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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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말만큼이나 오래된 것입니다. 인간에게 필요해서 생겨났는데, 지금껏 변한 바가 있다면 더 필요해졌다는 점뿐입니다.” _존 스타인벡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지성과 교양, 한 권으로 톺아보기 종이의 발명과 인쇄술의 발전은 인류의 정신세계를 확장하는 가장 큰 도화선이다. 문자의 발명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던 구전문학작품 역시 좀더 정선된 활자로 세대를 이어져올 수 있게 되었다. 항해술의 발달, 문화의 교류는 우리가 알지 못하던 다른 세계의 문학작품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큰 계기가 되었다. 지금 우리 앞에는 한 인간의 생애로는 도저히 읽어낼 수 없는 수많은 문학작품들이 도열해 있다. 그 안에서 여러 계층의 전문가들이 엄선한 세계 최고의 소설, 희곡, 시를 통해 문학의 주요 사조, 주제, 양식을 한 권으로 살펴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문학의 책』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작품들은 특정 문체 혹은 작법의 전형이거나, 새로운 방향을 취한 집단이나 운동을 대표하는 창작물이다. 그런 새 동향은 동시대 작가들에게 받아들여지거나 후대의 손에서 확장되었다. 우리는 이 작품들이 당대에 어떤 사회.정치적 배경에서 어떤 문학적 혁신이 일어났는지 잘 드러나도록 연대순으로 배열했다. 어떤 기준으로 문학작품의 목록을 만들더라도 그 목록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게 마련이다. 물론 이 책에서 다루는 100여 작품은 여러 논의 끝에 선정된 것이지만, 다른 100여 작품으로 몇 번이고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여기서 다루는 작품들은 확정적인 ‘필독서’ 목록으로서 제시한 것이 아니다. 다만 각 작품에는 문학계 주요 관련사건의 연대표에 기초하는 초점이나 맥락으로 테를 둘러놓았다. 이 한 권의 책으로 우리는 「일리아드」와 「마하바라타」같은 고대 서사시에서 살만 루슈디와 마거릿 애트우드 같은 작가의 현대 작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문학작품을 만날 수 있다. 풍부하게 표현된 재치 있는 삽화와 한눈에 쏙 들어오는 도표는 동화에서 난해한 작품에 이르기까지 좀더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 문학은 한 편의 작품을 구성하는 요소들 외에도 그것을 둘러싼 사회적.역사적 문맥을 찾아 인간의 감성을 풍요롭게 해주는 산물이다. 문학에 대한 관심의 정도와 별개로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사회의 인간군상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사고력의 확장을 통해 경험하지 못한 삶의 모습까지 체화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스토리텔링은 인류 자체만큼이나 오래된 것이다. 공동체의 사건과 신념을 말에 담아내는 전통은 인간들이 처음 모닥불 주위에 앉아 이야기를 하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역사는 전설과 신화의 형태로 보존되어 대대로 내려오며 우주와 우주 창조의 수수께끼에 대한 답을 제시했다. 문서는 고대 문명과 함께 출현했지만, 처음에 문자가 발명된 것은 단순하고 무미건조한 목적에 부응해서, 이를테면 상인들 간의 거래내역이나 상품의 수량을 기록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글쓰기는 곧 거래 정보를 제공하는 수단에서 모든 문화공동체와 그들의 관습, 사상, 도덕률, 사회구조에 필수적인 구전 역사를 보존하는 수단으로 발달했다. 그 결과로 기록문학의 초창기 전형이 메소포타미아, 인도, 고대 그리스에서는 서사시적 이야기의 형태로, 고대 중국에서는 좀더 철학적이며 역사적인 문서의 형태로 나타났다. 책 한 권 한 권이 하나의 세계 문학작품의 형태는 우리 인간의 다양성만큼이나 다변화되어 발전해왔다. 수많은 문학작품은 작가들이 살았던 세계, 역사, 생활방식 등을 반영한다. 다시 말해 문학작품은 인류문명의 총합의 형태로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이 책에서는 100여 편의 작품을 길잡이로 삼아 연대순으로 문학을 탐구한다. (수많은 훌륭한 작품들이 있지만) 일단 예로부터 ‘걸작’으로 여겨져 온 여러 작품을 다루되, 그런 작품이 더 넓은 문학의 역사에서, 그리고 세계 각지의 다채로운 작품 속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탐구하여 독자들의 독서에 짧은 지침을 제공하고자 한다. 몇몇 작품들은 몇 세기 동안 식민주의, 가부장제 같은 사회 구조와 유럽의 문학적 우위 때문에 침묵해야 했던 목소리 중 일부에 권능을 부여하는 새로운 작품들과 나란히 자리한다. 그리고 세계적인 접근법을 취해, 여러 독자들이 아직 접해보지 못했을 다양한 문화권의 문학작품을 살펴본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사르트르처럼 “내가 세계를 알게 되니, 그것은 책에 의해서였다”고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