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활동

박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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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흥덕구 사직동 265-17번지. 이곳에는 지역의 활동 단체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이 운영하는 공간인 '마을카페 이따'가 있다.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은 6년 전, 지역의 공부방 교사들이 뜻을 합쳐 만든 단체다. 공룡의 활동 모토는 '반자본주의, 일상성, 공동체성'이다. 첫째, 돈과 효율성으로 대변되는 자본주의에서 벗어나 살아보자. 둘째, 혼자 할 수 없는 일은 함께하자. 셋째, 활동과 삶이 서로 괴리되지 않도록 일상을 돌보자는 것이 이곳이 만들어진 동기이자 목표다. 공룡 활동가들은 이 세 가지를 중요한 가치로 삼으면서 지역과 마을을 중심으로 삶과 작업, 일상과 교육을 연결하는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요리 활동>의 저자 박영길은 바로 이곳 공룡을 만든 활동가 중 하나다. 그는 자본과 권력의 횡포에 맞서 힘든 싸움을 하는 지역의 노동자와 활동가들을 마을카페 이따로 초대하거나 때로는 현장에 찾아가 요리를 선사한다. 지역 공부방 활동 시절부터 인연을 이어온 지역 청소년들도 이곳에서 밥과 요리를 나눈다. 이곳은 카페일 뿐만 아니라 '지역 꼬뮌학교 동동'이라는 인문학 수업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저자는 자격증이 있는 요리사가 아니다. 당연히 식당 혹은 주방을 가진 셰프도 아니다. 하지만 이웃들과 연대하는 노동자 및 활동가 들에게 그는 그 어떤 유명 셰프보다 귀한 요리사다. <요리 활동>에는 저자가 그들과 나눈 요리들, 그리고 그 소중한 시간들의 기록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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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들어가며 일상의 재구성을 위한, 요리 그리고 나 1장 _ 나, 식당 찬모의 아들 칼국수 돼지고기 두루치기 무쌈만두 굴국밥과 굴전 짜장 붕어찜 김치 볶음밥 김치 요리 개떡 된장국 수육 두루치기 스키야키 단호박 해물찜 콩나물국 치킨 가라아게 약밥과 약식빵 오삼 불고기 2장 _ 너와 나의 무너지지 않는 일상을 위하여 물 마리니에르 아쿠아파자 토르텔리니 크림 파스타 어향동구 돼지고기 부추 숙주 볶음 애호박찜 짬뽕 돼지족발 아게다시도후 3장 _ 뜨끈한 양식, 뜨거운 연대 묵밥과 연잎밥 고갈비 여주 볶음 ① 여주 볶음 ② 볶음 고추장 곱창구이 고로케 부야베스 깐풍기 수삼 튀김과 송사리 튀김 짜조 4장 _ 오늘도 내일도, 우리가 함께 요리를 먹는다는 것 무밥 꼬꼬뱅 매생이 굴국밥 사천식 해물 파스타 유린기 토마토 치킨 커리 계란찜과 계란말이 꼬치구이 꽃게

Description

“자, 식사부터 하세요” 살 만한 세상, 좋은 일상을 향한 우리의 싸움이 더 오래가도록! 지치지 않는 일상을 만들어가는 ‘공생의 요리’를 선보인다 쿡방의 시대, 쿡방에 없는 ‘공생의 요리’를 선보인다 요새 방송 프로그램의 대세는 ‘쿡방’ 즉, 요리 방송이라고 한다. 하얀 두건을 쓴 셰프가 앞치마를 휘날리며 현란한 칼질을 뽐내는 장면은 이제 흔한 이미지다. 그들이 만들어낸 요리는 고급스럽고 까다로운 입맛을 자랑하는 평가자의 입에 들어가 결국 그들의 값비싼 탄성과 함께 완성된다. 그런데 요리의 세계가 꼭 이런 것일까. 『요리 활동』은 값비싼 메뉴를 혼자서 음미하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요리의 행복을 선보인다. 저자 박영길은 고된 하루의 활동을 마친 이웃들과 든든한 일상을 나누고자 ‘공생의 요리’를 만든다. 이 책은 돈이 없어도 풍족하게 즐기는 요리들, 험난한 하루의 끝에서도 깊은 위로를 주는 박영길의 요리들을 소개한다. 요리사가 아닌 ‘활동가’의 반자본주의적(?) 요리책 충북 청주시 흥덕구 사직동 265-17번지. 이곳에는 지역의 활동 단체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이 운영하는 공간인 ‘마을카페 이따’가 있다.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은 6년 전, 지역의 공부방 교사들이 뜻을 합쳐 만든 단체다. 공룡의 활동 모토는 ‘반자본주의, 일상성, 공동체성’이다. 첫째, 돈과 효율성으로 대변되는 자본주의에서 벗어나 살아보자. 둘째, 혼자 할 수 없는 일은 함께하자. 셋째, 활동과 삶이 서로 괴리되지 않도록 일상을 돌보자는 것이 이곳이 만들어진 동기이자 목표다. 공룡 활동가들은 이 세 가지를 중요한 가치로 삼으면서 지역과 마을을 중심으로 삶과 작업, 일상과 교육을 연결하는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요리 활동』의 저자 박영길은 바로 이곳 공룡을 만든 활동가 중 하나다. 그는 자본과 권력의 횡포에 맞서 힘든 싸움을 하는 지역의 노동자와 활동가들을 마을카페 이따로 초대하거나 때로는 현장에 찾아가 요리를 선사한다. 지역 공부방 활동 시절부터 인연을 이어온 지역 청소년들도 이곳에서 밥과 요리를 나눈다. 이곳은 카페일 뿐만 아니라 ‘지역 꼬뮌학교 동동’이라는 인문학 수업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공룡 활동가들이 운영하는 이 거점 공간은 켄 로치 감독의 영화 <지미스 홀>에 나오는 마을 공간처럼, 지역의 ‘래디컬 스페이스’로 자리잡고 있다. 저자는 자격증이 있는 요리사가 아니다. 당연히 식당 혹은 주방을 가진 셰프도 아니다. 하지만 이웃들과 연대하는 노동자 및 활동가 들에게 그는 그 어떤 유명 셰프보다 귀한 요리사다. 『요리 활동』에는 저자가 그들과 나눈 요리들, 그리고 그 소중한 시간들의 기록이 담겨 있다. 요리를 통해 기억하는 가난해도 기꺼운 삶의 풍경들 저자는 서문에서 자신에게 ‘요리는 무엇일까?’를 자문해본다. 한 가지 대답은 저자에게 있어 요리란 부모와 함께 살아온 시간들에 대한 기억 행위라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저자의 요리 이야기 중 절반 이상에 부모와의 추억들이 스며 있다. 이제 70대 노인이 되어버린 부모, 그래서 그분들의 하루하루가 곧 멈출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느끼는 나에게, 요리는 부모를 기억하고 내 몸에 그들의 삶을 각인시키는 훈련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어머니의 조리법들, 아버지가 해주던 음식들… 가난하던 그 옛날 온 식구가 둘러앉아 먹었던 어떤 음식에 대한 기억들을 잊지 않고 끊임없이 재현하는 도구로 내게 요리만 한 것이 없는 듯하다. , 9쪽 그리고 요리를 통해 저 시간들을 되살리면서 확인하는 것은, 비록 가난했지만 그 고난을 행복하게 ‘요리’하며 살았던 저분들의 힘과 지혜다. 그 덕분에 저자는 어린 시절의 가난을 불행으로 떠올리는 게 아니라 반대로 ‘행복감의 원천’으로 떠올린다. 그리고 이런 믿음을 확인한다. “그 가난하던 시절에 뚝딱뚝딱 맛있는 걸 만들어주시던 어머니가 선물해준 행복한 세계가 지금 나에게도 여전히 힘을 북돋워준다. 나는 비록 돈이 없어도, 함께 활동하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이런저런 요리를 만들어 나누어 먹는 즐거움이 있는 한 내 삶 역시 지속될 수 있다고 강하게 믿는다. 나는 그런 믿음을 부모님의 삶에서 배운 것 같다.” 험난한 세상, 무너지는 일상 하지만 잘 먹고 잘 싸우자 세상이 험난해도 그것을 버틸 수 있는 힘은 다시 소소한 일상으로부터 나온다. 저자는 요리가 비록 소소하지만 일상을 든든하게 만들어주는 하나의 버팀목이라고 믿는다. 요리를 통해 일상이 무너지려는 순간을 버티고, 나아가 일상생활을 살 만한 것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저자가 부모로부터 배운 것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소소한 일상을 지키고, 일상에서의 작은 행복들을 잘 ‘요리’하는 일은 어쩌면 거대한 이데올로기 투쟁만큼 강력할 수 있다. 요리는 언제나 일상이다. 어머니가 식당 찬모로 생계를 꾸리는 모습을 보며 자란 어린 시절부터, 각자 활동을 하다가 저녁이면 공룡에 모여 저녁 한 끼를 해결하는 공룡 활동가들을 위해 뜨끈한 국과 맛있는 술안주 하나 만들어놓고 밤 직장에 출근하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요리는 언제나 일상생활의 소소한 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 작은 한 부분이라도 흐트러지지 않도록 버티며 살아가는 것, 나는 이러한 태도가 일상성이라는 가치를 지키는 지극히 중요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 거대한 시스템과 싸우면서도 작은 일상들을 무시하지 않고, 거기에서부터 어울리고 연대하며 새로운 것들을 꿈꾸는 생성의 장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것. 이것이 내가 공룡 활동가들과 요리를 함께 만들고 먹는 일에 욕심을 부리는 이유이다. 요리는 언제나 일상이다. 그리고 날마다의 일상을 재구성하고자 나는 오늘도 요리를 한다. , 10-11쪽 재료가 부족해도 좋다, 정통이 아니어도 좋다 음식이 품고 있는 삶이 더 중요하다 <치킨 가라아게> 편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어릴 적 저자의 어머니가 서울 사는 외사촌들이 놀러온 김에 호기롭게 ‘치킨’을 만들어주마 했는데, 토막낸 닭에 치킨 파우더를 뭍혀 튀긴 ‘치킨’이 아니라 시골식으로 닭 한 마리에 튀김옷을 묻혀 통째로 튀긴 ‘통닭’을 내놓자 외사촌들은 질색을 했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이에 “서울 것들이라서 참 까탈스럽네.” 하신다. 저자는 자신이 ‘가라아게’라고 부르며 만들던 요리가 실은 ‘고로모아게’에 가까운 요리임을 뒤늦게 알았다는 이야기도 덧붙인다. 하지만 어머니처럼 저자는 이를 상관치 않는다. 저자는 이밖에도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정통을 무시(?)하자고 말한다. 그보다 소중한 것들은 결국 그 음식이 품고 있는 삶이니까 말이다. 그러고 보면 정통이라는 요리들도 결국 각 동네에 흔한 재료들로 대충 만들다보니 정통이 된 게 아닐까 싶다. (…) 결국 이탈리아에 가서 현지 음식을 먹어 보고 느낀 것은, 요리를 할 때 정통 방식이라는 것을 너무 의식하지 말고, 있는 재료들을 써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요리법으로 만들면 된다는 것이다. 굳이 어딘가의 혹은 누구의 정통 방식을 따라하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게 만들 수 있다. 우리가 부러워해야 하는 건 요리 비법도 아니고 세계적인 메뉴들도 아니다. 그것을 가능케 한 자산들 즉, 동네 치즈, 동네 와인, 동네 수제햄 같은 자산이 소중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식생활의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그 지역 사람들의 일상이 바로 우리가 부러워하고 본받아야 하는 지점이 아닌가 싶다. <토르텔리니>, 95~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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