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걸음을 멈추고

사사키 아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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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장과 색깔이 분명한 일본 철학자 사사키 아타루의 또 다른 신간. <야전과 영원> 출간 이전부터 의 대성공에 이르기까지 힘차고 거침없이 춤추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그 시기를 관통해온 약동하는 사유의 흐름을 돌아본다. <야전과 영원>의 숨은 이야기를 비롯해 산책의 효용성, 폭력의 현재성, 대안적인 생의 탐구, 참된 죽음의 의미, 힙합과 혁명의 공통분모,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에 대한 근원적인 비판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논의가 펼쳐진다. “역시 그의 매력은 망설임 없는 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망설임과 그 망설임을 억누르는 긴장이 담긴 시적인 한마디 한마디가 전율을 느끼게 한다.” 그와 인터뷰를 했던 다구치 히로유키라는 이의 평이다. 그 인터뷰에 따르면 숱한 출판사에서 거절을 당하던 <야전과 영원>을 제대로 알아본 이들은 소설가, 시인, 사진가 등 직접 창작을 하는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언뜻 철학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힙합에도 상당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독특한 사상가 사사키 아타루의 마르지 않는 매력에 또 한 번 즐겁게 빠져볼 만하다. 특히 이번 책에서는 지난겨울 전국의 광장을 뜨겁게 달구었던 우리의 ‘촛불혁명’에 대한 깊은 감탄과 진정 어린 찬사, 상대적으로 부끄러워하는 소회를 솔직히 드러낸 ‘한국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수록되어 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더 살가운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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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한국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 1부 인문학의 역습 - 실패하는 혁명이여, 지식과 열광을 발산하라 - 삶에 대한 모욕, ‘죽음의 이야기’의 반복: 『1Q84』는 문학적으로 잘못되었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2부 제자리걸음을 멈추고 - 대사일번 절후소생 - 요괴를 만나다 - 제자리걸음을 멈추고 - 실존의 미학 너머에서 - 시 - 정치적 영성 3부 야전과 영원의 지평 혹은 혁명 - 야전과 영원의 지평이란 무엇인가 - 이 세계에서 다른 생: 영성·혁명·예술 - 끝나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 ‘ONCE AGAIN’이 혁명이다 4부 책을 말하다 - 양서이긴 하나 전제하는 바가 많고 굴절을 잉태한: 푸코의 맹우가 푸코를 말하다 - ‘이소자키적 세계’의 반석과 동요 - 햇살 가득한 여행에 미칠 것만 같은 그림자가 드리워진 기록으로 - 나의 소설관을 바꾼 책 세 권 발문 대담자·토론자·질문자 소개

Description

“비보이의 자세를 견지하는 현대사상가” 사사키 아타루의 신간! 인문학의 본질, 예술, 혁명, 정치적 영성, 참된 죽음의 의미 등 다채로운 논의가 종횡무진 펼쳐진다 그간 “일본의 니체”로 널리 알려져 온 사사키 아타루는 국내에도 이미 확고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젊은 철학자다. 이 책은 그를 일약 가장 주목받는 철학자의 반열에 올려놓은 대작 『야전과 영원』을 펴낸 이후 일본 도처에서 쇄도한 강연, 인터뷰, 대담, 토론, 기고 중 일부를 선별하여 묶은 것으로,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하나로 수렴되는 지점은 ‘진정한 인문학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종교학과 종교사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르장드르와 같은 문헌학자?철학자의 길을 걷는 동시에 직접 소설을 쓰기도 하며 언제 어디서고 거침없는 비판을 지속해온 지성인의 면모가 이번 책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야전과 영원』 출간 이전부터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의 대성공에 이르기까지 힘차고 거침없이 춤추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그 시기를 관통해온 약동하는 사유의 흐름을 돌아본다. 『야전과 영원』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비롯해 인문학의 본질, 대안적인 생의 탐구, 참된 죽음의 의미,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에 대한 근원적인 비판, 푸코의 ‘정치적 영성’에 관한 논의, 힙합과 혁명의 공통분모, 산책의 효용성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논의가 펼쳐진다. “역시 그의 매력은 망설임 없는 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망설임과 그 망설임을 억누르는 긴장이 담긴 시적인 한마디 한마디가 전율을 느끼게 한다.” 그와 인터뷰를 했던 다구치 히로유키라는 이의 평이다. 그 인터뷰에 따르면 숱한 출판사에서 거절을 당하던 『야전과 영원』을 제대로 알아본 이들은 소설가, 시인, 사진가 등 직접 창작을 하는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언뜻 철학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힙합에도 상당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독특한 사상가 사사키 아타루의 마르지 않는 매력에 또 한 번 즐겁게 빠져볼 만하다. 특히 이번 책에서는 지난겨울 전국의 광장을 뜨겁게 달구었던 우리의 ‘촛불혁명’에 대한 깊은 감탄과 진정 어린 찬사, 상대적으로 부끄러워하는 소회를 솔직히 드러낸 ‘한국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수록되어 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더 살가운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 ‘옳거니, 좋아 해보자!’라고 기운을 주는 사상 사사키 아타루는 다양한 수식어를 가진 철학자다. 그만큼 여러 면에서 매력을 발산한다는 의미다. 그중에서도 단연 그를 ‘믿음직한 사상가’로 느껴지게 하는 면모는 다음과 같은 언설들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사상은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하나는 ‘이렇게 다양하게 공부해야 하나? 앞으로는 뭘 해도 허사인가’ 하고 난처하게 만드는 사상이고, 다른 하나는 ‘옳거니, 좋아 해보자’라고 기운을 주는 사상입니다.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척척박사여도 전자는 쓸모가 없습니다. 사상의 가치가 없습니다. 참으로 순진한 소리한다 싶으시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괴테가 활력도 주지 않고 설교만 해대는 사람은 딱 질색이라고 단언한 말을 니체가 희희낙락하며 인용합니다. (268쪽) 니체는 “진리의 옹호자가 가장 드문 것은 진리를 말하는 것이 위험할 때가 아니라 진리가 지루할 때다”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지루하고, 당연한 말일지라도 옳은 얘기면 미사여구든 라임이든 총동원해서 재미있게 들려줘야 한다는 게 저의 소박한 생각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은 당연해서 시시할지도 모릅니다. (228~229쪽) 참고문헌을 명시하는 또 다른 이유는 둘도 없는 기쁨입니다. 단적으로 유쾌합니다. 존경해서 발췌한 참고문헌을 명시하고 공유하는 것은 순수하게 즐거운 일이니까요. 공유하는 집단은 스스로 고립된 당파와는 딴판이지요. 가령 저는 각주에서 전부 말합니다. 숨기지 않습니다. 문장 속에서도 고유명사는 전부 밝히고 유래는 낱낱이 파헤칩니다. 카드는 전부 공개합니다. 그래야 모르는 힙합의 유래도 조사하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정말로 그러한 보편적이고 공명정대하게 출처를 공유하는 기쁨을 모든 사람과 나누고 싶은 절실한 열망 때문입니다. 각주를 다는 것이 즐거운 이유는 역시 제가 힙합을 좋아해서가 아닌지 문득 생각하기도 합니다. (238쪽) ◆ 의식적으로 선택한 ‘무지’의 힘 정보과잉, 대학과잉의 시대에 그는 대학, 특히 대학의 교양학부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자고 말한다. 작금의 대학은 부패했으며 애초 교양학부의 출발은 대부분의 유럽인이 문맹이었던 데다 체계적인 학문과 변변한 책도 없어서 ‘자유학예 7과목’이라는 문법, 수사학, 논리학, 산술, 천문학, 기하학, 음악밖에 가르칠 수가 없었던 것에 기인한다고. 더불어 온갖 분야에서 전문가입네 하는 자들의 말에 현혹되지 말고 지식과 정보를 둘러싼 착취와 공포의 구도에 구체적으로 저항해야만 하며, 설사 무지하다고 비난당할지언정 필요하다면 의식적으로 무지를 택해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그것이 진정으로 정치적인 저항이라고. 더불어 어려운 책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무작정 붙들고 읽으면 된다고 강조하며 이런 일화를 들려준다.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기자가 『안티 오이디푸스: 자본주의와 분열증L'Anti-OEdipe: Capitalisme et schizophrenie』은 난해해서 전문가도 이해할 수가 없다더라고 했더니 들뢰즈는 태연히 전문가만 모른다고 한다고 대답했습니다. 실제로 그는 열렬히 지지하는 간호사와 항만 노동자들이 보낸 팬레터에 감격했다고 합니다. 들뢰즈는 그것을 ‘조우遭遇’라고 말합니다. 분명 입문서를 읽은 적도 없을뿐더러 학교 문턱에도 못 가보고, 정규 교육과정도 밟지 않은 사람들이 20세기 굴지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책을 읽는 것은 조우는커녕 기적에 가깝죠. 그러나 그 정도의 기적은 세상에 흔합니다. / 애초에 독자의 능력을 과소평가해서 위한답시고 쉽게 쓰는 것은 권위적인 태도입니다. 독자를 얕보고 업신여기는 짓이죠. 그런 식으로 쓴 글이 무조건 먹히는 것은 아닙니다. (150쪽) ◆ 혁명은 텍스트의 정보화에 대한 봉기 사사키 아타루의 책에 빠짐없이 나오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혁명’이다. 그러나 그 혁명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정치적 혁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근본적인 혁명, 모든 것이 텍스트에서 비롯되며 결국 텍스트로 수렴되는 혁명이다. 여기서 텍스트는 단순한 글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춤, 음악, 그림 등 모든 예술적 장르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수많은 독자를 열광시켰던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의 부제인 ‘책과 혁명에 대한 닷새 밤의 기록’이 잘 말해주듯 초기부터 지금까지 줄곧 ‘텍스트’에 대한 그의 천착이 이르는 곳이 혁명의 발생지점인 것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그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실제로 프랑스 근대사에서도 혁명은 텍스트의 정보화에 대한 봉기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1848년의 2월 혁명, 파리코뮌, 인민전선의 기쁨의 파업에는 항상 시인들의 봉기가 일어났습니다. 보들레르는 거리에서 전단을 뿌리고, 랭보는 파리로 달려가며, 프레베르는 공장에서 연극을 합니다. 요컨대 텍스트의 원리주의에 맞서서 투쟁을 벌였습니다. 물론 이러한 봉기의 결과물은 보통선거와 유급휴가제도 같은 법적인 표상, 다시 말해 텍스트로 회수됩니다. 하지만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혁명 혹은 봉기는 문학과 함께 불가피하다고도 할 수 있지요.(153~154쪽) 한마디로 말해서 혁명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사카구치 안고가 말했다시피 앞으로 일어날 혁명 한 번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는 생각은 오산입니다. 역시 여기서도 ‘하나’와 ‘전부’에 대한 욕망이 문제입니다. 단 한 번의 혁명으로 모든 것이 끝나지는 않습니다. 그나저나 혁명은 가능하다는 당연한 말을 왜 새삼스레 부르짖어야 하는지 참으로 기가 막힙니다. 들뢰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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