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같은 옷을 입는 사람이 멋진 시대

미우라 아쓰시
28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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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나 저술가들에게 가장 손쉬운 일은 이미 지나간 과거를 해설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쉬운 일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어려운 일은? 바로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 즉 현실을 분석하는 것이다. 무수히 많은 현상들이 거미줄 같은 인과관계로 얽혀 있고, 그중 상당수가 이제 막 발생했거나 한창 변화하는 중이며, 누구도 결과를 쉽게 예단할 수 없는 까닭이다. 과거 해석의 오류는 언제든 정정이 가능하고 미래 예측의 오류는 훗날 너그러이 용서받을 수도 있지만, 현실 분석의 오류는 때로 치명적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개인의 삶은 물론이고 기업의 경영전략, 국가의 정책방향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려면 각각의 현상들이 왜 발생했으며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 무엇이 소멸하고 무엇이 지속될 것인지, 무엇이 단순한 ‘유행’의 영역이고 무엇이 근본적인 ‘사회 변화’의 영역인지를 정확히 가려내는 안목과 통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안목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최고의 변화전문가이자 초특급 베스트셀러 『하류사회』의 저자인 글쓴이는 무질서하고 변화무쌍한 현실의 풍경들을 면밀하게 관찰하며, 그 배후에 놓인 원인과 상호관계들을 키워드 형식으로 정리해낸다. 얼핏 전혀 무관해 보이는 일들이 간결한 설명을 통해 명쾌하게 하나의 흐름으로 귀결된다. 거리의 패션에서 소유 의식의 변화를 발견하고, 어느 골목의 변신에서 ‘탈脫 중심주의’를 끄집어내고, 한 시골 마을의 사례에서 시대 교체의 징후를 읽어내는 식이다. 트렌드 잡지처럼 짧고 명료하게 써내려간 50여 편의 글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쉬이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가 보여주는 일본의 현실이 곧 한국의 현실이며, 그가 펼쳐놓는 일본의 미래가 곧 인류의 미래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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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것은 소유하지 않는다! 일본 최고 변화전문가가의 날카로운 사회 스케치 초특급 베스트셀러 『하류사회』 저자가 들려주는 제4 소비사회 새로운 삶의 풍경들 학자나 저술가들에게 가장 손쉬운 일은 이미 지나간 과거를 해설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쉬운 일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어려운 일은? 바로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 즉 현실을 분석하는 것이다. 무수히 많은 현상들이 거미줄 같은 인과관계로 얽혀 있고, 그중 상당수가 이제 막 발생했거나 한창 변화하는 중이며, 누구도 결과를 쉽게 예단할 수 없는 까닭이다. 과거 해석의 오류는 언제든 정정이 가능하고 미래 예측의 오류는 훗날 너그러이 용서받을 수도 있지만, 현실 분석의 오류는 때로 치명적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개인의 삶은 물론이고 기업의 경영전략, 국가의 정책방향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려면 각각의 현상들이 왜 발생했으며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 무엇이 소멸하고 무엇이 지속될 것인지, 무엇이 단순한 ‘유행’의 영역이고 무엇이 근본적인 ‘사회 변화’의 영역인지를 정확히 가려내는 안목과 통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안목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최고의 변화전문가이자 초특급 베스트셀러 『하류사회』의 저자인 글쓴이는 무질서하고 변화무쌍한 현실의 풍경들을 면밀하게 관찰하며, 그 배후에 놓인 원인과 상호관계들을 키워드 형식으로 정리해낸다. 얼핏 전혀 무관해 보이는 일들이 간결한 설명을 통해 명쾌하게 하나의 흐름으로 귀결된다. 거리의 패션에서 소유 의식의 변화를 발견하고, 어느 골목의 변신에서 ‘탈脫 중심주의’를 끄집어내고, 한 시골 마을의 사례에서 시대 교체의 징후를 읽어내는 식이다. 트렌드 잡지처럼 짧고 명료하게 써내려간 50여 편의 글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쉬이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가 보여주는 일본의 현실이 곧 한국의 현실이며, 그가 펼쳐놓는 일본의 미래가 곧 인류의 미래라는 것을. 개인에서 공동체로, 사유에서 공유로, 방에서 광장으로 낡은 세상을 뚫고 움트는 새로운 풍경들 글쓴이는 지금의 사회를 ‘제4 소비사회’로 정의한다. 근대화 이후 중산층의 라이프스타일이 확립된 20세기 초중반의 제1 소비사회, 경제호황 속에서 몰개성한 대량소비가 이뤄지던 70년대 중반까지의 제2 소비사회, 획일화된 소비에 대한 반감으로 개인화 ? 다양화가 진행되던 2000년대 초까지의 제3 소비사회를 거쳐 모든 면에서 완전히 새로운 제4 소비사회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시기만 조금씩 다를 뿐 한국을 비롯한 대다수 국가들의 변화 과정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오늘날 개인과 마을과 도시의 삶 속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흐름들은 예외 없이 ‘제4의 소비’로 수렴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제4 소비사회는 한마디로 ‘물질적 풍요로움에서의 탈피’라는 말로 정의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물질적 풍요로움에서 벗어나 물건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 공동체 지향 의식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개인주의에서 공유와 공동이용으로 넘어가는 시대인 셈이다.” (본문 중) 그중에서도 첫손에 꼽히는 건 다름 아닌 ‘공유’다. 글쓴이는 최근 일본에서 생겨난 갖가지 공유 사례들을 독자에게 보여준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셰어하우스와 셰어카는 물론이고 셰어타운과 ‘마을 공유 호텔’, 심지어 무덤 공유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역에서 비슷한 현상들이 잇달아 나타나고 있다. 나눠 쓸 수 있는 것은 굳이 소유하지 않는다는, 가히 혁명적인 소유 의식의 전환이다. 공유 의식은 자연스레 공동체 의식 강화로 이어진다. 역시 우리에게 낯익은 ‘소셜 육아(공동 육아)’, 미하엘 엔데의 『모모』를 거꾸로 뒤집어놓은 듯한 ‘시간 저축’과 재능교환, 정원이나 서재 공유를 거쳐 공동식당과 공동거실로까지 이어지는 마을 등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사례들이 책 곳곳에 담겨 있다. 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지향은 단순히 뭔가를 나누고 함께하는 차원을 넘어 지역 자체를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지방 전성시대를 꿈꾸며 이런저런 모색에 나선 교외 주민들, SNS를 통해 만들어지고 확산되는 ‘작은 도시’들, 골방을 벗어나 광장으로 모여드는 청년들, 그들에 의해 추진되는 ‘새로운 공공(公共)’ 등은 전통적인 공동체 의식의 21세기 버전인 동시에, 대도시나 정부 같은 낡은 ‘중심’에서 벗어나 자신이 발 딛고 선 곳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려는 제4 소비사회의 ‘탈 중심주의’와도 맥이 닿아 있다. 자기 최적화, 자기 긍정감, 자기 관여성… 남의 눈보다는 본인의 심장 박동에 맞춰 살아가는 사람들 글쓴이의 관찰에서 특히 흥미로운 것은, 공유와 공동체 의식이 강화되는 동시에 ‘개인’의 재정립 또한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남들과의 비교를 거부하고 스스로의 만족과 행복을 추구하는 ‘자기 긍정감’, 오직 나를 위한 BEST가 진짜 BEST라 여기는 ‘자기 최적화’, 번거롭더라도 스스로 고민하고 참여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자기 관여성’ 등은 획일화된 소비에 휩쓸린 채 타인들에게 기대어 살던 기존 세대의 삶과는 확연히 다른 새로운 가치관이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매일 같은 옷을 입는 사람이 멋진 시대’는 이와 같은 개인적, 시대적 특징들이 모두 집약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남들이 뭐라 하든 본인에게 중요한 것을 선택하고 겉치레보다는 본질에 집중하는 사람, 그런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줄 뿐 아니라 오히려 멋지게 바라보는 사회… 스티브 잡스여서 멋진 게 아니라, 혹은 스티브 잡스만 멋진 게 아니라, 그와 같은 생각이나 행동 자체가 멋지게 받아들여지는 사회가 바로 글쓴이가 말하는 제4 소비사회인 것이다. 경기불황과 고용침체의 그늘로 보일 수도 있는 현상들, 내 것을 소유할 능력이 없어 부득이 공유를 선택한 것으로 치부될 수도 있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시대의 징후를 발견한 글쓴이의 통찰은 세대를 초월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작지만 긍정적인 움직임이 조각보처럼 얼키설키 이어진 덕분에, 바야흐로 새로운 사회와 새로운 생활이 꿈틀꿈틀 기지개를 켜며 깨어나려 한다”라는 서문 속 문구는 지금의 사회변화가 수동적이고 비관적인 것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낙관적이라는, 혹은 마땅히 그래야만 한다는 글쓴이의 의지의 표현이다. 가볍게 훑어보기만 해도 세상의 변화가 한눈에 보일 만큼 명료한 글들이지만 그의 분석이 단지 가벼운 현실 스케치에만 머무는 건 아니다. 마케팅 전문가답게 기업의 변화 필요성에 관해서도 따끔한 비판과 조언을 가하고, 사회 전체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제안을 아끼지 않는다. 중요한 건 그 제안의 현실성일 터, 그가 마을 공동체의 새로운 공간으로 제안한 ‘신 편의점’은 2016년에 일본의 기업과 공공기관에 의해 실제로 도입된 바 있다. 책 속에서 초고령사회의 특징적 풍경으로 제시된 ‘노노老老 케어’는 2017년 봄 한국의 주요 신문과 방송에서 자세히 다뤄지기도 했다. 초고령사회의 명암, 날로 심해지는 저출산과 만혼, 성별과 연령의 경계 파괴 현상, ‘혼밥’ 같은 낯익은 풍경들 또한 독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모자람이 없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일본과 비슷한 길을 가고 있는 우리가 이 책을 눈여겨보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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