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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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연미복차림에 차분하고 기품이 느껴지는 초로의 남성. 어딘가 막연하고 단편적인 이미지로 그려지고 있는 「집사(Butler)」 고급 남성 사용인의 대표인 집사의 실체를 살펴본다. 영화나 문학 작품 속에서 「집사」 캐릭터가 등장한다고 하면 현대 독자들의 뇌리에는 검정색 연미복을 입었으며 기품 있고 신중한 데다 부드러운 언행의 남성의 모습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본다면 이시구로 가즈오 원작으로 1930년대의 귀족 저택을 무대로 한 영화, 「남아 있는 나날(The Remains of the Day)」(1993년작)이 그 전형적인 예라 할 것이다. 시대는 대체로 빅토리아 시대부터 20세기 초반 사이, 아무리 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더라도, 풍요롭고 좋았던 옛 시절의 분위기를 풍기며 서 있다. 아니, 풍기고 있다기보다 스스로 그 분위기에 녹아든 것 같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사실 「영국 집사」라는 말과 함께 연상되는 「풍요롭고 좋은 시절」이라 해도, 사실 집사는 출생 신분이나 계급에 따라서는 거의 만날 일이 없을 정도로 드문 존재였다. 분명한 이미지는 있지만 그 수가 적었기에, 혹은 철저히 고용주를 보좌하는 입장이라서 실체를 보기 어려웠던 「영국 집사」. 환상에 싸인 집사와 남성 사용인들이 실제로 어떻게 생활했는지 그림과 자료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