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생텍쥐페리상 수상작! ★
“여자는 사냥꾼이 될 수 없어”
모래가 모든 것을 집어삼킨 디스토피아
남성이 지배하는 불모의 미래 세계,
생명의 나무를 찾아 떠나는 소녀 사마아의 모험기!
2021 국제아동도서평의회(IBBY) 리비리트 청소년 문학상
2020 프랑스문필가협회 청소년 문학상, 2020 유토피알 유럽청소년 문학상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기후 협의체 IPCC 전 부의장이 추천한 ‘최고의 책’
“나는 이 생태 우화를 삼켰다” _얀 베르트랑(사진가, 환경운동가)
유럽 문단의 찬사를 받은 생태 우화!
기후, 여성, 생명을 결합한 미래 이야기
생명이 거의 사라진 세계, 모래가 모든 것을 집어삼킨 디스토피아 이야기.
소수의 인간만이 부족을 이뤄 살아가는 ‘미래 원시사회’는 다시금 생존과 힘만이 중시되는 가부장 사회가 되어 있다. 그러나 부족의 운명을 전복하는 것은 두 여성, 열두 살 사마아와, 너무 오래 살아서 마치 처음부터 ‘할머니’인 듯 그 이전의 삶을 아무도 알지 못하는 늙은 여인 랑시엔이다. 두 사람은 남성들이 대대로 지배해온 불모의 세계에 생명이 돌아오게 할 수 있을까?
기후 위기에 관한 이슈가 한창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10대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후 변화 도서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주제를 다룬 교양 도서 많지만,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쉽게 읽히는 픽션(소설)이 독자에게 주는 매력도 크다. 이 책은 환경, 생태, 여성, 기후 변화를 주제로 하는 철학 우화로 유럽 문단의 찬사를 받은 SF소설이다. 학생들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읽어도 좋은 생태 소설의 미덕을 두루 갖춘 작품이다.
환경 파괴로 인한 암울한 미래, 생태주의, 세계를 구원하는 여성 서사의 결합은 그 주제만으로도 매력적이지만, 이 매력적인 주제에 접근하는 저자의 상상력과 문체는 더 근사하다. 이 시급하고도 거대한 주제들을 하나의 고리로 엮어 독자에게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들려주는 이 책의 저자 프랑스 신예 소설가 마리 파블렌코는 작가적 상상력과 문체가 매우 탁월한 작가다. 이 책 《사마아》(2020)로 유럽 문단의 찬사를 받으며 그해 생텍쥐페리상, 프랑스 문필가협회(SGDL) 청소년 문학상, 유럽 최대의 SF 축제 유토피알(Utopiales)에서 유럽 청소년 문학상, 2021년 국제아동청소년도서평의회(IBBY)주관 리비리트(Libbylit) 청소년 문학상 등을 받았다. 세계 곳곳에서 이미 그레타 툰베리 세대 청소년들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행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 책은 이런 기후 변화 이슈 속에서 더욱 빛날 작품이다.
순응하지 않는 두 여성, 사마아와 랑시엔
열두 살 소녀 사마아는 곧 우리 현대인이 살게 될지 모를 디스토피아에 살고 있다. 지구상에서 생명이 거의 사라진 세계, 모래가 모든 것을 집어삼킨 세계다. 유목을 하는 사마아의 부족은 사냥을 통해 생존을 이어간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사냥이 아니다. 동물이 모두 멸종하다시피 한 세계에서 사냥꾼들은 마지막 남은 나무들의 자취를 쫓아 나무를 베어다 도시에 팔아 물과 공기, 먹을거리를 구한다. 사마아는 사냥 중 목숨을 잃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사냥꾼이 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사냥은 절대적으로 남자들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고집 세고 강단진 사마아는 어느 날 부족의 금기를 어기고 몰래 사냥꾼들을 쫓아 나선다. 그러나 천 가지 얼굴을 지닌 사막에서 길을 잃게 되고, 상상도 해본 적 없는 진실을 맞닥뜨리면서 결국 부족의 운명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간다.
이 책의 두 가지 중심 주제는 생태와 여성 서사다. 오늘날의 문명과 생태계가 거의 사라지고 이를 경험해본 사람도 거의 남지 않은 세계에서 나무는 곧 생존의 다른 이름이고, 원시의 형태로 돌아간 인간의 삶은 다시금 생존과 힘만이 중요한 가부장 사회가 되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부족의 운명을 전복하는 것은 두 여성이다. 어린 사마아와 랑시엔으로 불리는, 너무 오래 살아서 마치 처음부터 할머니인 듯 그 이전의 삶을 아무도 알지 못하는 늙은 여인이다. 사마아와 랑시엔은 둘 다 모난 데가 있어 부족 안에서 마냥 사랑받지는 못한다. 사마아는 늘 금기의 영역인 사냥을 향한 엉뚱한 상상과 행동으로 미움을 받고, 랑시엔은 나무를 절대 베면 안 된다고 터무니없이 성화를 내는 통에 남자들에게 멸시를 받는다. 그러나 나무 사냥을 떠났던 남자들이 빈손으로 돌아오면 부족에 잔인한 굶주림 이 찾아오고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랑시엔은 이 불모의 땅에 다시 생명이 번성하게 하려 면 나무를 살려야 한다고 쉼 없이 주장하지만, 늘 그렇듯이 궁극의 번영이 당장의 생존을 이기기는 어렵다.
사마아, 모든 것이 연결된 새로운 세계에 눈뜨다
이야기의 본격적인 전개는 사마아가 사냥꾼들을 놓치고 사막 한 가운데 혼자 고립되면서 시작된다. 사마아는 모래 폭풍을 만나 죽을 뻔한 위기 속에서 절벽으로 둘러싸인 깊은 구렁에 빠지는데, 설상가상 부상까지 입지만 뜻밖에도 ‘인간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깊은 구덩이에 몸을 숨기는 나무들’, 즉 한 그루의 거대한 ‘사냥감’을 발견한다. 사마아가 살아가는 세상은 이미 동물과 식물들의 이름조차 거의 잊힌 채, 살아 있는 것들은 그저 ‘짐승’이거나 나무 아니면 ‘덤불’일 뿐이다. 사마아를 포함해 많은 여성들은 사냥꾼들이 베어오는 목재를 제외하고는 실제로 살아 있는 나무를 본 적도 없을 정도다. 물도 생수 대신 도시에서 나무를 팔아 사오는 젤리 형태의 물만 마시며, 건조한 모래바람을 견디기 위해 공기도 사서 마신다.
그러나 구멍 속 세계는 다르다. 아름드리나무를 중심으로 촘촘히 연결된 작은 생태계가 작동한다. 나무가 있으니 샘물이 있고, 나무와 샘물이 있으니 곤충과 작은 동물들도 깃든다. 곤충이 있으니 새들도 날아온다. 나무에는 열매가 맺히고 열매 안에는 씨앗이 맺힌다. 평생 본 적도 상상한 적도 없는 자연의 신비로운 조화와 원리를 발견해 가며 사마아는 자신들의 삶의 방식이 뭔가 크게 잘못됐음을 직감한다. 그러나 부상당한 몸으로 높디높은 절벽을 기어오를 방법이 없는 사마아는 캠프에서 가져온 단백질 바와 샘물, 물풀, 나무껍질 등으로 겨우 연명하는데,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지경에서 모든 것을 포기했을 즈음, 나무 사냥을 떠났던 부족 남자들이 사마아를 구출하러 내려온다. 그러나 이 구원자들은 사마아가 ‘발견’한 새로운 구멍 속 생태계를 무참히 짓밟는 파괴자들로서의 정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기후 위기 시대를 폭로하는 생태 우화
이 책은 한 편의 철학 우화처럼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잘 재현해낸다. 소설 속 부족은 생존을 위해 나무를 베어다 팔 수밖에 없다고 굳게 믿지만, 사실 얼마 남지 않은 나무들을 죽이는 것은 살아 남은 인류를 파멸로 몰고 갈 자살 행위일 따름이고, 이를 통해 여전히 특권을 누리는 쪽은 높은 타워 위에서 사는 대도시 사람들뿐이다. 겨우 한 줌밖에 남지 않은 이 무지한 미래 세대들은 생존의 조건을 완전히 잘못 이해한 채 역시 한 줌밖에 남지 않은 생명들을 끝까지 파괴해가고, 그렇게 이미 멸망한 조상들과 꼭 같은 모습으로 자멸해간다.
SF소설과 디스토피아의 외피를 두른 이 책은 기후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세대의 어리석음과 폭력성을 예리하게 폭로한다. 한낮의 이글대는 태양과 밤의 추위를 홀로 견디며 사마아는 마치 옛날 인디언 부족의 성년식처럼 아주 특별한 내적, 외적 통과의례를 치르는데, 이 고된 변화의 과정이 길고 섬세하게 그려진다. 그러다 느닷없이 사마아와 자연의 생명 친구들의 성스러운 보금자리가 파괴되는 장면에 이르면 사마아의 내적, 외적 변화가 지난하고 극적이었던 만큼 폭력의 실상은 더 없이 난폭하게 대비된다.
유토피아를 꿈꾸는 우리 세대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