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비애극의 원천

발터 벤야민 · Huma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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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야민의 <독일 비애극의 원천>은 그 전체 윤곽을 헤아리기가 매우 어려운 책이다. 원문으로 200쪽이 조금 넘는 이 논문에서 벤야민은 바로크 드라마 형식의 본질들을 파악하기 위해 주권론, 역사철학, 세속화, 멜랑콜리, 알레고리 등 다양한 주제들을 깊은 철학적 성찰을 통해 다루고 있다. 그는 에세이스트적인 자유분방함을 가지고 이러한 주제들을 연결시키고 다시 흩뜨려놓는다. 문장들은 까다롭고 밀집된 정보들을 담고 있어서, 독서하는 눈은 한 문장에서 다음 문장으로 흘러가지 못하고 각 문장에 오래 머문다. 문장이 수수께끼 같거나, 논의가 모순적으로 보일 때도 드물지 않다.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읽는 부분의 앞뒤 맥락을 끊임없이 염두에 두는 것이 필요하다. 또 반복해서 읽을수록 더 잘 이해되는 동시에 그만큼 더 창조적인 질문들을 불러일으킨다. 이 저작은 문화, 미학, 철학, 신학, 역사, 미술사, 정치학 등 제반 학문영역을 넘나드는 실로 다면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벤야민은 1928년에 작성한 자신의 한 이력서에서 ‘예술의 영역성에 대한 이론’과 ‘학제들을 구분하는 완고한 벽들’을 허물고 ‘학문의 통합과정’을 촉진하는 것이 지금까지 자신이 견지해온 작업 의도였음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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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좌로서의 『독일 비애극의 원천』읽기 | 김유동 인식비판적 서론 트락타트의 개념 인식과 진리 철학적 미 개념 속에서의 분할과 분산 성좌(星座)로서의 이념 이념으로서의 말 분류적 사고와 배치되는 이념 콘라트 부르다흐의 명목론 사실주의, 혼합주의, 귀납법 크로체가 본 예술 장르 원천 단자론 바로크 비애극에 대한 경시와 오해 '가치인정' 바로크와 표현주의 자신을 위하여 비애극과 비극 바로크 시대의 비애극 이론 사소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 비애극의 내용으로서의 역사 주권론 비잔티움의 문헌 헤롯 드라마 우유부단 순교자로서의 폭군, 폭군으로서의 순교자 순교자 드라마의 평가절하 기독교 연대기와 비애극 바로크 드라마의 내재성 유희와 성찰 피조물로서의 군주 명예 역사적 에토스의 파괴 무대 성자이자 음모꾼의 궁신 비애극의 교육적 의도 폴켈트의 『비극적인 것의 미학』 니체의 『비극의 탄생』 독일 이상주의의 비극이론 비극과 전설 왕과 비극 옛 '비극'과 새로운 '비극' 틀로서의 비극적인 죽음 비극의 대화, 소송의 대화, 플라톤적인 대화 비애와 비극성 질풍노도·고전주의 궁정정치극·인형극 희극적 인물인 음모꾼 운명극에서의 운명개념 자연적 죄와 비극적 죄 소도구 유령의 시간과 유령의 세계 의인론, 아파테이아, 멜랑콜리 군주의 우울 육체와 영혼에 작용하는 멜랑콜리 사투르누스론 의미상징: 개, 구체, 돌덩이 나태와 불충 햄릿 알레고리와 비애극 의고전주의에서 상징과 알레고리 낭만주의에서의 상징과 알레고리 근대 알레고리의 원천 예와 전거들 알레고리적 해석의 이율배반 폐허 알레고리적 탈영혼화 알레고리적 파편화 알레고리적 인물 알레고리적 막간극 제목과 경구들 은유 바로크 시대의 언어이론적 측면 알렉산더 시행 언어의 파편화 오페라 문자에 대한 리터의 성찰 엠블럼으로서의 시체 기독교

Description

알레고리는 아름다움을 넘어서 자신을 드러낸다. 사물의 세계에서 폐허가 의미하는 것을 알레고리는 사상의 세계에서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크는 폐허를 숭배했다. ” 비극과 비애극 발터 벤야민은 비애극(Trauerspiel)을 비극(Tragodie)과 엄밀히 구별한다. 역사적으로 형성되어온 비극에 관한 거대담론, 그리고 오늘날에도 이 분야를 논구하는 여러 사상가 및 학자들과는 달리 그는 기본적으로 Tragodie란 용어를 고대 그리스 시대의 비극에 국한시켜 사용하려 했으며, 그 이후 생겨난 드라마 유형에 적용하는 관습에 거리를 둔다. 그가 역사철학적 관점에서 이 두 드라마 형식을 구분하고 그 특성들을 고찰하기 때문에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이 용어들을 구별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역자들은 Trauer(비애)와 Spiel(연극, 놀이, 유희)이 합쳐 이루어진 이 용어를 ‘비애극’으로 옮기고 있다. 가로질러 생각하는 사상가 벤야민은 유복한 유대계 집안에서 태어나, 프라이부르크.베를린.뮌헨에서 대학생활을 보내고, 스위스의 베른 대학에서 <독일 낭만주의의 예술비평 개념>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경제적인 이유로 프랑크푸르트 대학 독어독문과에서 강사 자리를 얻기 위해 제출한 이 논문 <독일 비애극의 원천>은 이해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되었으며, 이를 근거로 철학학부는 그의 교수자격 신청을 거부하기로 결정한다. 벤야민은 공식적인 통보가 오기 전에 스스로 신청을 철회한다. 1928년 마침내 출판된 벤야민의 <독일 비애극의 원천>은 그 전체 윤곽을 헤아리기가 매우 어려운 책이다. 원문으로 200쪽이 조금 넘는 이 논문에서 벤야민은 바로크 드라마 형식의 본질들을 파악하기 위해 주권론, 역사철학, 세속화, 멜랑콜리, 알레고리 등 다양한 주제들을 깊은 철학적 성찰을 통해 다루고 있다. 그는 에세이스트적인 자유분방함을 가지고 이러한 주제들을 연결시키고 다시 흩뜨려놓는다. 문장들은 까다롭고 밀집된 정보들을 담고 있어서, 독서하는 눈은 한 문장에서 다음 문장으로 흘러가지 못하고 각 문장에 오래 머문다. 문장이 수수께끼 같거나, 논의가 모순적으로 보일 때도 드물지 않다.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읽는 부분의 앞뒤 맥락을 끊임없이 염두에 두는 것이 필요하다. 또 반복해서 읽을수록 더 잘 이해되는 동시에 그만큼 더 창조적인 질문들을 불러일으킨다. 끊임없이 사유하게 만들면서 답답하게 하고, 그러면서도 만족을 주는 책이다. <독일 비애극의 원천>이 지닌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이 저작이 문화, 미학, 철학, 신학, 역사, 미술사, 정치학 등 제반 학문영역을 넘나드는 실로 다면적인 통찰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벤야민은 1928년에 작성한 자신의 한 이력서에서 ‘예술의 영역성에 대한 이론’과 ‘학제들을 구분하는 완고한 벽들’을 허물고 ‘학문의 통합과정’을 촉진하는 것이 지금까지 자신이 견지해온 작업의도였음을 밝히고 있다. 새로운 관점들을 압축된 형태로 쉴 새 없이 제공하고 있는 이 저서는 관습과 도그마에서 벗어나 가로질러 생각하는 사상가의 창의적인 사고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독일 비애극의 원천> 해석하기 텍스트의 복잡성에 상응하여 벤야민 연구가들은 <독일 비애극의 원천>을 실로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해왔다. 일부는 「인식비판적 서론」과 관련하여 벤야민의 인식이론을 전통적인 헤겔 철학에 입각하여 또는 카시러의 학문론 및 비트겐슈타인의 초기 언어이론과 관련시켜 재해석하려 했다. 또 다른 일부는 바로크 드라마에 투사된 아방가르드 예술정신의 산물로 보려고도 했다. 또한 멜랑콜리에 빠진 저자의 나르시스적인 자기반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며, 해체주의적 혹은 포스트모던적 접근도 있었다. 물론 이 저작을 외재적 관점에서 파악하려는 이러한 시도들 외에 내재적인 접근을 통해 내용층위와 구조층위를 심도 있게 분석하면서 텍스트를 통일적으로 파악하려는 연구들도 있었다. 그밖에 특정 작가 및 사상가의 세계와 비교함으로써 이 저서의 현재성과 영향력을 부각시키려는 시도도 많았다. <독일 비애극의 원천>을 읽는 어려움은 이 저서가 우리에게는 낯설기만 한 독일 바로크 비애극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 의해 가중된다. 바로크 연구자들에 의해 줄곧 인용되었지만 바로크 연구 분야에서 이 저작의 학문적 가치는 지금도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비애극과 비극을 역사철학적인 관점에서 구분한 점, 바로크 드라마를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이론의 영향에서 벗어나게 한 점, 독일 바로크 비애극에 나타나는 군주의 우유부단함을 밝힌 점, 바로크 비애극에 내재해 있는 감정상태인 멜랑콜리를 구체화한 점, 알레고리를 단순한 예술적 처리방식이 아니라 예술적 표현형식으로 규정하고 그것이 지닌 미학적인 차원을 복원시킨 점, 바로크 비애극에서 멜랑콜리와 알레고리가 내적으로 결합되어 있다는 점을 해명한 점, 당대의 바로크 연구와는 대조적으로 바로크 드라마의 특성을 역사적이고 종파적인 맥락에서 밝힌 점 등은 벤야민이 바로크 연구 분야에 남긴 학문적 업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독일 비애극과 멜랑콜리 <독일 비애극의 원천>은 벤야민 사유의 전체적인 면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어야 할 저서이다. 그뿐만 아니라 멜랑콜리에 대한 예민한 감각과 인문학적인 통찰을 키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도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무한팽창의 열기가 얼어붙고, 고단함과 우울함이 전염병처럼 퍼져가고 있는 요즈음 이 책은 보다 특별한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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