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 올해의 책 선정
《히든 픽처스》의 작가, 제이슨 르쿨락이 도달한 서스펜스의 새로운 영역!
“아빠, 저 결혼해요.”
3년 만에 딸에게서 온 전화 그리고 갑작스러운 소식
첫 장을 넘긴 순간부터 시작되는 거짓말
사랑으로 감춰진 소름 끼치는 진실을 더듬어 나가게 된 남자, 프랭크
어딘가 뒤틀리고 기이한 결혼식 끝에 그가 마주한 진실
에드거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데뷔작 이후 두 번째 소설, 《히든 픽처스》를 통해 “기이할 정도로 풍부한 상상력을 가진 작가(뉴욕타임스)”라는 평을 받으며 국내 독자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던 제이슨 르쿨락의 세 번째 소설, 《블라인드 웨딩》이 문학수첩에서 출간되었다. 신선한 독창성으로 독자들의 예상으로부터 한 발짝 더 달아나는 작가답게 이 책은 《히든 픽처스》 이후 또 다시 새로운 영역으로 발돋움했다는 독자들의 찬사를 받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 ‘올해의 최고의 책(2024)’,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 미스터리&호러 분야(2024)’ 후보로 선정되었다.
소설은 프랭크 저토스키라는 중년 남성이 3년 만에 자신의 딸, 매기로부터 온 전화를 받으며 시작된다. 어쩌면 이대로 영영 딸과 멀어지리라는 예감까지 품었기에, 프랭크는 예상 밖의 전화를 무척이나 반가우면서도 초조한 마음으로 받는다. 매기는 자신의 결혼 소식을 알리고, 그동안의 공백만큼 많은 질문을 던지는 프랭크에게 자신이 약혼자와 함께 살고 있는 아파트에 방문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찾아간 그곳에 펼쳐진 매기의 삶은 프랭크 자신이 어렴풋이 상상해 온 딸의 미래와는 너무나 달랐다.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진 세련된 집에서 화려한 모습을 하고 있던 딸은 자신의 결혼 상대가 첨단기업 재벌의 아들, 에이든임을 밝힌다.
그러나 사랑에 푹 빠져있는 듯한 매기와 달리 에이든의 모습은 어딘가 석연치 않았다. 매사에 관심 없다는 태도, 집 안에 숨겨놓은 수상한 물건에서 프랭크는 일말의 불안을 느끼지만, 딸의 선택과 판단을 존중하고 싶기에 애써 고개를 드는 의문들을 무시하기로 한다. 그런데 별장에서 열리는 딸의 결혼 파티에 참석하러 가는 길, 프랭크는 에이든이 자신의 조카를 죽였다고 주장하는 브로디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면서 마음 한편에 꾹꾹 눌러놓았던 불안을 다시금 매만지게 된다.
고전적인 공포를 독창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장르소설의 또 다른 가능성을 열었던 《히든 픽처스》에서 나아가, 《블라인드 웨딩》에서 작가는 전작의 신선함과 서늘함을 유지하면서 가족의 드라마라는 소재를 스릴러의 영역으로 끌어왔다. 그리해서 딸을 구하려는 아버지, 사랑에 빠진 딸, 딸의 수상한 약혼자가 펼치는 이야기의 궤적이 상상력의 바깥으로 치솟는 경험을 한층 더 단단해진 플롯 속에서 눈 뗄 수 없는 긴박감과 함께 선보인다. 어쩌면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야기가 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건 영화 〈테이큰〉이 아니고”(323p) 이 책은 그 이야기로부터 멀리 달아나 있다.
딸을 구하려는 아빠, 사랑에 눈먼 딸, 수상한 예비 사위…
비밀을 양식으로 사랑을 이어가는 자들이 내리는
‘사랑’의 새로운 정의: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안대
믿어왔던 모든 것이 무너질 때 마주하는 참담한 진실
다시 안대를 쓸 것인가, 벗어 던질 것인가
믿음이 있기에 사랑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랑하기에 믿으려고 노력하는 순간 역시 분명히 있다. 그때 사랑은 이해에서 가장 먼 감정이자 동시에 아늑하고 지독한 안대가 된다. 약혼자를 바라보는 딸의 눈빛에서 이러한 사랑의 징후를 읽은 프랭크는 딸에게 자신의 불안감을 전하지만 딸 매기는 아버지의 말에 전혀 귀 기울이지 않는다. 한편 에이든과 그의 식구들 역시 에이든은 살인을 한 적이 없으며 브로디라는 남자의 주장은 돈을 뜯기 위한 거짓말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딸이 약혼자의 유일한 알리바이인 미심쩍은 상황 속, 프랭크는 에이든의 대학 친구이자 일말의 진실을 쥐고 있는 듯한 그웬돌린이라는 여성을 추궁한다. 그러자 그웬돌린은 에이든의 어머니인 캐서린을 만나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라는 수수께기 같은 말을 건네더니 다음 날 모든 진실을 말해주리라고 약속한다. 그러나 약속 당일, 그웬돌린은 비밀을 삼킨 채 사라지고 만다.
“조심해요, 프랭크.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어요.”
“이미 그런 상황입니다. 내일 3시, 매기는 이 남자와 결혼해요.”(250p~251p)
매기의 안전을 위해 더는 상황을 지체할 수 없던 프랭크는 에이든이 죽였다고 의심되는 여자, 돈 태거트의 집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듣기로 한다. 그리고 어렵게 만난 돈의 엄마, 린다 태거트에게서 그가 지금까지 쌓아올린 추측과 정황을 뒤엎는 예상 밖의 이야기를 듣고는 혼란에 빠진다.
은밀한 스릴러와 기이한 드라마 그 사이를 1인칭 시점으로 경주마처럼 돌파해 나가던 이 소설은 일순간 완전한 전복을 맞닥뜨리고, 비로소 독자들은 자신들의 눈가에도 씌워진 차안대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해서 끊임없이 뻗어나가던 사건의 진실이 바깥의 바깥, 결국 프랭크의 가장 내밀한 지점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이 책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서스펜스의 영역을 점유해 낸다. 예상하지 못한 기로에 서게 된 프랭크와 위험으로 성큼 발을 내딛는 매기 그리고 비밀을 쥔 채 갈등하는 에이든이 도달할 이야기의 끝은 어디일까? 눈먼 사랑의 끝에서 밝혀지는 충격적인 진실이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