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과 독자들의 뜨거운 찬사를 받은 전무후무한 음악 역사 만화 『Jazz It Up』시리즈와 『Paint It Rock』시리즈의 작가 남무성의 첫 에세이. 멀게는 2006년부터 2016년 초반까지 《조선일보》, 《한국일보》, 《월간 좋은생각》, 《MMJAZZ》등에 실은 칼럼과 그 외 일상의 이야기를 틈틈이 그린 만화를 덧붙였다.
저자의 아이덴티티인 ‘음악 인생’에 관련한 내용을 비롯하여, 향수에 젖게 하는 과거와 바로 지금 이 사회를 살아가면서 느낀 바를 다룬 ‘어제와 오늘’, 그리고 최근 경기도 양평으로 이사하며 시작된 시골에서의 삶을 그린 ‘전원생활’을 큰 주제로 하여, ‘한잔의 칼럼’이라는 제목처럼 소주 한잔에 나눌 만한 부담 없는 생각들을 어디서든 펴서 읽기 좋은 부담 없는 분량으로 담았다. 단상이며 단신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쉽게 지나쳐버리기 쉬운 일상의 찰나들이 모여 인생을 이루듯 한번쯤 사유해볼 만한 주제이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이야기다.
음악평론가이자 재즈 잡지 편집장, 공연기획자로 그리고 영화감독에 음반 프로듀서, 만화가이자 작가로, 광범위한 예술 영역을 종횡무진해온 특별한 이력의 저자인 만큼 그가 보는 세상과 사람, 예술에 대한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물론 이따금씩 폭소가 터지는 유머도 빼놓지 않았다.
음악평론가, 프로듀서, 영화감독, 만화가이자 작가
남무성이 건네는 진솔하고 사람 냄새 나는 생각 한잔
“최고의 록 가이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필독서” “소장가치 최고의 음악 역사서” 등 다수의 뮤지션 및 음악평론가들과 마니아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얻어 음악 분야 책으로는 이례적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한 『Paint It Rock』『Jazz It Up』시리즈. 이 시리즈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진 음악평론가 남무성 저자가 이번엔 에세이로 찾아왔다.
사실 저자를 그저 음악평론가로 설명하기에는 모자란 면이 있다. 일단 베스트셀러 작가라 할 수 있을 것이고 만화가, 그것도 대한민국 만화대상 수상 경력도 있는 만화가다. 거기다 재즈 잡지 편집장에서부터 음반 프로듀서, 공연기획 및 사회자, 『브라보, 재즈 라이프』라는 다큐멘터리도 연출한 바 있다. 누가 봐도 엄청난 에너지로 부지런히 활동해온 다재다능한 예술인이다. 그런 저자가 처음으로 음악이 중심이 아닌, 삶과 일상에 대한 생각들을 글 중심으로 써냈다.
수년간에 걸쳐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역사를, 그것도 3부작에 이르는 만화로 훑어 내려가며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했던 전작과는 장르도 다르지만 호흡도 굉장히 다르다. ‘한잔의 칼럼’이라는 제목처럼 한잔의 소주로 나눌 만한 부담 없는 생각들을 모은 칼럼집으로, 각박하고 바쁜 일상에서 놓치지 쉬운 여유와 사색을 유도하고 있다.
에피소드의 면면도 소소하지만 진솔하고 담백하다. 저자에게 빼놓을 수 없는 테마인 ‘음악 인생’ 챕터에서는 학창 시절 감수성을 키워주었던 라디오에 대한 일화와 몰래 음반을 사모으다 어머니에게 들켰지만 되려 개인용 오디오를 선물 받은 추억, 뮤지션들과 다큐멘터리를 찍으며 발견한 빛나는 장면, 재즈에 대한 애정들이 잔잔한 재즈 발라드 곡처럼 흘러간다. 그리고 ‘어제와 오늘’을 다룬 챕터에서는 물질 만능주의와 디지털,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이 영향을 미치는 팍팍하고 각박한 현재를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씁쓸한 면면들과 과거의 추억과 한줌 여유가 주는 지혜에 대한 생각들이 교차한다. 그리고 마지막 챕터인 ‘전원생활’에서는 현재, 음악과 자연을 벗 삼아 사는 저자의 고달프고도 행복한 시골 라이프가 그려진다.
진지하고 차분한 사색을 유도하는 에세이들 사이에 등장하는 ‘한잔의 만화’ 코너는 조금은 아쉬울 지도 모를 독자들을 위해 어김없이 빵빵 터지는 유머를 선사한다. 지극히 사적인 경험과 지인에 대한 이야기를 누구든 공감하고 크게 웃을 수 있게 들려주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자질이 십분 발휘되어 있다.
이처럼 다양한 장면과 생각들을 풀어내고 있지만 이 모든 에피소드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있다. 바로 사람 냄새 나는 삶에 대한 그리움과 가치다.
출근길이든 여행지든 화장실이든 어떤 장소에서라도 들고 무심코 어느 페이지를 펼쳐 함께 생각하고 그림을 감상하면 된다. 인용된 시구도 읊어보고 거론된 음악을 찾아 들어봐도 좋다. 그러다 한바탕 웃으면 더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