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로베르토 볼라뇨의 한국어판 작품 12종 17권 완간을 기념하여 열린책들이 『볼라뇨 전염병 감염자들의 기록』을 출간했다. 로베르토 볼라뇨 특집판으로 구성된 프랑스의 잡지 『시클로코스미아CYCLOCOSMIA』 3호의 내용과 국내 필진의 글을 함께 실은 책이다. 가격은 볼라뇨의 대표작 『2666』에서 따와 2,666원이다. 국내외의 작가, 비평가, 번역가, 그의 주변 인물들, 그를 사랑하는 팬들이 로베르토 볼라뇨를 주제로 작가론, 작품론 등의 비평과 더불어 그에 대한 에세이와 그의 작품을 모티브로 한 오마주 작품을 담았다. 『나를 브루클린이라 불러 주오』 등의 작품으로 국내에 소개된 스페인 작가 에두아르도 라고, 장르를 넘나드는 글쓰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장정일, 볼라뇨의 『제3제국』, 『참을 수 없는 가우초』 등을 우리말로 옮긴 번역가 이경민까지, 다양한 필진의 글을 만날 수 있다. 볼라뇨의 작품을 깊이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는 비평, 그의 작품과 삶에 대한 또 다른 단상들을 기록한 에세이, 그의 작품을 모티브로 한 시, 소설 등 다양한 형식의 오마주 작품이 담겨 있다. 볼라뇨. 우리는 외친다. 볼라뇨라고. 로베르토 볼라뇨는 1993년 데뷔한 이래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스페인어권의 온갖 문학상을 휩쓸며, 제2의 마르케스가 강림했다는 흥분으로 라틴 아메리카를 뒤흔든 대형 작가다. 그는 『야만스러운 탐정들』로 <라틴 아메리카의 노벨 문학상>이라고 불리는 로물로 가예고스상을 수상하며 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문학가로 우뚝 섰다. 그 후 군사 독재 정권에 의해 오랫동안 정치적 망명에 내몰리며 쇠약해진 볼라뇨는 자신에게 곧 다가올 죽음을 예감하고 수술도 미뤄 가며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집필한 필생의 역작 『2666』을 남기고 5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문학은 15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 출간되며 독자들에게 바이러스처럼 퍼져 나가, 미국에서부터 시작해 전 세계적으로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고, 이를 가리켜 <볼라뇨 전염병>이라는, 작가에게 붙기엔 너무도 병적인 독특한 용어가 나오기도 했다. 이 현상에서 이름을 따와 『볼라뇨 전염병 감염자들의 기록』이라 제목을 지었다. 볼라뇨는 젊은 시절 <인프라레알리스모infrarealismo> 그룹으로 활동하며 문단을 비롯한 기존 질서에 대한 파괴를 지향했다. 피노체트 정권이 남긴 폭력적인 역사적 배경 또한 악(惡)에 물든 세상에 문학의 힘으로 맞서고자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피노체트 정권 치하에 굴종하고 외면한 이들의 모습을 담은 『먼 별』, 시우다드후아레스에서 자행된 수백 건의 여성 연쇄 살인 사건을 담은 『2666』, 시(詩)를 쓰는 두 젊은이의 우울한 여정을 담은 『야만스러운 탐정들』까지, 세상의 악(惡)과 문학의 관계에 대한 볼라뇨의 작품들은 이 시대에 경종을 울려 각성시켰다. 문학의 순수성을 좇아 평생을 바친 볼라뇨, 그가 남기고 간 통렬한 메시지는 문학이 구시대의 유물로 사라져 가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문학의 힘으로 절대 악과 맞서 싸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볼라뇨 전염병>을 퍼뜨렸다. 볼라뇨의 사인(死因)은 간 질환이다. 그러나 간 질환에 걸리기 전 그는 문학으로 이 시대의 악(惡)과 맞서 싸우는 바이러스, <볼라뇨 전염병>에 감염되었을 것이다. 불치의 강력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멕시코 작가 호르헤 볼피는 이런 말을 남겼다. “우리는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모두 다 볼라뇨를 좋아한다. 내 말을 못 믿겠으면 밖에 나가서 한번 시험해 보시기 바란다. 40세 이하의 작가를 찾아서(길모퉁이에 있는 술집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볼라뇨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시라. 열이면 여덟은, 진짜 과장이 아니라, <훌륭한 아버지>이자 <천재>이며 <완벽하다>, <최고다>, <완전 짱>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숭배의 대상, 새로운 출발점, 마술적 사실주의의 순응주의에 대항하는 희망, 새로운 생각으로 넘쳐나는 화수분, 또는 바이러스 바이러스는 채 십 년도 지나지 않아, 다행히도 소설의 회의적인 반항기에 저항하는 백신을 투여받지 않은 수백만의 독자를 감염시켰다.” 로베르토 볼라뇨 컬렉션 도서 목록 (12종 17권) * 국내 출간순. 괄호 속은 원작 출간 연도. ▶ 칠레의 밤 Nocturno de Chile(2000) 우석균 번역 / 176면 / 2010.2.5. 발행 / 9,800원 임종을 앞둔 칠레의 보수적 사제이자 문학 비평가인 세바스티안 우루티아 라크루아의 독백 형식으로 이루어진 소설. 라크루아는 피노체트 치하의 공포가 만연한 사회에서 수동적인 공범처럼 살았던 자신의 삶을 반성하며 가책을 느끼고 속죄의 고백을 이어 간다. 무수한 인용, 불분명한 문학적 언급, 지적 은유, 작가들에 대한 남다른 성찰 등 볼라뇨만의 문학적 특질이 빛을 발하는 놀라운 소설이다. ▶ 부적 Amuleto(1999) 김현균 번역 / 200면 / 2010.5.20. 발행 / 9,800원 스스로를 <멕시코 시의 어머니>라 칭하는 우루과이 여인 아욱실리오 라쿠투레가 들려주는 흥미롭고 서정적인 회고담. 1968년 멕시코 군대의 국립 자치 대학교 습격 당시 13일간 화장실에 숨어 지냈던 이야기를 시작으로, 라쿠투레의 자유분방했던 삶과 알고 지냈던 수많은 시인, 철학자, 화가들에 관한 이야기가 몽환적인 독백의 형식으로 펼쳐진다. - 「텔레그라프」 선정 〈2009년 최고의 소설〉 ▶ 먼 별 Estrella distante(1996) 권미선 번역 / 216면 / 2010.6.15. 발행 / 9,800원 『먼 별』 속의 먼 별은 카를로스 비더이다. 그는 연기로 하늘에 시를 쓰는 비행기 조종사이면서 피노체트 치하 칠레의 살인 청부업자이다. 현학적이면서도 강렬한 이 소설은 모순으로 가득 찬 한 남자 그리고 피노체트 치하 암울한 시절에 그를 알고 지낸 젊은 시인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 전화 Llamadas telefonicas(1997) 박세형 번역 / 320면 / 2010.9.10. 발행 / 10,800원 볼라뇨의 첫 번째 단편집이다. 어느 정도는 자전적인, 또는 순전히 허구인 작품들이 실린 이 단편집에는 시인, 작가, 탐정, 군인, 낙제한 학생, 러시아 여자 육상 선수, 미국의 전직 포르노 배우와 그 외의 수수께끼 같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14편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관계와 우수에 대한 감동적인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 산티아고 시 문학상(1997) ▶ 야만스러운 탐정들 Los detectives salvajes(1998) 우석균 번역 / 각 480, 528면 / 2012.6.15. 발행 / 각 13,800원 현대의 두 돈키호테, 우울한 멕시코인 울리세스 리마와 불안한 칠레인 아르투로 벨라노의 이야기. 이 둘은 멕시코 시인이자 작가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마리오 산티아고, 그리고 볼라뇨 자신의 분신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1975년 멕시코시티의 한 젊은 시인의 일기로 시작되어, 그 후 수십 년간 벨라노와 리마가 만났던 3개 대륙 8개 국가 15개 도시에서 40명의 화자가 들려주는 방대한 증언이 이어진다. 볼라뇨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라틴 아메리카의 노벨 문학상이라 불리는 로물로 가예고스상을 수상했다. - 에랄데 소설상(1998) - 로물로 가예고스상(1999) - 「뉴욕 타임스」 선정 〈2007년 최고의 책〉 - 「텔레그라프」 선정 〈2000년대 최고의 책 100권 중 7위〉(2009) ▶ 제3제국 El tercer Reich(2010) 이경민 번역 / 400면 / 2013.6.15. 발행 / 12,800원 볼라뇨가 1990년대 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