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명소녀 투쟁기

현호정 · Novel/Fantasy
1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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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열아홉 살 소녀 구수정은 입시 전문 점쟁이를 찾아갔다가 ‘스무 살 전에 단명할 운명’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수정에게 예언을 한 것은 반신 북두北斗다. 북두의 말에 “싫다면요?” 하고 답한 수정은, 스스로 삶을 이어 나가기 위해 긴 여정을 떠난다. 죽음이 덮치기 전에, 그보다 먼저 달아나 살 작정이다. 수정이 떠나기 직전, 점집에서 일하는 은주 아줌마는 백설기 백 조각을 싸준다. 수정은 이제 대학 입시라는 세속에서 벗어나 자신의 목숨을 찾아 나서야 한다. 자신이 살던 G시의 지하철역에서 시작된 여행은 첫 번째 장애물, 술에 취한 남자를 만나며 급격히 현실계를 벗어난다. 때마침 나타난 날개 달린 사자 개의 등에 올라 위기에서 벗어난 수정은, 그대로 날아 다른 세계로 계속해서 이동한다. 검은 산들이 둘러싼 분지에 도착해 백설기를 나눠 먹다 수정은 개의 이름이 ‘내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안’을 만난다. 이안은 수정처럼 열아홉 살이고 수정과 반대로 ‘죽기 위한 여정’ 중에 있다. 살고자 하는 수정과, 죽고자 하는 이안은 함께 여행을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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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일이라는 이름의 개 2. 우리라는 이름의 우리 3. 희망이라는 이름의 칼 4. 나라는 이름의 신 5. 오늘이라는 이름의 개 작가의 말 박지리문학상 수상 소감 심사평 작품 해설

Description

열아홉 살 소녀 구수정은 반신 북두北斗로부터 ‘스무 살 전에 단명할 운명’이라는 예언을 듣는다. 수정은 스스로 삶을 이어 나가기 위해 긴 여정을 떠난다. 수정이 떠나기 직전, 점집에서 일하는 은주 아줌마는 백설기 백 조각을 싸준다. 수정은 자신이 살던 G시의 지하철역에서 첫 번째 장애물, 술에 취한 남자를 만나며 급격히 현실계를 벗어난다. 때마침 나타난 날개 달린 사자 개의 등에 올라 위기에서 벗어난 수정은, 그대로 날아 다른 세계로 계속해서 이동한다. 검은 산들이 둘러싼 분지에 도착해 백설기를 나눠 먹다 수정은 개의 이름이 ‘내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안’을 만난다. 이안은 수정처럼 열아홉 살이고 수정과 반대로 ‘죽기 위한 여정’ 중에 있다. 두 사람은 저승의 바위 사막과 사막 근처의 마을과 강을 건너 작은 섬에 이르는 등 이계의 낯선 풍경을 전진하며 각자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미션을 수행해 나간다. 저승 신이 그들에게 건넨 명부에는 악사, 청소부, 눈-인간, 모기-인간, 허수아비-인간 등이 그려져 있고, 이들을 죽여야만 수정은 삶에, 이안은 죽음에 이를 수 있다. 곧 죽을 운명이었던 구수정은 자신의 죽음을 죽이고, 결국 살아낼 수 있을까. 읽는 내내 현실계와 이계를 넘나들듯 꿈과 현실을 착각하게 만드는 이 매혹적인 소설은 마지막 장에 이르면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1회 박지리문학상 수상 작품 『단명소녀 투쟁기』 참신한 소재와 독특한 글쓰기로 인간 본질과 우리 사회를 깊이 천착해 한국 문단에 독보적 발자취를 남긴 박지리 작가의 뜻을 잇고, 한국 문학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작가를 발굴하고자 2020년에 사계절출판사에서 시작한 ‘박지리문학상’의 1회 수상작 『단명소녀 투쟁기』가 출간되었다. 박지리 작가는 2010년 『합체』로 사계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해, 『맨홀』『양춘단 대학 탐방기』 『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 『번외』 『다윈 영의 악의 기원』 『세븐틴 세븐틴』(공저) 일곱 작품을 출간했고, 2016년 31세의 나이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1회 박지리문학상은 구병모·이기호·정소현 소설가가 심사를 맡았고, 총 215편의 응모작 가운데 현호정 작가의 「단명소녀 투쟁기」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몽환과 비현실의 세계에 단도직입으로 다가서는 천연덕스러움이 돋보”인 작품(구병모), “비등점 직전까지 다다른 달리는 에너지. 그 에너지가 이 소설을 당선작으로 만들었다”(이기호), “첫 장을 읽기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 하는 소설”(정소현)이라는 평을 받은 이 작품은 윤경희 문학평론가의 작품 해설까지 더해져 다채로운 해석이 가능한, 낯설고도 새로운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설화를 뒤집어 우리 시대의 새로운 연명담을 만들어내다 『단명소녀 투쟁기』는 수명을 관장하는 노인들에게 자기 명을 늘려달라고 비는 연명담 ‘북두칠성과 단명소년’ 설화에서 모티프를 가져왔다. 신에게 바치는 공물, 치성의 대가로 목숨을 연장하는 기존의 연명담은 가부장제 사회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남자아이들의 이야기였다. 반대로 우리는 여자아이들의 연명담을 거의 알지 못한다. 현호정 작가가 새로 쓴 연명담의 단명소녀는 신에게 의탁해 목숨을 이어가려 한다기보다는 저승 신과 정면으로 맞서 죽음의 의미를 철학적으로 탐색하고 사회적 삶의 조건들을 찾아가는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존재다. 모의고사 성적표를 들고 입시전문 점쟁이로 소문난 반신 북두를 찾아간 수정은 들어갈 대학 대신 난데없이 죽음을 선고받는다. “야, 넌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죽는다.”는 예언에 자칫 절망할 법도 하건만 수정은 “싫다면요?”라는 짧은 말로 되받아치고, “삶을 이어 나간다는 뿌듯함으로 조금 벅차오르기까지 한” 마음으로 모험을 떠난다. 윤경희 평론가는 열아홉 살을 “번데기에서 나비로의 변태처럼, 전적으로 다른 생애 주기로 이행하기 위한 최후의 관문이자, 새 삶을 예비하기 직전에 결연한 작별 의식을 치러야 하는 나이”(140쪽)로 정의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곧 대학 진학 여부, 대학 서열에 따라 연명자 또는 단명자 취급을 받거나 취업 성공과 실패에 따라서,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에 의해, 경제적 부의 차이에 따라 계속해서 연명이냐 단명이냐의 운명에 묶일 수밖에 없음을 지적한다. 슬프게도 이런 비참한 세계에서 열아홉 살은 “대학 입시 결과에 따라 정상성 세계의 진입자 아니면 낙오자”(141쪽)로 분류되어, 기성세대가 관장하는 한국 사회의 질서에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된다. 물론 그 전에 죽음에 따라잡힐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허망하지 않을까. 누군가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 걷다가 죽었다는 게, 수정을 아는 누군가에게 어떤 상징처럼 느껴지지는 않을까. 수정은 언제나 그런 아이였다고 기억하게 만들지 않을까. (11쪽) 수정의 여행은 G시의 전철역이라는 현실의 지물에서 출발한다. 이른 새벽 술에 취한 남자가 위협하듯 다가와 수정이 은주가 준 백설기는 결국 먹어보지도 못한 채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때 갑자기 사자 개가 나타난다. 현실계가 아닌 이계로 이동하는 사자 개의 등에 올라탄 수정은 “적어도 오늘은” 죽지 않을 것을 직감하고 기꺼이 여행에 나선다. 그리고 “검은 산들이 어깨를 맞대며 커다란 초승달처럼 주위를 감싼 분지”에 도착해 개와 함께 백설기를 먹다 개의 이름이 ‘내일’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안’을 만난다. 이안은 수정처럼 열아홉 살이고 수정과 반대로 죽기 위한 여정에 나섰다. 둘은 “새끼손톱만 한 산딸기가 열린 덤불” 곁의 집 한 채를 발견하고 주변의 지형지물을 이용해 하룻밤을 안전하게 보내기로 한다. 그리고 그날 밤 배고픈 일곱 아이, 일곱 노인이 차례로 찾아오고 수정은 갖고 있던 백설기를 나눠주고 몇 개 남지 않은 떡으로는 죽을 끓여 나눠먹는다. 어젯밤의 죽은 나누고 나눠도, 먹고 먹어도 줄어들지 않았다. 죽이란 본디 그런 음식이기도 하거니와 백설기로 끓인 쌀죽은 늪처럼 차져 숟가락이 뜨고 나간 자리를 스스로 끈끈하게 채워 올리는 듯 보였다. (44쪽) 윤경희는 미성년 여성 수정과 성별이 지정되지 않은 이안이 각자 삶과 죽음을 찾아 나선 모험에 동행하고, 은주에게 받은 백설기 백 조각을 “동세대 미성년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여행 도중 만나는 존재들과 “차별 없이 나누는” “평등한 공동체의 윤리적이고도 감성적인 생존 방책”을 이 소설의 새로운 성과로 보았다. 또한 기존의 연명설화가 갖고 있는 보수적 이데올로기는 비판적으로 해체하고, 스테이지 공략 게임의 진행 방식이나 비공개 자캐 커뮤니티 활동 등을 떠올리게 하는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창작 기법을 적극적으로 응용하고 혼종한 현호정 작가의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새로운 글쓰기 방식에 주목했다. 아니다. 실은 그냥 놀이였다. 수정과 이안 모두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서로 비밀로 했다. 그 즐거움까지도 비밀로 하고선 진지한 얼굴로 땅바닥을 살폈다 (31~32쪽) 마치 미션을 수행하듯 수정과 이안이 일곱 아이, 일곱 노인의 관문을 통과하자 새로운 형상으로 나타난 북두는 도시락을 만들어 내밀며 이제 함께 저승으로 가 저승 신에게 각자 원하는 것을 얻어내라 조언한다. 옷을 갈아입은 수정과 이안이 젊고 큰 개의 등에 올라탄다. 갓만 안 썼을 뿐 영락없는 저승사자의 복장이다. 내일이 날개를 터뜨리듯 펼치고 솟구친다. 바람을 타고 날아간다. (49~50쪽) 나는 나의 죽음을 죽일 수 있다 저승 신을 만나기 위한 새로운 장소는 바위 사막이다. 내일은 몸집이 점점 작아지더니 급기야는 숨을 쉬지 않고, 둘은 구덩이를 파 그곳에 내일을 눕혀놓는다. 그때 수정과 이안 앞에 황금 가마를 등에 짊어진 저승 신이 나타난다. 수정과 이안은 힘을 합쳐 저승 신을 결박하고 수정은 자신이 왜 죽어야 하는지 저승 신에게 묻는다. 나는 열아홉 살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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