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비 연구의 역사를 밝히고, 최다의 표본을 담은 최고의 나비도감
나비에 일생 몰두한 한국나비학회의 주역 6인이 이룬 대역작!!
나풀나풀 이 꽃 저 꽃을 찾아 날아다니는 나비의 아름다움에 취해 최고 60년, 대부분 40년 넘게 나비를 수집하여 우리 나비의 토대를 쌓은 나비 전문가 6인이 『한반도의 나비』를 출간했다.
최근 우리 나비는 서식지의 감소, 기후변화, 인간 간섭 등 돌이키기 어려운 생태계의 시련을 겪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상제나비는 이제 남한에서 볼 수 없게 되었고, 큰수리팔랑나비는 멸종 단계에 들어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에서 관찰종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뾰족부전나비와 남색물결부전나비 등은 동남아에서 한반도로 영역을 넓히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우리 나비는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나비는 벌, 파리와 더불어 식물의 꽃가루받이 역할을 하고 다른 곤충과 새의 주요 먹이가 된다. 이처럼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구성원이자 문화의 상징이 되어온 나비가 이제 귀해지자 복원을 서두르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현실에 맞서 나비연구의 새로운 초석을 마련하고자 평생 나비를 탐구해온 저자들의 열정을 온전히 담아냈다.
279종 3,759컷의 나비 표본사진과 최고 1종 54컷의 표본사진을 수록
최근 나비보다 나방 연구가 더 활발해지고 있다. 나비가 다른 곤충보다 분류나 생태 연구가 더 일찍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들은 그동안 소홀히 해온 전 나비의 한살이와 생태, 분포, 환경 변화뿐 아니라 진화와 다양한 개체변이에 대해 관심을 두고 탐구해왔다.
이 책에서 눈여겨 볼 점은 다른 도감들과 달리 표본 사진을 1종당 많게는 54컷(은점표범나비), 평균 13컷까지 수록한 점이다. 우리의 나비가 다양하다는 점과 환경과 서식지에 따라 개체변이가 심하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반영한 것이다. 이런 노력은 오랜 기간이 필요할 뿐 아니라 일일이 확인하는 수고로움이 필요하다. 즉 나비를 제대로 식별하려면 가능한 한 많은 표본을 비교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이런 값진 노력을 담아내 우리 나비의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북한에만 존재해온 나비표본을 확보하고 해외에 소장된 표본까지 수록
1882년 영국인 버틀러(A. G. Butler)가 우리나라에 와서 15종의 나비를 처음 발표한 이래 우리 나비의 종수는 조금씩 늘어났다. 드디어 석주명 박사가 한반도의 나비를 정리한 종류는 250종이었다. 그동안 나비의 종수는 280종까지 늘어났지만 여전히 실체가 불분명한 울릉범부전나비 등을 포함시켰던 다른 저서와 달리 최신의 분류로 나비의 종수를 279종으로 정리했다.
이 책에는 전체 3,759컷의 나비 표본사진 중에서 약 20%에 달하는 북한 표본사진 782컷을 수록하였다. 특히 북한의 천연기념물인 황모시나비를 비롯하여 왕붉은점모시나비 등 80여 종으로 모두 300여 개체에 이른다.
또한 이 책에는 영국의 런던 자연사박물관에 소장된 리치(J. H. Leech)의 채집품과 일본 규슈대학교에서 석주명과 함께 채집여행을 다녔던 스기타니(I. Sugitani)의 북한 표본을 확보하여 수록하였다. 또한 김성수 저자는 독일의 본에 있는 알렉산더 쾨니히 박물관 및 동물학연구소, 일본의 국립과학박물관 동물연구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러시아과학원 동물학연구소, 핀란드 헬싱키의 핀란드자연사박물관, 스웨덴 스톡홀름의 스웨덴자연사박물관을 방문하여 브리크(F. Bryk) 등이 수집한 표본들도 직접 살펴보고 이 책에 반영하였다.
닮은 나비를 알기 쉽게 비교하고 동정하는 법 수록
나비 중에는 진화가 덜 이루어져 아주 비슷한 종류가 적지 않다. 특히 부전나비들은 크기가 작고, 앉아있을 때 날개를 거의 펴지 않아 날개 윗면을 보기 어려워 종을 식별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나비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이 책에서는 이런 어려움을 덜기 위해 닮은 나비를 비교하여 구별하기 쉽게 꾸몄다. 나비의 각 부위별로 비교 표시를 하고 모양과 색 등의 차이에 대한 해설을 달았으며 필요한 경우 생식기 해부사진을 첨부하여 이해를 도왔다.
외국인을 위한 한반도 나비의 영어 해설문 수록
우리나라는 동아시아에서 일본, 중국과 지리적으로 비슷한 위치에 있으므로 동식물의 분포에서도 공통 서식종이 많다. 특히 일본에서는 한국의 나비 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최근 한류의 붐을 따라 한국의 자연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 이를 대비해 이 책에서는 우리 나비의 중요한 특징과 생태 특성에 대한 영어해설을 달았다.
나비의 한반도 분포 지도와 먹이식물까지 상세하게 정리
곤충의 분포지도를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그동안 알려진 표본 채집지와 문헌조사를 통해 한반도의 분포 지도를 제작해 삽입하였다. 지도를 통해 한눈에 서식지의 범위를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각 나비의 변이에 대한 해설과 먹이식물과, 다른 생물과의 공생 등을 현실감 있게 정리하였으며 구별하기 어려운 종들의 차이를 이해하기 쉽도록 하였다.
우리 나비 이름의 유래와 우리 나비의 첫 기록을 모두 찾아 수록
이 책에서는 우리 나비 이름에 대한 유래를 모두 찾아 설명하였다. 물론 석주명이 처음 붙인 이름의 유래뿐 아니라 그동안 바뀐 이름도 재정리를 하였다.
특히 우리 나비의 역사성에 주목을 하고 첫 기록을 모두 찾아 담았다. 우리나라 나비 가운데 최초로 서양인에게 알려진 나비는 버틀러가 1882년의 발표한 남방노랑나비이다. 또한 남방남색부전나비는 리치가 1887년 북한의 원산에서 수집하여 영국 자연사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지만 실제는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에서 채집된 것으로 이 책을 통해 밝히고 있다.
나비 탐구에 몰두해온 한국나비학회의 주역 6인의 근황
한국나비학회는 1980년 나비 연구의 기틀을 다지고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결성되었다. 또한 여기에 모인 나비 동호인들이 연구지를 출판하기 시작하였다. 회원 중에는 지금은 고인이 된 윤인호, 이승모 선생, 신유항 교수 등이 있고, 역대 회장으로 주흥재, 김용식, 오성환, 김현채 등이 있으며, 현재 회장은 이 책의 집필을 주도한 저자인 김성수이다.
주흥재 박사는 전직 경희의료원 원장으로, 1939년 태어나 15세부터 나비를 쫓아다녔으며, 왕성하게 국내외에서 수집한 표본 16,000여 점을 2019년 국립수목원에 기증하였다. 김성수 회장은 생물 교사로 지냈으며 현재는 나비와 나방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저서로 『한국나비생태도감』이 있으며, 나비와 나방 관련 논문 100여 편을 발표하였다. 김현채는 나비 연구뿐 아니라 딱정벌레와 하늘소에 관심을 가졌으며, 현재는 만주지방의 나비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손정달은 국립수목원의 현장 전문가로 네발나비과의 한살이 과정을 직접 관찰하며, 생태연구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이영준은 특히 점박이푸른부전나비에 관심이 많으며, 멸종위기의 종들을 추적하고 있다. 주재성은 생명과학 교사로 퇴직을 앞두고 있으며, 팔랑나비과 대상의 많은 논문을 펴냈다.