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 Bum-shin · Novel
2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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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 문학전집 17권 <틀>. 70년대 말, 유신이라는 폭력적인 정치권력이 우리 사회를 억누르고 있던 시대의 모습을 작은 마을을 통해 투사한 작품이다. 사유화된 권력은 영원할 수 없음을 보여주지만, 이를 무너트린 또 다른 사유화된 권력 역시 얼굴만 바꾼 위험하고 폭력적인 힘일 뿐이라는 것을 소설은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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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개정판 작가의 말 틀 해설_피로써 피를 씻는 자 누구인가 작가작품연보 작품목록

Description

“지배논리의 틀” 세계사 박범신 문학전집 17 『틀』이 발간되었다. 이 작품은 작가가 밝히듯이, “애당초 우리의 현대사가 보여주는 잘못된 구조의 지배논리가 어떻게 반복되고 있는지를 한 씨족부락에 한정시켜 암시적으로 쓴 것이다.” 이 작품의 원작 격에 해당하는 단편소설 「역신의 축제」를 작가가 집필할 70년대 말은 유신이라는 폭력적인 정치권력이 우리 사회를 억누르고 있던 시기였다. 작가는 이 암울한 시대의 모습을 작은 마을을 통해 그대로 투사한다. “강 진사”로 대표되는 “강씨들”과 “전도사”로 대표되는 “비강씨들”의 대립구도는 권력을 손에 쥔 자들과 권력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대다수 사람들의 모습을 반영한다. 이를 통해 사유화된 권력은 영원할 수 없음을 보여주지만, 이를 무너트린 또 다른 사유화된 권력 역시 얼굴만 바꾼 위험하고 폭력적인 힘일 뿐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작가는 30년이 넘게 흐른 오늘날 이 작품은 여전히 유효한가? 라는 물음 앞에 초판 '작가의 말'을 수정하지 않은 채, 말미에 초판의 생각이 확고했음을 또한 최근의 파시즘 논쟁과 더불어 여전히 유효함을 씁쓸하게 내비치고 있다. “피로써 피를 씻는 자 누구인가” 논의를 확대하여 다르게 이야기할 수도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근대는 주체의 안과 밖, 공동체의 안과 밖을 대립하여 사유하는 방식으로 출발한 시대이다. 데카르트가 창안한 기본 단위인 주체 ‘나’는 ‘너’를 결코 지워버릴 수 없는 하나의 ‘관계-쌍’으로 설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와 ‘너’는 기껏해야 싸늘한 ‘사회 계약’ 위에서나 공존이 가능할 따름이며, 그런 까닭에 ‘너’는 ‘나’에게 인격을 잃은 ‘그것’으로 미끄러져서 다가오기 일쑤인데, 사회 계약에 동의하지 않는/못하는 대상은 그저 투쟁의 대상으로만 존재한다. 하나의 ‘민족(국가)’이 다른 ‘민족(국가)’에 대하여 존립하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제국의 논리에 순응하지 않는 국가는 응당 척결해야 할 불량 국가에 불과하다. 바깥에 있는 존재는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죄악은, 진정 그렇게, 바깥에서 안으로 이식되는 것일까. 근대가 직면한 막다른 벽 앞에 이르러 이러한 반성은 더욱 유효해진다. ‘폭력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 질서를 대체할 새로운 길이 아직 열리지 않았으니 그러하다.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박범신의 『틀』은 이러한 성찰의 여지를 제공해 준다. 『틀』은 세계가 동서로 나뉘어 대립하던 소위 ‘냉전 체제’가 허물어진 1993년에 벌써 출간된 바 있다. 당시 사회주의에 대한 자본주의의 승리라며 “역사의 종말”을 주창하던 세력도 있었으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근대의 쌍생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이는 극히 희극적인 장면일 수밖에 없다. 오히려 가시적인 대결이 사라졌으니 근대 체제 자체를 사유해야만 할 시점이 도래하였다고 파악해야 온당하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근대 체제는 ‘세계화’라든가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무섭게 확장해 나갔으며, 그로 인해 세계는 결국 전체 차원의 위기에 봉착한 형편이다. 그렇다면 이 자리에서나마 다시 ‘폭력 메커니즘’을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절판되었던 『틀』이 2009년 초 새롭게 출간되는 의미는 아마도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홍기돈, 작품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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