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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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천년의시작에서 2005년 발간되었던 김이듬 시인의 첫 번째 신작 시집 <별 모양의 얼룩> 개정판이 2014년 11월 14일 발간되었다. 김이듬 시인은 부산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한 뒤 경상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2001년 <포에지>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 <별 모양의 얼룩> <명랑하라 팜 파탈> <말할 수 없는 애인> <베를린, 달렘의 노래> <히스테리아>를, 장편소설로 <블러드 시스터즈>를 발간하였다. 시와 세계 작품상, 김달진 창원문학상, 2014 올해의 좋은 시상 등을 수상하였다. 김이듬에게는 쉽게 규정하기 어려운 허기가 있다. 그것은 욕망이 만들어 준 허기가 아니라, 오히려 철저하게 억제된 욕망을 뚫고 욕망하려는 허기, 욕망에 대한 허기라고 불러야 할 그런 것이다. 욕망의 억제가 말을 불모에 이르게 한 연원이라고 본다면, 그 허기를 또한 말에 대한 허기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이 이상한 허기, 이 욕망하려는 욕망이 육체의 감각에 날을 세우고, 이 날 선 감각들은 그의 욕망을 무참하게 잘랐던 낡은 상처들이 다시 피를 흘리게 한다. 그 상처 하나하나마다 붕대처럼 감겨 있는 문화적 형식들이 벗겨지고 허기 아래 눌린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 말들은 사실에 부합하고 따라서 순결하지만, 사실을 말하나 숨기는 방식으로 말하기에 어지럽다. 이 어지러움이 김이듬에게는 일종의 정돈에 해당한다. 그것은 극단에 이르려는 표현을 복잡성의 형식으로 절제하고, 상처와 원한의 관계가 조정될 때까지 시간을 버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가 숨기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차릴 수 있는 독자에게는 이 어지러운 말만큼 잘 정돈된 말도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