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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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시대, 혼자 사는 사회학자의 자서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13년 우수출판기획 당선작 혼자 사는 사람은 괴물인가? 결혼해서 함께 사는 것만이 ‘정상’이고 혼자 사는 것은 ‘비정상’인가? 이미 전국의 네 가구 중에 한 가구는 1인 가구임에도 혼자 사는 사람은 억울하기 짝이 없다. 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들 역시 걸핏하면 혼자 살기의 자유로움을 부러워하고 혼자되기를 꿈꾸는 주제에 말이다. 이들 정상인에게 그들은 까칠한 성격이상자거나 성적 욕구불만자이거나 괴팍한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일 뿐이다. 과연 그런가? 이 책은 그 자신 역시 혼자 사는 사람인 사회학자 노명우 교수(아주대)가 ‘혼자 살기’의 삶이 가진 의미들, 그 다양한 고통과 즐거움의 문제들을 대변하기 위해 쓴 책이다. 그들은 왜 혼자 살고 있고, 어떤 고민을 안고 살고 있을까? 나아가 함께 사는 사람들과 비교할 때 그들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는 혼자 살기에 대한 과도한 낭만이나 오해 섞인 두려움을 벗어던지고, 혼자 사는 사회가 눈앞에 와 있음을 담담하게 사회적 사실로 받아들이는 책이다. 혼자 사는 것은 독신 풍조의 확산이나 사회 몰락의 징조와는 한참 거리가 멀다. 개인적 자유의 확대와 더불어 나타나는 혼자 살기는 이제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보편적인 미래의 문제에 가깝다. 또한 그것은 결코 혼자 사는 사람만의 문제일 수가 없다. 이제 잠시든 오랫동안이든 누구나 혼자서 살아가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혼자 살기는 인구조사의 통계결과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혼자 산다는 것은 삶의 철학의 문제이자 살림살이의 문제이고, 처세술의 문제이자 잠 못 이루는 밤의 고민거리이다. 저자는 이러한 구체적 문제들에 대한 생생한 체험과 그에 대한 깊은 성찰을 책 속에 담아냈다. 또한 영화와 문학, 드라마와 대중가요 같은 대중문화를 통해 개인의 사정을 사회적으로 바라보고, 나아가 혼자 사는 삶이 일반화되는 시대에 ‘어떻게 함께 살 것인가’라는 문제까지 제기한다. 결국 혼자라는 것은 고립이 아니라 홀로서기를 통해 다른 삶을 모색하려는 사회적 시도이기 때문이다. [출판사 서평] 어쩌다 1인 가구가 되어- 왜 그들은 혼자 사는가? (1부)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속도는 극적이다. 1980년 전체 가구의 4.8%에 불과했던 한국의 1인 가구는 2013년 현재 25%에 다다랐다. 스웨덴과 독일 같은 선진국 경우 1인 가구는 이미 40%를 넘어선 지경이다. 어쩌다 이 많은 사람들이 혼자 살게 된 것일까? # 물론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자발적으로 혼자 사는 삶을 선택한 사람도 매우 많다. 하지만 그보다는 훨씬 더 많은 사람이 확고한 철학이나 이념을 추종해서가 아니라 ‘어쩌다 보니’ 혼자 사는 사람이 된다.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이념을 신봉해서가 아니라 ‘어쩌다 보니’ 결혼하지 못한 사람이 더 많고, 이혼의 철학 때문에 이혼을 한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어서’ 이혼을 택한 사람이 더 많은 것이다.(8~9쪽) 어쩌다 보니 1인 가구가 된 사람이 많다는 것은 실제 삶의 상황과 그에 대한 인식 사이에 큰 괴리가 있다는 말이다. 이렇듯 가족 구성에 관한 우리의 생각은 일종의 아노미 상태, 불안정 상태에 처해 있다. 생각은 4인 가족의 모습에 머물러 있지만 현실은 1인 가구의 증가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저자가 ‘자전적 사회학’의 접근을 활용하는 것은 이러한 생각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풀기 위해서다. 혼자 살게 된 개인의 사정은 비록 특별하고 개별적일지라도 그 속에는 보편적인 사회 변화의 문제, 집단 심성의 문제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2장에서 ‘우리’라는 집단만 있고 ‘나’는 없었던 과거로부터 현대의 ‘개인’이 탄생하게 된 경위를 역사적으로 살펴보면서, 왜 오늘날의 사회에서 혼자 살기가 또 하나의 정상성을 이루게 되었는지 설명한다. 즉 개인화가 반사회적 경향을 강화한다는 통념은 오늘날 더 이상 사실이 아님을 이야기한다. 다시 말해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것은 인간관계의 해체나 사회 몰락의 징조가 아니라 단지 기존의 가정중심성이 약화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진짜 문제는 가족의 가치관과 혼자 살기의 가치관이 충돌하는 오늘날의 상황 속에서 어떻게 개인이 그에 대처하느냐에 있다. 4인용 테이블과 1인용 테이블 사이에서- 역할밀도와 자기밀도 (2부) 4인 가족이 4인용 테이블에 앉아서 함께 밥을 먹는다면 1인 가구는 1인용 테이블에 앉아서 혼자 식사를 한다. 저자는 가족의 가치관과 혼자 살기 가치관의 차이를 보여주는 모델로 두 가지 서로 다른 형태의 식탁을 든다. 이 모델을 통해 왜 사람들이 혼자 살게 되는가에 대한 답변으로 ‘역할밀도’와 ‘자기밀도’라는 참신한 사회학적 개념을 제시한다. 역할밀도가 타인들의 기대를 통해 정의되는 자아라면, 자기밀도는 자기 자신이 주체적으로 형성하는 자아라고 할 수 있다. 아빠 혹은 엄마로서의 역할, 남편 혹은 아내로서의 역할, 직장인으로서의 역할 등과 관계된 밀도가 짙어질 때 자기밀도는 제로화되고 사람들은 혼자 사는 것을 원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혼자’가 되고 싶다는 것은 타자관계와 자기관계의 균형을 회복하려는 인간의 자연적인 욕구로 볼 수 있다. 이렇듯 혼자 산다는 것은 ‘나’로 살기 위한 하나의 도전이다. 나로 살지 못하면 함께 살 수도 없는 것이다. ‘우리’라는 역할밀도가 강요될 때 개인들은 나를 찾기 위해,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몸부림친다. 〈섹스 앤 더 시티〉 〈신사의 품격〉 〈나 혼자 산다〉 등과 같은 다양한 대중문화 속에서 재현되는 싱글의 라이프스타일은 삶의 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고투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화려한 싱글’의 이미지로 재현될 때 사람들은 다시금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혼자 살기의 초라함을 감추려는 위선과 상품사회가 강요하는 소비적 싱글 라이프로 인해 사람들은 참된 혼자 살기의 역할 모델을 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문제는 ‘어떤’ 혼자가 되는가, 혼자인 상태로 어떻게 ‘함께’ 살 것인가에 달려 있다. 어떻게 홀로 설 것인가?- 단독인들의 사회학 (3부) 혼자 살기는 단지 1인 가구에 한정된 특수한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인 인간의 문제이다. 혼자 살기의 문제가 인류가 꿈꾸는 성숙한 단계인 ‘자율’이라는 범주와 연결되어 있는 한, 그럴 수밖에 없다. 책의 1부와 2부의 사회학적 분석이 새로운 사회적 현상에 대한 해석이었다면, 3부 ‘홀로서기의 사회학’에는 홀로 선 개인들이 기존의 사회와 다른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지에 대한 대안적 모색이 담겨 있다. 저자는 철학과 사회학, 인문학 일반을 넘나들면서 홀로서기의 삶이 어떻게 가능한지, 그리고 홀로 선 개인들이 연대하는 미래를 어떻게 그릴 수 있을지에 대해 꼼꼼히 살펴나간다. 저자는 집단의 힘에 의해 희생양이 되지도 않고, 세상을 향한 시선을 닫는 은둔자가 되지도 않은 채 홀로 서는 사람을 ‘단독인’이라고 부른다. 이 단독인은 타인을 지배하려는 욕구를 가진 독단인과 다른 존재로 그려진다. 저자는 그러한 단독인의 사례를 데카르트, 루소, 나쓰메 소세키, 레비나스, 몽테뉴 같은 사상가들에게서 발견해낸다. 그들은 모두 집단주의에 매몰되거나 은둔주의에 갇히지 않고 자신 자신에 대해 훌륭한 존재로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며 타인들과 연대한 선구자들이다. 특히 저자는 몽테뉴의 ‘치타델레’(Citadelle)를 높이 평가한다. 서재이자 명상의 공간이기도 한 치타델레는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처럼 절대적으로 자신을 위해 주어진 공간이다. 이러한 공간이 확보될 때 비로소 개인들은 정신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조건을 갖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데 문제는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이러한 ‘방’이 사회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