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 공선

고바야시 다키지 · Novel
2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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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게 공선은 ‘공장선’으로 ‘선박’이 아니었다. 그래서 항해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게다가 배가 아닌 순수한 ‘공장’이었다. 하지만 공장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한 유령선이 우리 사회의 한복판에 정박해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허상이 아니라 하나의 실체로서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너무나 거대하게 자리 잡고 있어서 우리는 똑바로 직시하기보다는 차라리 외면하기 십상이다. 그편이 쉽기 때문이다. 정규직 노동자와 비교하여 유사한 일을 하면서도 임금, 근로시간, 복지 등에서 차별을 받으며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비정규직 문제’가 바로 그렇다. 일하기는 하지만 비정규직으로, 정규직과 똑같은 노동 강도에 시달리면서도, 상대적으로 무척 낮은 임금 탓에 안정된 생활을 꾸려갈 수 없는, 이른바 ‘일하는 빈곤층’인 워킹 푸어는, 현대판 ‘게 공선 어업노동자’라고 해도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니다. 항해법에도, 공장법에도 적용받지 못하는 ‘게 공선’에 어쩔 수 없이 값싼 노동력을 팔아야 하는 어업노동자가 곧 지금의 비정규직 처지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게 공선>은 일본 계급주의 소설의 대표적 명작으로 꼽힌다. 이 소설은 캄차카 바다로 나가서 게를 잡아 통조림으로 가공하는 배 안의 어업노동자를 다룬다. 게 공선은 ‘선박’이 아닌 ‘공장선’이기 때문에 항해법이 적용되지 않고, 또 순수한 ‘공장’이긴 하지만 공장법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러한 법의 사각지대에서 혹사당하고 학대받는 어업노동자들이 그 가혹한 노동조건에 분노를 느끼며 맞서 싸우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 소설은 지옥 같은 ‘게 공선’에서 일하는 막장 인생의 노동자를 한 축으로, 그리고 그 반대편에 자본권력에 충견 노릇을 하는 감독과 일본 해군을 세워서, 이 대립 구조를 통하여 지배 권력들이 어떻게 서로 결탁하여 자본주의적 착취를 자행하는가를 보여준다. 그리고 <게 공선>에서 드러난 그 권력 관계가 아직도 현재진행형으로써 여전히 현실에서 그 힘을 휘두르고 있다는 진실을 우리에게 아프게 일깨워준다. 고바야시 다키지는 <게 공선>에서 개인을 내세우지 않고, 각 개인의 성격과 심리를 없앤 ‘노동의 집단’을 작품의 주인공으로 삼았다. 처음 이 작품을 읽다보면 느껴지는 어떤 낯섦 혹은 당혹감은, 무엇보다도 이 ‘집단묘사’라고 하는 소설기법에서 비롯된다. 이 소설기법을 통하여, 작가는 비인간적인 노동조건에 대항하는 수단으로써의 ‘집단 연대’에 대한 뜨거운 신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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