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이것은 내 청춘의 한 토막 군 복무를 대신해 병역특례업체에서 일했다 인천의 한 공장에서 용접, 제관, 조립 등을 했다 별 소득 없이 견뎌낸 3년 반 동안 생소했던 노동이 손에 익고 직원들과 친해지고 공장 생태계가 눈에 들어왔다 21살 김종민은 ‘대한민국 남성으로 태어나 개처럼 군대에 끌려갈 뻔했…지만’ 운 좋게 지인 소개로 병역특례업체에 들어가게 되었다. 인천의 한 공장에 취업한 종민은 철판을 자르고 용접하는 제관실에서 일한다. 군 복무를 대신해 3년 반 일하는 동안 생소했던 노동이 손에 익고 공장 아저씨들과 친해지고, 공장의 생태계가 눈에 들어온다. 《남동공단》은 마영신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작가는 2002년 인천 남동공단의 한 공장에서 병역특례로 일했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3년 반은 차라리 군대를 갈 걸, 하고 후회할 정도로 짧지 않은 기간이었다. 친구들은 다시 군대에 가는 악몽을 꾼다는데, 작가는 다시 공장에서 일하는 악몽을 꾸곤 했다. 제대 후 작가는 공장에서의 경험을 만화로 그리기 시작했다. 이 만화는 2013년 새만화책에서 출간되었다 절판되었고, 2022년 송송책방에서 복간본을 출간했다. 20대의 마영신이 겪은 이야기는 생생한 경험과 입체적 인물과 리얼한 감정 묘사로, 책장을 펼치면 쇳가루 날리는 어둑한 공장 한 켠에 들어선 듯한 체험을 선사한다. 연재도 출간에 대한 기약도 없이 혼자 아르바이트 해가며 그린 만화였다. 개인적으로는 별 소득 없이 지나간 인생의 3년 반을 어떻게든 기록해두려 한 작가의 분투가 왠지 모를 감동을 준다. 한 예술가의 20년 전 청춘의 기록이 한 시대의 기록으로, 또한 변화 없는 노동현실에 대한 생생하고 뼈아픈 자료로 남았다. 한편 복간본에는 초판에는 없는 단편 만화 '김사장 동생 김실장'을 실었다. 마영신 작가 자신이 실명으로 등장해 공장 체험을 들려준다. “제대 후 나는 공장에서의 경험을 만화로 그리기 시작했다. 고스란히 만화로 녹여내면 보는 사람들이 그 자체로 재밌게 읽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만들었다.” -2013년 작가의 말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