론, 기후위기를 사회 체제와 무관한 독립적인 문제로 여기는 기후 결정론에 대한 비판이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 목록들이다. […] 이 책을 쓰는 동안 글쓰기를 이끌었던 별자리들은 전문가나 과학자의 통계와 수치 따위가 아니라 목숨을 건 채 추출주의로부터 숲과 강을 지키는 남반구 선주민들, 가장 먼저 부서지는 세계의 모서리마다 삽과 괭이를 들고 자연을 양육하는 농민들, 유례없는 가뭄 때문에 물을 뜨기 위해 폭력의 사막을 횡단하는 아프리카 소녀들, 괴멸적인 기후 태풍 속에서도 태양의 반란을 기획하며 맹렬히 다른 대안을 축조하는 민중들이었다. (프롤로그에서) 재난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온다. 그것은 식민주의의 기억을 되살리며 일어난다. 해수면 상승으로 더 이상 농사를 못 짓게 된 벵골만은, 19세기 중엽 영국이 농업 플랜테이션으로 강제 변경한 역사를 갖고 있다. 조금만 물 수위가 올라가도 속수무책으로 물바다가 되는 취약 지역이 된 그 기원에는 농업 상업화와 자본 축적을 위해 인위적으로 자연 흐름을 변경한 자본주의적-식민주의적 수문학이 존재하는 것이다. 2022년 파키스탄 전 영토의 3분의 1을 물에 잠기게 한 대홍수도 조화롭게 살아가던 목축 지대에 식민주의 자본이 인더스강을 끌어들여 관개 시스템을 구축하고 농업 지대로 만든 것에 그 기원이 있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호랑이 보존 프로젝트는 가난한 자들을 숲에서 내쫓았다. 조상 대대로 생태적 삶을 구가해오던 전 세계 선주민들이 야생동물 보호구역 바깥으로 강제로 추방되는 사례는, 앞에서 언급된 벵골만뿐 아니라 수많은 곳에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숲의 관리인이었던 이들이 갑자기 침입자로 단죄되며 생존을 위해 동물 혹은 동물 보호단체에 맞서야만 하는 이 진풍경은, 자연을 하나의 상품으로 치부하는 신자유주의적 야생 복원 프로그램이 은폐하는 실재이다. 한편 임업 분야에서 주목되는 품종으로, 탄소배출권 구매를 위해서도 널리 심겨지는 유칼립투스는 선주민들의 땅을 점유할 뿐 아니라, 성장이 빠른 품종인 만큼 물을 많이 먹어 토양을 척박하게 하고, 잎이 질겨 원산지인 호주 동물이 아닌 동물들은 먹을 수 없다. 게다가 특유의 오일 성분의 휘발성이 강력해 불씨 하나에 폭발하듯 산불을 야기해 최대 수백 미터까지 날아가 산불을 확장시킨다. 최근 산불 팬데믹에 잠식된 캘리포니아에서부터 지중해에 이르기까지 산불의 지도를 보면 어김없이 유칼립투스 군락을 발견할 수 있다. 이같이 식민지 개척과 함께 시작된 자본주의의 궤적을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는 기후변화를 그저 ‘인간 활동’이나 ‘인간의 본성’ 같은 추상적 개념으로 인식하게 된다. ‘인류세’ 담론이 대표적이다. 2024년 3월 국제지질학연합에서 새로운 지질학적 시대가 도래했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 ‘인류세’는 ‘인간이 지구 시스템을 변화시켰다’는 문장으로 요약된다. 그 ‘인간’은 누구를 가리킬까? 가뭄 때문에 물통을 들고 멀고도 위험한 거리를 횡단하는 아프리카 소녀와 세계 최대의 석유 기업 엑슨모빌의 이사를 과연 같은 인간으로 통칭할 수 있을까? 인류세라는 개념은 식민 지배의 역사를 은폐하며 또다시 식민화하려는 인식의 제국주의라는 비판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녹색 성장에 대한 희망이 필요하다면 다른 책을 찾아라. 전기차도, 착한 소비도 다 허상이다. 자본과 부자들에게 탄소 배출의 압도적 책임이 있는데도 정부는 탄소중립을 위해 개인적 실천이 중요하다며 힘을 합치자고, 이메일 지우기, 쓰레기 줍기, 재활용, 전깃불 끄기, 텀블러 사용을 강조한다. 그러나 개인의 선의는 기후위기로부터 우리를 스스로 구하지 못한다. 재생에너지로 배터리를 바꾸면 행

Collections

2

All content on this site is the property of WATCHA PEDIA and any unauthorized use, including but not limited to reproduction, republication, redistribution, quotation, crawling, AI learning, and data collection, is strictly prohibited without prior consent.

  • © 2025 by WATCHA,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