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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500만 년 동안 인류의 생명을 위협한 가장 두려운 적
오늘날 알려진 암 종류는 무려 200여 가지나 되며, 선진국에서는 네 사람 중 한 명이 암에 걸리고 다섯 명 중 한 명은 암으로 죽는다 독일에서는 매일 600명이 이 치명적인 질병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다고 한다.
암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지구상에 나타난 이래 가장 두려운 인류의 적이었다. 확인된 암의 기원은 500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어느 때보다 문명이 진부한 오늘날에도 암 치료는 인류의 숙제로 남아 있다.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이 발생하는 암의 특성상, 노령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현상에 비추어 암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암은 어디에서 와서 어떻게 성장해가는가?
근본적으로 암은 환경과 폭넓게 그리고 집중적인 상호관계를 맺고 있는 기관들에 잘 나타난다. 그래서 폐암과 장암의 발생 빈도가 높은 것이다. 폐는 공기와, 장은 음식 섭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공기와 음식은 인간 생존의 필수요소이므로 결국 인간은 암과 더불어 살아가는 셈이다. 결국 암과 암에 맞선 전투가 벌어지는 유기체를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있느냐가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경계가 된다. 절대적인 두려움의 외피를 깨고 암이라는 인류 공공의 적의 한복판에 뛰어들어 그 정체를 밝혀보자.
암은 난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성별로 보면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이 암에 걸린다. 그 이유는 물론 흡연 때문으로, 담배연기는 폐암과 기관지암을 일으키며 흡연자 주변의 비흡연자의 생명까지도 위협한다. 오늘날엔 남여 흡연인구 비율이 비슷해졌고 개도국의 경우 특히 여성과 미성년의 흡연이 늘어나고 있어 사회적으로 특별한 주의를 요한다. 여성의 경우 유방암 사망률이 가장 높은데 흥미롭게도 남자들 역시 소수지만 유방암에 걸린다. 어른들에 비해 비율은 낮지만 아이들도 암에 걸린다. 대개 여섯 살 이하의 아이들이 암에 걸리지만 태어난 지 1년도 안 돼 암에 걸리기도 한다. 이렇듯 암은 시대를 초월해, 남여를 가리지 않고 아이에서 청년 노인에 이르기까지 비켜가지 않는다.
암 발병은 유전적인 요소가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줄담배를 피워대는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지 않고 이상적인 영양분을 섭취하는 다른 사람들보다 왜 더 오래 살기도 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난다. 암을 유발하는 최초 요소들은 몸 밖에서 들어온다. 이것들은 애초에 피부조직과 접촉할 수밖에 없어 피부와 점막 세포들이 특히 암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암 유발 요소들에 의해 유전정보를 침해당한 체세포가 암세포로 발전하는 것이다.
무엇이 암을 유발하는가? 우선 화학물질을 들 수 있다. 흡연 시 들여 마시는 타르, 공사 현장의 석면, 부패한 식품에서 생기는 아플라톡신, 식품, 담배, 화장품 등에 있는 질소산화물 등이 암의 주범이다. 또한 방사선의 위험도 빠뜨릴 수 없다. 방사능물질은 유기체 내에도 있고 자연에도 있어서 사실상 인간은 암 유발 인자들과 함께 살아간다. 이렇게 해로운 환경에서 인간의 몸이 어떻게 자신을 방어하고 유해요소를 박멸하는지 놀라울 지경이다.
정상세포와 암세포의 차이 정상세포는 유기체에서 에너지와 구성물질을 전달받고 체계적으로 유기체에 헌신하며 정해진 삶이 지나면 숨을 거둔다. 하지만 암세포는 유기체를 단지 이용만 할 뿐이다. 유기체의 조종신호에 일체 반응하지 않고 세포분열을 활성화하여 자신의 세력을 확대한다. 이러한 암질환은 발병 초기에는 통증이 없으며 위험신호 또한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암질환의 최초 징후를 간과하여 머릿속에서 지워버린다. 이런 최초 징후는 그리 특별하지 않아서 암이 아닌 다른 질병으로 간주하기 쉽다.
암세포는 생존을 위해 진화를 거듭한다. 성장하는 암세포는 혈액순환 등의 순환 시스템을 통해 유기체 내부로 확산된다. 간이나 폐와 같은, 위험에 노출된 기관에 머물러 급격히 성장함으로써 병은 깊어간다. 암세포에 의해 유기체 각 기관들의 정상조직들은 점차 주변으로 밀려나고 혈관 등의 운송 시스템이 막혀 인체는 점차 제 기능을 할 수 상태에 이른다. 이런 식으로 유기체의 여러 부위가 동시에 파괴되고 살아가는 데 중요한 기관들은 기능을 멈춘다. 암세포는 자신의 숙주인 유기체를 죽임으로써 결국엔 자신도 죽음을 맞는다. 역설적으로 자살하기 위해 끈질긴 승부를 벌이는 셈이다.
유기체와 암세포의 전투
인간에게 암질환은 예외적인 사건이고 대다수는 절대 암에 걸리지 않는다. 그 이유는 체세포에서 고안해낸 강력한 방어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체의 효소들은 위험물질들을 식별해내고 이것들을 제거하는 데 전력을 기울인다. 결함이 발견되면 복구 시스템이 활성화되어 DNA 복구를 시도한다. DNA 손상이 너무 커서 도저히 복구할 수 없다면 세포는 스스로 죽음을 통해 암세포로 발전하는 일을 막는다.
암세포에게 유기체 내부 환경은 적대적이다. 암세포와 몸은 끊임없이 투쟁하는데 일반적으로 유기체가 승리하여 암은 당사자도 모르는 채로 사라져버린다. 암세포들은 유기체 내에서 최적화되어 방어 시스템을 무력화시키고 아무 방해 없이 성장할 수 있을 때만 승리할 수 있다. 유기체는 면역체계라는 고성능 무기와 암세포의 생존 환경을 악화시키는 각종 무기도 갖고 있다. 고성능 킬러세포는 우수한 사수처럼 세포막 표면에 항원이 있는 세포만 노려 폭격을 해댄다.
그럼에도 암세포를 죽이기란 쉽지 않은데 암세포는 킬러세포에 의한 손상을 재빨리 복구해버린다. 또한 인체의 면역체계는 체세포와 암세포 구별에 어려움을 겪는다. 체세포는 면역 관용 범위에 있어서 면역체계의 공격을 받지 않는데, 암세포는 체세포에서 유래하여 구별이 쉽지 않고 교묘하게 자신의 형태와 위치를 변경해버린다. 종양이 너무 커지면 DNA를 복구하는 효소가 도저히 이를 감당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종양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관건이지만, 문제는 암세포의 분포 범위가 넓어져서 치료가 어려울 때 비로소 이를 발견한다는 것이다. 흔히 갑자기 암이 발병해 진찰을 해보니 이미 말기에 이르렀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암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성공적으로 암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암의 원인과 종류, 정확한 단계, 암세포의 위치 등 암세포에 대해 정확히 알면 알수록 더 잘 치료할 수 있다. 인간의 유기체가 그렇듯 암세포 역시 가짓수가 200여 개에 이를 만큼 매우 다양하여 개별적으로 그 발전 양상이 다르다. 그래서 같은 암환자라도 예후나 병의 진행이 다르며 그 치료 방식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오늘날 선진국에서는 전체 암환자 중 약 45퍼센트가 완치된다. 완치된 환자들 중 22퍼센트는 수술치료, 12퍼센트는 방사선 치료 그리고 5퍼센트는 화학치료를 받았다. 새로운 암 치료법을 찾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드물긴 하지만 암이 자생치유되어 치료를 받지도 않았는데 암질환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이 메커니즘을 밝힌다면 암을 치유할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는 셈이다. 암 전문가 디트리히 슈멜이 밝힌 암 공식은 이렇다.
암=병에 걸리기 쉬운 기질+암 유발 요인에 노출+나이
암에 걸리기 쉬운 유전적 기질과 나이는 어쩔 수 없는 요인이고 보면,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일상적인 생활에서 암을 유발하는 요인에 되도록 적게 노출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암은 치명적인 질병이지만 암에 걸리는 사람보다 안 걸리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 생활환경을 개선하여 암 발병률을 낮추었으며 의학기술의 발달로 암 치료 비율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만프레트 라이츠는 전문가적인 식견과 역사적인 안목을 통해 암을 둘러싼 막연한 두려움을 벗겨내고 암의 정체와 우리 유기체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제공하고 있다. 적을 알아야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듯이 암을 알아야만 암과의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