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혼

고은 · Poem
3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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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낳은 세계적 시인'이라는 호칭 그대로 한국문학의 한 봉우리를 넘어 명실공히 세계 시단의 중심에 우뚝 서 있는 고은 시인의 시집. <무제 시편> 이후 3년 만에 내놓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때'와 '곳'에 얽매이지 않는 '자가자무(自歌自舞)'의 분방한 시정신으로 우주와 소통하는 대자유의 세계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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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제1부 최근 만년 첫 대면 그 시절 병신년 4월 5일 금성 알타이에 가리 그날 두메에서 재 동백 2차 첫걸음 시 옆에서 신발 한켤레 두레 주막에서 박태기꽃 뜨락에서 무위에 대하여 유언에 대하여 자화상에 대하여 중앙아시아와 동북아시아에 대하여 이슬람에 대하여 종에 대하여 겨울 햇빛에 대하여 아기에 대하여 행방불명에 대하여 직유에 대하여 온몸에 대하여 꿈에 대하여 조상에 대하여 거기 꼴로라뚜라 일기 1 일기 2 말 귀 반환 내 동무 리얼리즘에게 털실 뭉치 앞에서 삼거리 손님 요셉을 위하여 시시한 날 화무십일홍권(花無十日紅權) 이실직고 작은 노래 여럿 백일몽 이후 내 조상 단언 대승 이후 춤 그리움 아침 수선화 은하 이야기 카비르 내 그림자 수고 소원 하루 「적벽부」를 읽으면서 이 번개칼 원숭이 앞에서 하룻밤 나는 노래하리라 활터 하늘 높이 오르는 노래들 만월 화성(華城) 미학 시작 참다울 때 고향 1 고향 2 고향 3 까자흐스딴 찬가 어떤 회상 어떤 어명(御命) 13번 버스 새해, 벗에게 성묘 세부 가을이므로 선유도에서 나의 행복 행복이여 호젓하여라 노래하노니 '그러나'의 노래 두만강 어귀에서 쓰레기 3차 뒤 밤 설렁탕 육개장 꿈 밥 2016년 이른 봄 저 아래 아기에게 블라지보스또끄를 떠나면서 다시 블라지보스또끄에서 진술 무덤과 더불어 제2부 장편 굿시 초혼(招魂) 해설|조재룡 시인의 말

Description

구글 알파고에게 없는 것/그것이 나에게 있다//슬픔 그리고 마음//집에 돌아와 신발을 벗고 뉘우친다/내 슬픔은 얼마나 슬픔인가/내 마음은/얼마나 몹쓸 마음 아닌가//등불을 껐다(「최근」 전문)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삶을 아우르는 우주적 상상력의 시집 ‘가버린 시’와 ‘오지 않은 시’ 사이에서 끊임없이 쓰고 지우기 ‘한국이 낳은 세계적 시인’이라는 호칭 그대로 한국문학의 한 봉우리를 넘어 명실공히 세계 시단의 중심에 우뚝 서 있는 고은 시인의 신작 시집 󰡔초혼󰡕이 출간되었다. 󰡔무제 시편󰡕(창비 2013) 이후 3년 만에 내놓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때’와 ‘곳’에 얽매이지 않는 ‘자가자무(自歌自舞)’의 분방한 시정신으로 우주와 소통하는 대자유의 세계를 펼친다. 이 시집은 한마디로,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삶을 아우르는 우주적 상상력과 세상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예리한 통찰력, 인간 존재와 인생에 대한 심오한 예지가 돌올한 “불멸의 시학의 완성”(조재룡, 해설)이다.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끊임없는 탐구와 모색과 고뇌가 깃든 뜨거운 심장을 간직한 채 역사와 시대를 온몸으로 껴안으며 어둠속에서 미지의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시인에게 또 한번 감탄할 따름이다. 제1부에 102편의 시와 제2부에 미발표시 「초혼」을 실었다. 인류 각위 그대들이 끝내 지켜야 할 것/아래와 같다//내 발가락부터/내 손가락부터 이미 특수성일 것//내 별 볼일 없는 얼굴로 하여금/그 누구의 보편성 아닐 것//태풍 뒤 무지개이거나/태풍 뒤 무지개 없거나/오늘이/내일의 보편성 아닐 것(「유언에 대하여」 전문) 시인은 특정한 날, 특정한 곳을 노래하지 않는다. “어느날/어느 곳/어느 넋이 와 말하”(「하늘 높이 오르는 노래들」)듯, 어제와 오늘과 내일의 ‘어느날’이 시 쓰는 날이고, 안과 밖의 구분이 없는 ‘어느 곳’이 시 쓰는 곳이다. 또한 시인은 특정한 화자의 발화에 기대지 않는다. 그의 시에서 개인은 개별적인 단독자가 아니라 우주의 일부이자 전부인 “입자이자 파동”(「내 조상」)으로서 역사와 사회를 감당하는 공동체적이고 특수한 개인이다. 시인은 “온 길도/갈 길도 다 새로 태어나”(「신발 한 켤레」)리니 “미래여 옛날이여 여기 오라”(「나의 행복」)고 말한다. 삶과 죽음, 여기와 저기, 자아와 타자의 구분을 넘어선 곳, “다른 곳을 모르는 곳”과 “다른 곳이 모르는 곳”(「두만강 어귀에서」)에 이르러 시인은 “비유가 아니시기를/비유가 싸가지없는 사기로 되는/서글픈 밤들이 아니시기를”(「손님」) 바라는 마음으로 미지의 행복을 추구해나간다. 단도직입/파도처럼/시간 없이 살고 싶어라/새소리처럼/아직 태어나지 않은 소리처럼/공간 없이 살고 싶어라/비유처럼/비유 없이 살고 싶어라//죽고 싶어라/죽어서/죽어서/죽고 죽어서/바람으로 태어나고 싶어라/내일의 바람이/오늘의 나를 모자란 비유로 삼으리라(「소원」 전문) 역사의 어두운 골짜기에서 시인은 “무엇이었다 무엇이었다 무엇이 아니었다”다가 “이제 나는 도로 0이다”라고 고백한다. 그 “피투성이 0의 앞과 0의 뒤 사이 여기”(「자화상에 대하여」)에서 “미지의 파도 소리”로 역사와 세계를 끌어안으며 ‘시대의 언어’가 되고자 했던 그의 시는 역사 속에서 “저주받”은 “추락하는 축복”이었다. 그러나 시인은 “빛나는 어둠속”(「‘그러나’의 노래」)에서 “아프면 아픔으로/기쁘면 기쁨으로 노래”(「나는 노래하리라」)하면서 극복과 재개의 정신을 벼린다. “시에는/새것 말고/진부한 것/함께 있어야 한다”(「원숭이 앞에서」)고 말하는 시인은 “가버린 시”와 “오지 않은 시” 사이에서 끊임없이 “쓰고 지우고/쓰고 지”(「두레 주막에서」)우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그리고 “미래가 미래뿐이라면 그것을 거부”(「내 조상」)하고 “말의 과잉과/욕망의 과잉을 때려부수고 가리”(「알타이에 가리」)라며 시에 불멸의 정신을 새겨넣는다. 역사는 그칠 줄 모르는 폭력의 난무에 눈감았습니다/아니/역사는 자주 폭력의 실체였습니다/나의 피리 소리는/끝내 저주받았습니다/나의 노래는 끝내 추락하는 축복이었습니다/그러나 ‘그러나’는 기어이 불멸입니다//은인자중의 마그마 솟아올라/그동안의 미혹(迷惑)과/그동안의 안일과/그동안의 시장의 타성으로 살아온 날들을/더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나는 나의 체념을 파냅니다/나의 누습(陋習)을 팽개칩니다 나의 질퍽이는 겸양을 덮어버립니다//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를 멀리 내쫓아버립니다//내가 만난 외로운 진실을 기억합니다/‘그러나’ 없이 일어설 수 없습니다/‘그러나’/‘그러나’ 없이 숨 쉴 수 없습니다(「‘그러나’의 노래」 부분)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지만, 이 시집에서 우리가 특별히 주목할 작품이 있다. 제1부에 실린 「시 옆에서」는 시로 쓴 시인의 약전이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내일은 와도 그만 오지 않아도 그만”인 폐허와 죽음의 시대에 “재수 없는 그믐달 한조각같이 살아남”(「그 시절」)아 “세상의 타인”(「첫 대면」)인 듯 “시의 무기수라는 천벌”을 감내하면서 “삶이 시이고/시가 삶이던” “유배의 세월”을 살아온 시인의 예사롭지 않은 이력을 엿볼 수 있다. 시인이 1958년 한국시인협회 창립 기념 <현대시> 창간호에 신인 작품으로 실린 뒤 이어서 󰡔현대문학󰡕 11월호에 “3회 추천을 단회 추천으로 때려잡고” 등단한 사연이 흥미롭다. 가도 가도/본디 그곳 아닌가/와도 와도/본디 그곳 아닌가/나 어쩔 줄 몰라/시 하느님이시여/시 화냥년이시여/시 만고역적이시여 시 달 가는 빠른 구름이시여/굳이 모자 씌울 것도/잘라낸 꼬리/불쌍하게 혀 찰 것도 아니거니와//(…)//본질은 가버렸어/애당초 없는 것을 있다 있다 한 것은 아닌지/술 몇잔 알딸딸해지면/시 붙들지 마//놔주어/놔주어/벼랑에 지는 궁녀들 그 치마 뒤집어쓴 뮤즈를 좀 보아//시 죽고 죽어야겠어 훗날 시 어렴풋이 살아야겠어/창천(蒼天)같이 어이없는 필연같이/이백의 달같이/압록강 중강진 밤중같이(「시 옆에서」 부분) 역사 저편으로 스러져간 넋들을 위로하는 해원굿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노시인의 불멸의 시혼 제2부의 ‘장편 굿시’ 「초혼」은 원고지 130매 분량에 달하는 회심의 역작으로, 아마도 이번 시집은 이 작품을 위한 것이 아닌가 싶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시인은 소월의 운을 빌려 “원통하고 절통한 근대 백세 난리 중에/천부당만부당으로 스러져간” 영혼들을 “피 토하는 득음공부 소리공부 다 바쳐” 삼가 위무한다. “저 상고시대 백제 망령 고구려 망령”부터 “우금치 갑오농민군 을미의병 영령” “왜땅 관동지진 난리 속”에 살육당한 조선 동포의 “처처참참한 몇십만 신위” “제주 4·3 원혼 십만 각위” “거창 참변의 시퍼런 넋들” “지리산 한령” “광주 안팎 민주영령” “다 죽어도 아직껏 펄펄한 목숨”인 ‘세월호’의 “어린 신위들”까지 억울하게 죽어간 넋들의 “얽히고설킨 한”을 푸는 “애끊는 절창”의 “원한풀이 해원굿”이다. 나 돌아가지 않으리라/나 하늘로/나 도솔천/나 용궁 심청/나 천제의 하늘/나 환인의 하늘/그곳으로 돌아가지 않으리라//나 소월의 초혼 신 내려/이 고려강토/이 고려산천 도처마다 떠돌며/신방울 울려/신북 치며/신피리 불며/내 비록 맺힌 소리나마/이 소리로 소리제사 소리공양 내내 올리며/이 땅의 반만년 원혼 혼령 위무하며/살아가고저(「초혼」 부분) 어느덧 시력 58년에 이르는 동안 “쉬지 않는 핏줄로 피로 노래”(「노래하노니」)해왔던 시인은 “아직도 노래할 것을/노래하지 않았다”(「2016년 이른 봄」)고 말한다. 이쯤 되면 우리는 그칠 줄 모르고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그의 시적 에너지의 총량을 도무지 가늠할 길이 없다. 시인은 앞 시집 󰡔무제 시편󰡕 서문 첫머리에서 “죽을 때도, 죽어갈 때도 시를 쓸 수 있다”고 썼다. 그렇게 시를 쓰기 위해 이 지상에 내려온 사람인 듯 “사막에서조차 시의 불길을 지피는 시인”(도정일). “무덤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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